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다쳤을 때, 어떻게 회복할 수 있을까?
학교 현장에서는 다른 어느 때보다 사회 정서 교육이니 회복탄력성이니 하는 이야기들이 한창이다.
다양한 사회정서교육 수업자료가 있지만 우리가 문학작품에서 만나는 이야기들이 그 어떤 자료보다 친근하게, 진솔하게 우리의 다친 마음을 어루만지고 멈추어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하지 않을까?
<양배추를 응원해 주세요>는 어느날 양배추로 변한 아이가 다시 제 모습을 찾기 까지의 여정을 그렸다.
처음엔 양배추로 변한 현찬이를 대하는 부모의 태도가 생각보다 평온하다는 점이 이해되지 않았다. 마치 '아침에 일어난 아이가 열이 있네 '정도랄까?
일어나, 양현찬! 아침이야.
얘를 어쩌면 좋아! 밤새 불안불안하더라니.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 양배추가 뭐니?
그러게. 왜 하필 양배추였을까?
축구 선수를 꿈꾸는 유찬이는 중요한 대회를 앞두고 축구공도 아닌 양배추로 변해버린 자신이 안타깝기만 하다.
큭큭큭, 하하하, 호호호. 엄마 아빠는 눈물까지 흘리며 웃었어.
내 기분이 어떤지, 내가 축구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물어보지도 않고 듣지도 않았어.
어젯밤 엄마 아빠는 그렇게 놀리기만 했지.
그리고 오늘 아침, 나는 축구 선수도 축구공도 아닌 양배추가 되었어.
p.17
경기마다 자꾸 넘어지는 아들이 축구선수가 되기엔 너무도 소질이 없다고 이야기하는 부모. 의사나 과학자가 되었으면 하는 부모의 바람, 아들이 축구선수를 꿈꾸는 것은 언제나 웃음거리로 여기는 장면. 아, 그러고 보니 부모님이 아들의 꿈에 보인 이런 장난스런 반응 속에 '양배추'가 있었구나. 아니 ,가장 곁에 있는 사람들에 의해 상처받은 모습을 양배추로 표현했구나.
그제서야 <양배추를 응원해주세요> 라는 제목이 달리 보인다.
하찮은 양배추 처럼 보이더라도 응원해 달라는 목소리.
양배추가 되어도 계속 축구를 하다 너덜너덜 해진 현찬의 말이 콕 박힌다.
주전이 안 되더라도 도전은 해보고 싶었어.
p.57
우리가 삶에서 주전으로 서는 경우가 얼마나 될까?
평생을 한 번 주전으로 살아보지 못하는 경우도 허다하지 않을까?
그렇다면 도전 만큼은.
적어도 무언가 하고자 하는 마음이 들었다면 그 자체로 응원해 줘야하는 것이 아닐까.
꿈나라에 도착했어. 엄마와 아빠가 믿어 준다면 나는 얼마든지 날 수 있을 것 같았어.
p. 68
할머니. 그런데 사람은 꼭 될 성싶은 꿈만 꿔야 해요?
p.71
한결같이 좋아하는 것을 향해 열심히 인 현찬의 모습에 부모님도, 할머니도 현찬의 꿈을 다시 보게 된다.
잘하는 사람도, 즐기는 사람은 못 당하거든. 즐기는 사람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법이지.
p.72
마음을 다쳐 생각지도 못한 모습으로 변할 수 밖에 없을 때, 어떻게 해야할까.
오늘 하루도 너덜너덜 해진 양배추로 여겨지는 어린이가 있다면
이 동화 속 하윤이 같이 변한 모습에도 변함없이 필요한 것, 바라는 것을 찾게 해주는 친구나
현찬이의 목소리를 끝까지 들어준 가족들이나
우리가 함께 하는 사람들이 곁에서 우리를 사랑의 눈으로 바라봐 주고 아낌없는 응원을 던져준다면 그야말로 금상첨화지만
이 이야기의 처음처럼 때로는 가장 가까운 사람에 의해 상처받고
내 곁에 아무도 없는 것 같은 순간에도.
그리고 내가 원치 않는 모습으로 변해버린 나와 마주한 순간에도
우리에겐 문학이 있고 우리 어린이들에겐 동화가 있다.
그래서 더 반가운 이야기.
내가 정말 원하는 게 뭘까?
무엇을 했을 때 내가 가장 행복할까 고민하는 친구들과
그 곁을 든든히 지켜줄 친구들, 가족들과 함께 읽고 싶은 동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