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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imi2019님의 서재
  • 천사가 느껴질 때
  • 임수현
  • 15,120원 (10%↓840)
  • 2026-06-30
  • : 1,210

운동화 끈을 묶는 아이. 그리고 그 아이 앞에 선 또다른 그림자가 보입니다.

이 둘은 어떤 관계일까?

우선 따스한 색감이 기분이 좋아요.

마침 이 그림책을 읽을 때가 흐리고 비가 내리던 날들의 연속이었어서~

이렇게 적당히 노랗고 따스한 볕이 그리웠나 봅니다.

그런데 제목이 '천사가 느껴질 때'라니 쓱 넘겨보면서

'한 편의 시 같네' 라는 말이 나왔거든요. 알고보니 '천사가 느껴질 때'는 <미지의 아이>라는 동시집에 수록된 시더라구요. 문학동네 동시집 시리즈는 야금야금 한 권씩 모으고 있었는데

그 중에서 <미지의 아이>는 특히 좋아하는 동시집이라 여러 번 읽었다고 생각했는데 왜 이 시를 처음 보는 것 같죠?

하긴, 그것이 시집의 묘미이기도 하거든요.

분명 전에는 이 시가 눈에 들어왔는데

어느 날은 다른 시가 눈에 들어오는~

참 삶이 버겁다고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덥고 지치는 날에는 더더욱 양어깨도 발걸음도 무거워지곤하죠.

그런 날 이 책을 펼쳤어요.

천사라니. 천사라고?

'너무 호사스러운 거 아냐? '하고 심드렁한 마음으로 열었는데, 온화한 색채와 글이 다독여주던 그림책이었습니다. 파랑새처럼~ 천사도 내 눈길이 닿는 순간순간 속에 존재하더라구요.

온통 이상한 것 투성이인 아이가 울타리 아래 고양이 새끼들을 살피고

책을 이리저리 돌려보게 끔 만들고

그림 속 시선이 위에서 아래로, 위로, 옆으로 이리저리 옮겨가는 구성.

제가 이 그림책에서 가장 좋았던 장면은 이 장면입니다.

시간이 동그라미 속에서 지치지 않고 갈 때

돌멩이도 둥글둥글 둥글어진다는 게


우산도 바닥에 툭 던져두고 편의점에 들어갈 만큼 무심해보이던 아이가

창 밖에 비맞으며 뛰어나가는 아이를 발견한 장면. 아이는 우산을 건네고

날아간 모자를 되찾고 그리고 맨 마지막 면지엔 아이들 둘이 함께 있는 장면까지.


우산은 우산으로 돌아온다고 믿고 있어요.

누구도 젖지 않고 지치지 않게

천사가 우산을 발명했답니다.

작가의 말 중 우산은 우산으로 돌아온다 라는 말이 남습니다.

비 오는 날 나를 씌워주던 우산이 고양이들의 비를 피하는 안식처가 되었듯이요.

아무래도 홀로 지치지 않고 간다는 것은 불가능한 거 같아요.

그래서 비에도 지지 않고 쭉 갈 수 있게 우산을 내 줄 수 있는 천사들을

틈틈이 인생에서 만나는 것이겠지요.

그리고 우산이 우산으로 돌아오듯이

나 또한 누군가의 천사로 잠시나마 존재하는 찰나가 있다면

그 자체의 삶으로도 충분히 따스하고 소중한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상하죠?

요즘 정말 나 정말 나이 들었나봐.

왜이렇게 모든게 다 심드렁해.

왜이리 불평불만이 많아.

그거 해서 뭐해.

아 쉽지 않아 쉽지 않아

고되다 지친다 하며 딱딱해지던 맘이

또 이런 그림책 장면에 말랑 말랑해지고

시구절을 자꾸 읊조리게 되니깐요.

천사를 만나려거든

자꾸 두리번 거리세요.

자꾸 멈칫멈칫하세요.

자꾸 이상하게 생각해봐요.

아무래도 몸도 마음도 움직이기 쉽지 않다면

그러면 그림책을 펼치면 되요.

놓칠 뻔한 비오는 날의 감성을.

놓칠 뻔한 아름다운 시를 그림책 덕에 다시 만나 더 반가웠던 책이었습니다.



* 이 글은 제이포럼 서평단으로 참여하여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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