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내가 있는 자리는 어디일까?
초록의 빛이 가장 예뻐지는 여름.
이 여름을 너무도 잘 담아낸 그림책.

얼마나 오래되었는지
여름의 뜨거운 햇볕을 다 덮어버리는 커다란 나무가
만들어준 그늘 아래 혼자서 자전거를 타는 아이.
텅빈 운동장을 바라보며
아이가 찾은 가장자리는 가장‘심심한’자리입니다.
혼자서 가장‘예쁜’자리도, 가장‘시원한’자리도 찾지만
어딘가 모르게 외로워보이는 아이의 뒷모습.
집에 돌아와서 텅빈 마음을 채우는 아이에게는
가장‘맛있는’자리, 가장‘그리운’자리, 가장‘오래된’자리도 있지만
또다시 텅빈 운동장은 여전히 가장‘심심한’자리였어요.

하지만 오늘도 똑같은 가장자리는 아니에요.
나무그늘 가까이 다가와준 반가움.
가장‘두근거리는’자리를 만난 아이는
이제 어떤 가장자리를 만들어 갈까요?

어렸을 적 하루의 대부분을 보냈던 학교의 운동장,
바다와 보리밭이 높낮이가 없는 가파도가 생각나게 하는 바닷가.
제주의 낮은 돌담길이 생각나는 마을 올레길,
파도가 밀려와 두발을 간질이는 모래사장까지.
오감으로 느껴보는 여름 그림책.

“마음의 가장자리는 어디일까?”
우리도 추억속의 가장자리를 꺼내보고
오늘의 가장자리를 생각해 볼 수 있는 따뜻한 그림책이에요.
마지막 책장을 덮고나서
표지를 활짝 펼쳐 두면
나무그늘에 혼자 자전거를 타는 아이 뒤에
함께 자전거를 타는 또 다른 아이가 함께 있네요.

아이와 함께 독후활동을 하며
짧은 한단어로 표현한 아이의 가장자리는
잠들도록 길고긴 이야기가 숨어있는 가장자리였어요.
외로움도, 공허함도, 불안함도, 쓸쓸함도,
반가움도, 기쁨도, 즐거움도, 행복함도
정말 많은 감정을 느끼게 해주는 여름 그림책 가장자리.
아이들과 함께 읽고 서로의 마음을 들여다 보면 좋을 것 같아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아이들과 함께 읽어보고 작성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