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반에는 이 책을 읽는 것이 지루하게 느껴졌다. 그저 자신이 꿈꾸던 꿈은 이루지 못하고 생계를 위해 아버지의 바람을 따라
변호사가 된 벤이 자신의 생활에 환멸을 느끼는 것이 초반부의 전부.. 물론 그것은 여느 스릴러 소설처럼 벤이 사고로 게리를 죽인것에서
전환이 되버린다. 나름대로 변호사 생활을 즐기면서도 틈이 나면 사진기를 구해서 취미삼아 사진을 찍던 벤과는 달리
오로지 사진 하나에만 몰두하고 사진으로 먹고 살겠다고 다짐했던 게리. 하지만 그러면서도 사람들 앞에서는 허풍과 떳떳한 척을 하던 그였기에
주인공 벤만큼이나 그를 미워하지 않을 수 없었다. 벤은 어쩌면 게리의 허풍은 자기방어기제가 아니었을까 하면서 잠깐의 동정을 느끼지만,
글쎄... 본인이 잘되지 않는 상황에서 다른 사람들에게 자부심을 넘어 지나친 자만심, 허풍을 보이는건 별로 좋은 성격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벤의 말대로 세상은 무명인을 함부로 뒷받침해주지 않지만, 일단 길이 열리면 한없이 성공하는게 사람.
어찌됐든 결국 벤은 완전범죄를 계획하고 게리로 살게 된다. 그리고 변호사가 아닌 사진가로 성공하게 된다.
그는 자기자신의 위장된 '죽음'으로 인해 결국은 자신이 하고 싶던 일을 하게 되었지만, 사실 그가 다시 꿈꾼 것은 차라리 안정된 삶.
비록 자주 다투었지만, 아내와 함께하고 싶어했고 아이들과 있고 싶어했고, 매일 매일 생각없이 거닐던 월스트리트를 그리워했다.
누구나 다른 삶을 꿈꾸지만, 사실은 자신이 즐기지 않았던 일조차도 자신이 다시 바라게 될 일반적인 행복이었다는 것을 스릴러로 잘 꾸며낸 작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