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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yi님의 서재
  • 철도원 삼대
  • 황석영
  • 18,000원 (10%1,000)
  • 2020-06-01
  • : 24,708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크레인 고공농성을 하고 있는 노동자 이진오의 용변해결 장소를 설명하는 것으로 이 이야기는 시작된다.

여기서부터 어떻게 제목에 맞는 철도원 삼대를 꾸려나갈까 궁금하게 만드는 소설이다.

액자형식으로 또는 이진오의 꿈을 통하여 과거 이백만, 이일철,이지산의 이야기가 나온며 현재 그들의 자손 노동자 이진오의 삶이 그려진다

경부선과 경인선이 만나는 지점이고 물자와 사람의 왕래가 빈번한 경성의 길목, 홍수가 많아서 진등포라 불렸던 영등포가 주무대이다.

 

인물들의 이름에서부터 그들의 삶이 시대에 흐름속을 타고 어떻게 지내 왔는지 알수 있다.

증조할아버지 이백만은 십원도 큰돈이었던 시대에 이름을 그렇게 지으면 어디선가 재부가 들어오라는 기대감에서 지은 이름이다. 큰형은 이천만,동생은 이십만 이다

할아버지 이일철은 이백만이 아들을 낳자 기차를 생각하고 지은 이름이다. 한쇠(일철),둘째 두쇠(이철)

아버지 이지산은 강화 선원면 지산리출신의 이백만이 지어준 이름이다.

 

소년시절 금속공방의 조수일을 배워 철도국에 취직해서 본격적으로 선반일을 배우고 취미 삼아 집에서 작은 물건들을 만들고 손재주가 있던 이백만.

생활력이 강하고 기골이 장대 했던 그의 아내 주안댁

 

보통학교를 졸업하고 철도종사원양성소에 합격하여 철도국 기관사가 된 이일철

김포 중농집의 막내딸로 영등포 방직공장의 여공 생활을 했던, 신기가 있어 신통방통 금이할머니로 불린, 그의 아내 신금이.

 

보통학교를 나와 철공장에서 선반을 배우고 철도공작창에 인부로 들어가 조수노릇하면서 사회주의 활동을 하다가 감옥에서 옥사한 이일철의 동생 이이철

 

스물한살 나이에 전쟁에 참여하여 다리 한쪽을 잃고 전쟁포로로 샛말에 돌아온 이지산

제 팔자에 따라 이지산의 아내가된 윤복례

 

일본이 철도를 건설하면서 땅을 강제로 빼앗겨 고향을 떠나야 했던 사람들, 철도공사중에 일본인들의 가혹하게 조선인 노동자들을 부려먹은 이야기, 의병들이 역을 습격하거나 철도공사장을 공격했던 이야기

이 모든 것을 보고 경험했던 함바집 민씨의 말은 강한 울림을 준다

“그러니 어찌 철도가 조선 사람의 피와 눈물로 이루어지지 않았겠는가”

 

고공농성 백일째 진오는 응답없는 사측에 맞서 자기편의 이름들을 페트병에 적고 그 이름이 적힌 페트병과 대화를 나눈다.

그렇게라도 자기편으로부터 위로와 용기를 얻고 싶었나 보다.

 

이이철과 함께 사회주의 활동을 하던 방우창이 빙글빙그 웃는 얼굴로 한 말은 고단한 하루를 견디는 노동자의 삶을 대변하는 듯 했다

“어제가 오늘 같고 오늘이 내일 같을텐데, 오늘 하루 없던 셈 치면 되지”

 

 

작가는 “이 소설을 한국문학의 비워진 부분에 채워 넣으면서 한국 노동자들에게 헌정하려 한다"고 말했다.

오늘 하루도 굿굿하게 견디고 있는 노동자들에게 위로를 주는 책으로 자리매김했으면 한다

여기서 일상이란 아무 일도 일어지 않는 무한한 반복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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