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스터
두근두근 제이 2025/04/07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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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스터
- 이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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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감염자는 없었다
모두 100일 안에 사망했으니까
다만 테스터는 있었다
p81 생각해 보면 인간의 환희와 기쁨, 절망과 분노는 쌍둥이처럼 닮아 있었다 온몸의 피가 머리로 몰리고 심장이 빨리 뛰며 정확히 무어라 형용할 수 없는 어지러운 감정에 휘말리니까
p92 RB 바이러스는 숙주에 침투하기 무섭게 새로운 옷으로 갈아입었다 적에게 침투한 스파이처럼 기존우 모습을 버리고 새롭게 탈바꿈했다 거듭된 실험에서 이미 답은 나와버렸다 비록 치료제를 만든다 해도, 모든 쥐에게 효과가 있는 것은 아니었다
p118 인간에게 가장 큰 경쟁력은 바로 시간이었다 사람들은 노화를 막기 위해 흐르는 세월마저 멈춰 세웠다 그렇게 손에 넣은 시간을 각종 유희를 위해 썼다 윤택한 삶의 척도이자 성공의 기준은 누가 얼마나 많은 시간을 여유롭게 사용하는가에 달려 있었다 물론 하루를 분 단위로 쪼개 사는 누군가는 차 안에서조차 책을 읽지만
p121 누군가는 투쟁으로 삶의 거친 파도를 뛰어넘고, 또 다른 누군가는 오히려 그 파도를 즐겼다 하루 24시간 1년 365일 물리적 흐름우 공평해도, 그 시간의 빛깔은 모두 달랐다 번데기가 되지 않는 한 날개를 가질 수 있누 애벌레는 세상에 없었다 종의 차이만 있을 뿐 지구미 모든 생물은 성장을 위해 힘든 과정을 생략할 수도, 지루한 시간을 건너뛸 수도 없었다 그런데 오직 인간만이 그 흐름에서 벗어나려 했다 신이 정해놓은 자연의 규칙에 당당히 도전장을 내밀었다 마오는 문득 자신이 그 건방진 도전장의 결과물이란 생각이 들었다
p134 숫자와 공식, 정확한 프로그램으로 움직이는 건 기계들뿐이었다 0.001의 오차만으로 작동이 멈췄다 오류가 발생하고 엉뚱한 결과를 도출해 냈다 하지만 인간의 세계는 늘 '정확히' 보다 '적당히'가 지배했다 너무 칼같이 맺고 끊는 태도는 문제가 됐다 한치의 실수도 없으면 오히려 이상하다는 눈초리를 받았다 적당한 때를 골라 적당히 행동해야 하며 적당한 결과를 보여주는 것이야말로 인간에게 최적화된 모습이었다
p176 천재가 탄생시킨 바이러스를 또 다른 천재가 막으려 했다 결국 인간이란 제 꼬리를 먹어 들어가는 뱀과 같았다 이 끊임없는 어리석음의 반복을 누군가는 진보라고 하고, 누군가는 파멸이라 불렀다 마오는 때때로 궁금했다 자신의 진보가 낳은 실패작인지, 파멸이 창조한 성공작인지
p213 물론 모르지 않았다 세상이 어떤 곳인지, 얼마나 삭막하고 힘든지 잘 알고 있었다 왜 인간이 같은 인간을 상대하는 것만큼 괴로운 일도 었다고들 하는지도 잘 알았다 인간은 지극히 논리적이고 과학적인 논리로 세상을 구축했으면서도, 말도 안 되고 억지스러운 상식 밖의 행동을 서슴없이 하는 존재였다
인간의 욕망으로 봉인 해제된 바이러스에 감염된 강회장의 유일한 혈육, 단 한 명을 구하기 위한 치료제 개발을 위한 비밀 프로젝트
그로 인해 희생된 아이들
달, 화성, 휴머노이드 과학이 발전한 미래 사회 속에서도 24시간 바이러스로부터 차단된 마오의 삶이 너무나 아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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