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집 둘째가 사랑하는 이재문 작가의 신간이 나왔습니다. 저 역시 '몬스터 차일드'이후 이재문 작가의 책들이 책꽂이에 지분을 차지하고 있눈데요. 최근에 '마이 가디언'은 특히 딸아이가 사랑하는 시리즈라 저는 읽어볼 틈도 없었답니다.
(딸들이 각자 좋아하는 책을 자기 책꽂이에 꽂아두는데 이시리즈는 아예 침대 옆에 쫘르륵 있어요. 한 권이라도 사라지면 어디 갔냐고 난리:)
이재문 작가의 신작, 서평단 공지가 떠서 망설이지 않고 신청했습니다.
<내 인생 치트키>라. 어떤 치트키를 말하는 걸까?
스스로를 '실수투성이'이라고 말하는 하루. 하루에게 발표 수업은 늘 긴장되고 피하고 싶은 존재이죠. 사전에 그렇게 철저히 준비했건만 이번 발표에서도 떨게 되고 수업을 마치고도 자신의 실수 장면은 머릿속에서 무한재생 중입니다.
주변에서 아무리 괜찮다, 잘했다. 다독여도 아무 위로가 되지 않는 하루. 언제나 자신은 한참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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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수를 되돌릴 수 있다면,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후회와 자책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던 밤. 무심코 내린 스크롤 화면에서 완벽한 하루를 보내고 싶은 사람을 위한 게임, 세이브 앤드 로드의 광고가 눈에 들어오고,
하루는 게임을 실행하게 됩니다.
세이브 앤드 로드는 일정 시간을 저장하고, 저장한 시간을 불러와 실수를 수정해 더 완벽한 하루를 만들면, 경험치를 얻게 되는 게임. 경험치가 쌓이면 쌓일 수록 벨이 올라 저장할 수 있는 순간도 늘어난다고?
반신반의하며 시작한 이 게임에서 하루는 수업 중 실수나, 친구 관계에서 실수한 장면까지 되돌릴 수 있게 되고
실수투성이 하루가 아닌 완벽한 하루로 거듭납니다.
실수를 해도 다시 되돌릴 기회가 있다는 믿음에 점점 더 대담해지기까지 하죠.
하지만 하루는 완벽하게 되돌린 순간들이 많아질수록 오히려 실수에 더 예민해 지는 나를 발견합니다. 예전 같으면 그냥 넘어갔을 말 한 마디, 행동 하나 조차 쉽게 되돌리게 되죠.
그러던 어느날, 하루는 이미 완벽한 하루로 되돌려 해냈다고 생각하는 일들이 기억과 달라져 있거나 예상과는 다르게 전개되는 상황으 반복적으로 만나게 되고~ 여러 개가 되어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하루가 놓친 게임의 룰이 있었던 걸까요? 버그를 만난 걸까요?
다른 누가 뭐라고 해도 나보다 네 맘을 잘 아는 사람은 없어.
p.98
이 이야기를 읽으면서 여러 질문이 떠올랐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말하는 '실수'는 도대체 어디까지가 '실수'까요?
이야기 속에 하루는 늘 남의 눈을 먼저 의식해요.
발표 순간이 긴장되는 이유도 다른 친구들의 반응, 시선이 신경쓰여서 준비한 내용을 마음껏 풀어내지 못하고
체육 수업에서 반대항 경기를 할 때도 내가 못하게 되면 친구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까?
심지어 자신에게 날선 반응을 보이는 친구의 한마디에도 멈칫 하며 자꾸 자신의 말과 행동을 되돌리려 하죠.
그런데 '실수' 하지 않고 살 수 있을까요? 어쩌면 내가 실수라고 생각했던 순간이 나도 하루처럼 주위의 평판이나 시선을 더 신경써 실수라 깎아내린 것은 아닐까?
최근 내가 한 말과 행동로 인한 선택 장면 중에 가장 되돌리고 싶은 한 순간은 언제, 무엇일까?
나도 하루 같이 작은 실수에 연연하며 전전긍긍하던 때가 있었던거 같은데 언제, 어떻게 대담해졌을까?
이 책은 작은 실수에도 마음이 작아지는 어린이, 보호자들과 함께 읽고 싶어요.
자기 검열을 넘어 자신을 몰아붙이는 순간이 많은 어린이, 보호자들이라면 특히 더!
이야기의 마지막 부분에 서로 다른 하루들이 와락 끌어안는 장면이 감동적이었습니다. 우리는 어쩌면 자신에게 가장 날카롭고 예민하게 굴 때가 많으니까요.
''헛된 실패는 없다.
과거의 나는 지금의 내게 힘껏 바통을 넘겨 줬을 뿐이다.'
이제 나는 바통을 쥐고 있습니다. 내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요?
이미 진 게임이라며 포기해야 할까요?
과거의 나를 탓해야 할까요?
여러 분은 정답을 알고 있습니다.
-작가의 말 중-
이미 치트키는 가지고 있는지도 몰라요. 실수는 되돌리는 게 아니라 피하는 것이 아니라 마주칠수록 나를 더 나답게 만들어주는 고마운 존재일지도요. 나는 이런걸 잘하는구나. 어렵게 생각하는구나. 나는 이럴 때 이런 선택을 할 수 있구나. 어째서 힘들었을까? 다양한 나를 만나 껴안아주기까지, 참 힘겹다 버겁다 느낄 때 이런 이야기와 함께 자신을 더 다독여줬으면 좋겠습니다. 이미 가지고 있는 치트키를 꼭꼭 숨겨두지마세요. 또다른 치트키는 바로 내 안에 있구나 하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