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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공간
  • 파생상품으로 완성하는 고수의 투자법
  • 최창규
  • 19,800원 (10%1,100)
  • 2025-07-25
  • : 1,718

과거 우리나라에서는 주식투자를 두고 도박이라는 꼬리표를 붙여 금기시했다. 개도국의 선진화 도시화를 겪은 할아버지, 아버지 세대는 초호화 금리 인상과 성장세를 몸소 겪은 세대다. 이 시기는 모든 자산들이 급격하게 오르는 시기였고 은행에 돈만 넣어도 안전하게 자산을 증식할 수 있었다. 이렇다 보니 굳이 초과수익을 위해 투자를 하는 시선을 곱지 않게 바라봤다. 신성한(?) 노동으로 얻은 수익이 중요하게 여겨지는 시대였다. 이런 안정적인 호황기에 굳이 변동성이 강한 주식이라는 자산을 매매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주식에 대해서도 도박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데 하물며 파생은 어떻겠는가? 선물, 옵션 등의 파생 자산들은 주식보다 변동성이 더욱 극대화된다. 주식이 점 만원 고스톱이라면 선물은 강원랜드, 옵션은 라스베이거스 도박으로 비유할 수 있겠다.

그렇기에 증시에는 이런 격언이 있다. '주식으로 망하고, 선물로 도망가서, 옵션에서 파산한다.' 그만큼 파생상품인 선물과 옵션은 변동성이 극심하다. 변동성도 극심하고 레버리지를 고비율로 당길 수 있기에 매매를 잘 못했다간 아웃될 확률도 부지기수다. 그래서 주식을 하는 선배들은 조심스럽게 권한다. 주식만 잘 해도 괜찮다고, 롱(오르는 것)도 못하는데 굳이 롱숏(오르고 내리는 것)을 알 필요는 없다고. 이 말은 동의한다. 나 역시도 투자에 기본은 롱을 익히는 전략만 잘 해도 무리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의문은 들었다. '그럼 굳이 왜 파생이라는 상품은 있는 것일까? 개인투자자가 아닌 기관투자자나 외국인들의 전유물인 것일까?, 필요가 없다면 폐지되지 않고 지금까지 왜 존속하는 것일까?'

그런 의문에 작년부터 조금씩 파생에 대해서 공부하고 있었다. 파생상품을 공부하면서 느낀 것은 우리나라 기준 생각보다 파생에 대해서 공부할 수 있는 교재나 텍스트가 없다는 것이 아쉬웠다. 요즘 유튜브나 동영상 유료 강의 채널들이 많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파생을 전문적으로 다룬 채널은 없었다. 영상 쪽도 그런데 책은 어떻겠는가? 원론적이고 기본적인, 역사적인 내용만 다루는 책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런 환경에서 신간으로 출간된 파생 관련 도서라서 무척 관심이 갔다.

완독하면서 느낀 점은, 파생은 확실히 어렵다. 현물은 포지션 보유에 대해서 홀딩과 청산 두 가지 관점만 생각하면 된다. 파생은 다르다 선물과 옵션은 만기가 있기에 이 부분에 따라서 여러 가지를 생각해야만 한다. 시간이 정해진 게임이기에 현물보다 매매는 까다롭고 조심스럽게 진행해야 한다. 그래서 어렵긴 하다. 시간이 무제한인 현물 투자도 종목 선정에 어려움이 있지만, 파생은 매매할 대상과 더불어 시간을 고려하며 매매를 해야 한다. 그리고 방향도 중요하다. 어느 포지션을 잡느냐, 현물 주식은 상방인 롱을 추종하는 매매다. 반면 파생은 롱과 숏 두 가지 전략을 구사할 수 있다. 내가 주목한 것은 숏이었다. 현물을 매매하다 물리면 손절을 해야 하는데, 이때 반대 포지션을 잡아버리면 그 손실폭을 상쇄할 수 있고 역으로 수익으로 전환될 수도 있다.

책은 총 3가지 파트로 나눠져있다. 선물과 옵션, 그리고 파생펀드다. 각 장에는 각 자산 군에 대한 기본적인 이론과 이를 활용한 헤징전략 등이 자세하게 나와있다. 선물에서는 베이시스에 대한 개념과 기관 금융투자의 ETF 거래 구조, 주식선물을 활용한 전략 등등이 도움이 됐다. 사람들은 수급 창구만 보고 외국인의 선물 방향을 바탕으로 지수를 쉽게 생각하는데, 이런 부분에 있어서도 좀 더 디테일하게 체크할 요소들도 서술됐다. 옵션의 경우 가장 기본적으로 알려진 커버드콜 전략에 대해서 자세하게 고찰하고 있다. 마지막 장은 인덱스 지수와 포트폴리오에 대한 부분이 나와있다. 한 권의 책으로 복잡한 파생의 영역을 모두(?) 마스터할 순 없다. 하지만 파생에 대한 개념과 기본적인 전략에 대해서는 다루고 있는 책이다. 그렇기에 어느 정도 매매 경험이 쌓인 분들은 읽어본다면 분명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을 보고 나면 현물을 매매할 때 어떻게 생각을 해야 하는지, 포트에 헤지는 어떻게 구성해야 할지, 그리고 파생을 매매하지 않더라도 금융투자의 ETF 매매 구조와 헤지에 대해 알 수 있다.

마지막으로 파생에 대한 당부의 말씀. 파생이 위험한 이유는 레버리지율이 높고 거래하는 금액의 규모가 현물보다 크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욕망이 절제되지 않거나 비중 조절을 못하는 분들은 파생을 하는 것이 위험하다. 파생은 현물 매매를 헤지 하기 위해 탄생한 것이다. 이 취지를 잊지 않고 자산에 헤지를 목적으로 비중을 조절하여 매매한다면, 자산 포트 관리에 도움이 될 것이다. 큰돈을 굴리는 기관이나 외인들은 실제로 파생으로 리스크를 대비하기도 하니까. 모든 금융상품이 존재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파생도 마찬가지다. 남의 말을 듣고 무턱대고 위험하고 좋지 않다고 매도하진 말자.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몰라서 위험하다고 하는 분들이 많고, 개념이 복잡하기에 위험하다고 생각한 점 있겠고, 실제 매매의 난도도 어렵기도 하다. 하지만 알고 비중을 조절하고 경험을 하면서 익숙해진다면 하나의 좋은 무기가 될 수 있다. 단정하지 말고, 열려 있는 사고로 생각하자. 매매를 하지 않아도 좋지만 그래도 알아두면 도움이 되는 지식이다. 파생을 다룬 책을 만날 수 있어 의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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