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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is..
  • 샹들리에
  • 김려령
  • 12,420원 (10%690)
  • 2016-06-07
  • : 1,010
샹들리에의 고드름이라는 글은 출간 전 사전이벤트를 통해 미리 읽을 수 있었어서 그 글만 단편으로 따로 독후감을 쓴적이 있지만 샹들리에에는 다른 주옥같은 글들이 많다. 우선 '그녀'라는 제목의 글이 있다. 주인공이 묘사하는 이는 미진이라는 동네 돼지할머니의 손녀인데, 싸가지가 자유로운 영혼' 으로 표현되는, 주인공과 다른 사람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소녀이다.
하지만 바로뒤에 이어지는 단편 '미진이'는 이 소녀를 설명해주듯 미진이의 성격이 그렇게 될수밖에 없었음을 보여준다. 부모님이 사랑하는게 아니라 키울수밖에 없어서 키운 자식이란 소리를 듣고 삐뚤어져버린.. 오히려 그래서 마을 사람들의 과대한 관심과 잔소리에 또 삐뚤어져버린..
이외에도 몇 단편들이 더 있고 친구의 집에서 디지털적이었던 생활을 버리고 아날로그적으로 살아도괜찮다 생각하는 '파란아이'라는 글도 기억에 남지만 가장 기억에 남은 것은 '이어폰'이라는 글이었다. 예전 현실의 나와 다른 학생들을 반영하듯, 문을닫고 게임과 음악에 집중해 부모님 생각을 하지않은.
엄마 생각은 하지않고 이어폰을 사준다고 했을때 냅다 비싼 이어폰을 골라버린 주인공. 하지만 그조차 아버지가 홧김에 끊어버려 아버지가 새로 사주셨어야했다.
그런 주인공이 엄마가 집에서 돌아가신 이후로 죄책감을 갖고 사는 이야기.
엄마가 의자에서 떨어져 죽어가는 중에도 귀를막고 게임을 하며 춤을 췄던 주인공이기에..
이런저런 주인공들의 뭉클한 이야기가 나열된다. 역시 김려령의 소설이다. 덕분에 이글을 읽고 더 잘해야지 다짐하며 설거지를 마친 하루였다.본문 중 기억에 남았던 글들사랑을 받고 자라야 저도 줄 줄 안다.
의식하지 않고 사랑받았듯, 의식하지 않고 사랑을 주게 된다. 그래서 진짜 사랑을 주는 사람은 늘 부족하게 해 줬다고 하고, 진짜 사랑을 줄 줄 모르는 사람은 그동안 해 준 것을 일일이 계산하고 따진다.
- 김려령, 샹들리에 단편 <이어폰>
할머니의 이야기를 통해 왠지 항상 달려다니셔서 지금은 평발이 되버리신 우리 엄마가 생각났다.
고등학생 1학년때까지였나..는 은행에서 일하시느라,
지금은 전도사로 뛰어다니시느라..
성과제로 바뀌어가는 은행을 보면서 엄마가 은행을 그만두신게 다행이다 싶다가도 문득문득 그렇지 않았다면 더 넓은곳에 살았을까.. 싶었다.
그렇지만 전도사는 사실 은행원보다 더 바쁘다.
엄마는 부랴부랴 저녁 시간에 들어오셔서 밥을 차리신다음 다시 교회로 향하신다. 그리고 힘드실 때면 넋두리를 늘어놓으신다. 이렇게까지 여기저기 불려서 일까지 하면서
집에와서 밥까지 챙기는 엄마는 드물다고..
책속의 할머니는 우리 엄마를 쏙 닮으셨다.
다른점은.. 엄마가 책속 할머니처럼 나이가 드셨을 때도 바쁘게 사시지 않도록 해드려야지.
우리집은 뭔가 많이 시키는 편이 아닌데도 가끔 내가 뭔가에 집중해있을 때 부모님이 심부름을 시키시는게 내키지 않을 때가 있었다. 마치 이 글 속 주인공처럼..
간혹가다 이 스토리처럼 가족들이 싸운날엔 (심지어 엄마 생신에도) 어떤 이유로 싸웠는지 기억도 안나도
케익을 사다드렸지만 이 케익을 먹을 필요도 없는 것 같다고.. 사온 케익을 겨우 꾸역꾸역 드셨었지.
작가님이 이 글을 쓰신 데는... 우리집만 그런건 아니었구나.
남들 사는 일도 겉으로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닐테지.
엄마가 살아계실 때 더 많이 핸드폰으로 사진도 찍고 잘해드려야지. 어떤 사람이 그랬다. 부모님 살아계실 때 통화 목소리도 녹음해 두라고..
그렇지만 왠지, 사진보다도 나중에 녹음해둔 목소리를 들으면 더 슬퍼질 것 같다. 견디기 힘들 것 같다.

그냥 그래서, 마지막 장을 읽는 내내 눈물을 멈출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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