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는 않지만 분명히 있는 것. 그 가운데 하나를 말 해 보라면 나는 '마음'을 들겠다.
마음으로 생각하고 마음으로 죄를 짓기도보 하고 마음으로 울기도 하지 않는가
가슴을 부풀게 하기도 하고 아프게 하기도 한 아슴한 영상이 도저히 잊으려야 잊을 수 없게 간직되어 있지 않은가 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고향을 찾아간다는 것은 처음의 마음을 찾아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마음 밭의 풍경 (15P)

늘상 대하고 있는 것에서도 새로움은 찾을 수 있다. 문제는 묵힌 채로 사는 우리들의 눈이다. 밖의 변화를 못 알아보는 눈은 없다.
변하지 않음에서도 변화를 알아채는 눈이 드문 것이다. 인류의 발달은 후자의 사람들에 의해 이루어진다. 변하지 않음에서도 변화를 알아채는 눈이 드문 것이다.
나는 답답함이 느껴질 때면 나한테 이렇게 말하곤 한다. " 다시 한번 눈을 떠 보게."
답답하게만 느껴지는 건 현실속에 살아가는 나의 소리가 답답할 때가 있다. 변화되어 가고 있는 것에 초점을 맞추다 보면 새로운 것을 발견되기도 하다.
가끔 손가락을 펴고 바람이 통하는 길을 만들어 보기도 한다. 살아 있다고 느낄 수 없지만 물길을 만들 듯 바람의 길도 만들어 보는 재미를 느낀다.
"다시 한번 눈을 떠 보게." 라는 말을 걸어 보는 새로운 눈으로 마음의 창을 열어 보는 것이 새로운 마음의 방, 쉴 수 있는 방을 만드는 것이 아닌가
인간에게는 '나'가 셋 있지요. 내가 아는 '나', 남이 아는 '나'가 있으며, 나도 남도 모르는 '나' 또한 있는 거예요."
나도 남도 모르는 나는 바로 '마음'일 것이라고 결론을 내었다. 알다가도 모를 이 마음에 의해 인간은 행복 농사를 짓기도 하고 불행 농사를 짓기도 하지 않는가.
어른이 되고 나서 동심을 생각해 본 적이 , 혼자 울어 본 적이 몇번이나 있었습니까.
느낌표와 감탄사가 무성하게 자라고 있어야 할 우리의 마음 밭은 아예 모래밭이 되어 있지 않은지요?
저는 평소 동심이 우리를 구원해 줄 것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모래밭 능선 위의 한 그루 푸른나무 , 41p


우두커니 서 있는 저 바위섬을 닮고 싶다고 생각하는 것이 때로는 많이 힘들때도 있다. 생각의 늪에 빠져본 적이 있는가
생각을 하다가 눈 한번 감으면 생각을 벗어날 수 있지만 때론 산책을 하다가 멍한체 생각의 잠을 잘때가 있다.
아린 상처나 덧나지 않게 소금물로 씻으며 살 수 있는 것은 평소 동심을 짓고 사는 것이다.
동심을 짓고 마음의 눈을 새롭게 뜨는 것은 마음을 빼앗겼다고, 잃어버렸다고 하지 않을 것이다.
정채봉 20주기를 맞아 발간하는 책이다.
정채봉의 전집 중 주옥같은 글들을 모아 엮은 산문집이다.
동화작가로서 한국 문단에 한 획을 그은 작가, 정채봉
에세이스트로서도 손색없었던 정채봉 작가의 맑고 따뜻한 시선이 담긴 글을 모아서 편 책이다.
한장씩 넘겨질 때 마다 담아지는 표현력에서 우리의 감성을 자극해서 풍요로워지는 아름다운 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