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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yi님의 서재
  • 아버지에게 갔었어
  • 신경숙
  • 12,600원 (10%700)
  • 2021-03-05
  • : 3,364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문학적 논란이 있었던 작가이지만, 내 20대 문학의 감수성을 건드려주던 작가이기에, 또한 제목에 이끌려 읽게 되었다.

역시, 그녀의 글은 쉬운 단어속에 감정을 맘껏 드러낸다. 정신없이 푹 빠져서 읽었고 많이 울었다

 

아버지에게 갔었어...

어떻게 갔을까 궁금했다. 그냥 거기 J시로 가는 거였구나

가는 과정이 아니라, 가서 겪는 아버지의 과거와 현재의 이야기였다.

 

나는 실존하는 아버지를 만날 수 없다.

내나이 16살에 돌아가신 아버지는 내 기억속에 추억으로  남아있다.

40여년이 흘러 아버지를 이해할 나이가 되고, 나와 많이 닮았다는 아버지의 어린시절, 청년시절의 이야기를 듣고 싶은데,,기억은 희미하고 지금의 나와 비슷한 얼굴의 사진으로만 남아있다.

 

 이 소설의 헌이 아버지의 말

 

'나는 아무것도 바라는 것이 업다.하늘 아래 니가 건강하면 그뿐이다'.

'내게는 황송한 내자식들'

 

이 말이 나의 아버지가 나에게 하는 말처럼 들렸고, 내가 내 아이들에게 하는 말이기도 했다

그렇게 나도 부모가 되어가나 보다

 

 

사는 일이 꼭 앞으로 나아가야만 되는 것은 아니다. 돌아보고 뒤가 더 좋았으믄 거기로 돌아가도 되는 일이제(p90)

내가 알고 있는 것의 대부분은 고모의 말이나 엄마의 말 속에 깃든 아버지일  뿐(p195)

너 하고 싶은 대로 하며 살아라, 눈치 보지 말고(p261)

세상의 기준은 이처럼 한곳에 머물러 있지 않소, 필요에 따라 변화하지 당연한 것 아니겠나. 그러니 신념이라는 게 얼마나 부질없는 것인가(p312)

살아냈어야,라고 아버지가 말했다. 용케도 너희들 덕분에 살아냈어야,라고(P416)

 

엄마가 입원으로 J시 오래된 집을 떠날때 아버지가 대문 앞에서 울었다는 말을 듣고 나(헌)는 오년만에 아버지에게 간다

태어나고 자란 J시에서 나는 사남 이녀중  넝뫼 양반네 책벌레 큰딸이다.

지금은 어린딸을 사고로 잃은, 마음의 상처를 안고 있다

 

뇌경색으로 인한 수면장애를 앓고 있어서 밤에 깨어서 돌아다니며, 기억을 못하는 아버지

키우던 회색 앵무새 참이가 묻힌 곳을 쳐다보며 울고 있는 아버지

팔년전 가만히 세상을 떠난 고모를 찾는 아버지

열네살에 전염병으로 형들과 부모까지 잃고  열다섯에 생긴 송아지의 코뚜레도 걸고,  남의 밭과 논에 쟁기질을 해주며 품삯을 받았던 아버지

집안의 장손으로 전쟁때 입대를 피하기 위해 오른쪽 검지손가락이 잘린 아버지

말귀를 못 알아들었던 웅이, 동네 골칫거리 낙천아저씨를 우사에 기거하며 돌봐주었던 아버지

큰오빠가 리비아 근무중에 보낸 편지를 나무궤짝 안에 보관하고 있던 아버지

서울로 돈 벌러 갔을때 알게된 백반집 딸 김순옥과의 인연을 간직하고 있던 아버지

전쟁중의 사건으로 평생 마음의 짐을 갖고 박무릉을 돌보게 되는 아버지

 

아버지에게 다가갔고 아버지로서의 삶을 통해 한 남자의 인생살이를 이해하며 담담하게 써내려간 신경숙스러운 소설이었다

 

#아버지에게갔었어 #신경숙 #신경숙장편소설 #창비

 

 

 

엄마가 병원에 입원하기 위해 여동생을 따라나서자 J시의 오래된 집에는 아버지 홀로 남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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