[마이리뷰] 앵무새 죽이기
신선미 2016/06/03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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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무새 죽이기
- 하퍼 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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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0) - 2015-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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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퍼 리의 ‘앵무새 죽이기’, 성경만큼 많이 읽혔다는 베스트셀러이기에 예전부터 읽어 봐야지 읽어봐야지 하다가... 최근 찾아온 불면증으로 인해 완독을 하게 되었다.
소설은 스카웃(진 루이즈 핀치)의 시점에서 시작된다. 성장한 스카웃이 어린 시절 몇 년간 벌어졌던 일을 회상하는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1부는 오빠 젬, 딜, 이웃에 사는 정체불명의 공포의 대상이자 궁금증의 대상인 부 래들리씨에 관한 이야기이다. 사실 1부는 간신히 ‘읽어내었다’라는 느낌이 컸다. 한 여자아이의 시점에서 주변이야기를 주저리주저리 이야기하는데 당최 무슨 이야기를 하려는 건지 싶어 다소 지루했다.(하지만 2부를 읽고 나면 비로소 1부의 등장이유와 의미가 이해된다).
2부는 스카웃의 아버지 ‘애티커스 핀치’가 ‘톰 로빈슨’의 변호를 맡으면서 일어나는 이야기이다. 자신이 저지르지 않았던 죄임에도 불구하고 흑인이라는 이유로 유죄선고를 받는 톰, 그리고 모두의 손가락질 속에서도 그를 변호하는 ‘애티커스 핀치’, 그의 노력에도 죽게 되는 톰의 모습을 통해 1930년대 대공황 당시의 사회모습이 여실히 드러난다. 실제로 흑인 민권운동의 온상인 미국 앨라배마 주를 공간적 배경으로 하고 있고, 같은 일자리를 두고 백인과 흑인이 서로 경쟁해야 하는 상황에서 인종차별의 골이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었던 대공황 시기를 시대적 배경으로 두고 있다는 점에서 이 소설은 그 시절 미국 남부가 가진 부조리를 신랄하게 비판하고 있는 소설이라고 할 수 있다.
고전이 고전인 데에는 이유가 있다. 오래 전 이야기라고 안심하기엔 지금 세상도 여전하다. 소설의 제목인 ‘앵무새 죽이기’에서 ‘앵무새’가 가리키는 것이 바로 ‘톰 로빈슨’과 같은 인종차별의 대상이다. 다른 사람들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데도 다른 사람들의 편견이나 아집 때문에 고통을 받고 목숨을 잃게 되는 사회적 편견의 희생양.
작가는 안일하게 문제적 현실에 젖어 있는 우리를 다그치기 위해 ‘애티커스 핀치’를 설정하여 이야기하고 있는지 모른다.
“난 네가 뒤뜰에 나가 깡통이나 쏘았으면 좋겠다. 하지만 새들도 쏘게 될 거야. 맞출 수만 있다면 어치새를 쏘아도 된다. 하지만 앵무새를 죽이는 건 죄가 된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앵무새들은 인간을 위해 노래를 불러줄 뿐이지. 사람들의 채소밭에서 무엇을 따먹지도 않고, 옥수수 창고에 둥지를 틀지도 않고, 우리를 위해 마음을 열어놓고 노래를 부르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하는 게 없지. 그래서 앵무새를 죽이는 건 죄가 되는 거야.”
p.1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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