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든 분식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메뉴부터 아니, 차례부터 '해든닭강정' 5행시! 근데 해든 닭강정이라~
이 동화를 덮고 떠오른 단어는 바로 '닭강정'과 '우산이었어요.
별명이 닭강정인 강정인의 이야기거든요.
초등학생 때 이름의 비슷한 소리로 별명을 짓는 것은 흔한 일이지만,
정인이의 닭강정은 삼총사라 불리는 단짝 친구들이 지어 준 우정 별명이에요.
바로 닭강정이 별명인 정인이가 우산을 잃어버린 이야기거든요.
뭐든, 흔한 요즘 시대에 우산 하나쯤 잃어버리면 어떻냐구요? 다시 새로 사면 어떻냐고요?
전 정인이의 마음이 너무 공감이 갔어요. 제게도 20년 넘게 함께하는 반려우산이 있거든요.
그 우산을 들고 나갈 때마다~ '이제 너 없으면 안되겠다' 란 생각이 들 정도인데
정인이도 그렇게 소중하게 여기던 우산을 잃어버린걸까.
정인이는 아무래도 늘 애들이 흘린 물건을 주워 모으는 김준찬이 의심스러워요. 늘 정인이와 투닥대는 김준찬은 촌스러운 땡땡이 무늬의 우산을 누가 가져가냐며 쏘아 붙이고~ 다시 보니 정말 그렇습니다. 언니가 쓰다가 유치하다고 해서 쓰게 된 우산.
비 오는 날엔 엄마의 마중대신 나와 함께 하는 우산.
우산을 잃어버리니 평소 아무렇지 않은 것들이 다 서운해져요.
비오는 날 언니는 학원도 차로 데려다주면서 한 번도 마중 안나온 엄마.
좋아하는 피아노 학원도 끊으라하고
남들 다 하는 거 같은 생일파티도 안해주는 엄마가 야속한 것 투성이네요.
엄마는 드디어 생일 파티를 정인이를 위한 생일 파티를 해주겠다고 약속합니다. 바로 해든 분식에서요.
그리고 이날을 위해 엄마는 정인이를 위한 특별한 메뉴 닭강정을 가득 준비합니다.
"이맛저맛 뭘 좋아할지 몰라 다 준비했어!"
그런데!!! 케이크까지 닭강정일 줄이야~~~! 이제 닭강정은 쳐다보기도 싫은데
절로 눈물이 나던 , 잃어버린 줄 알았던 우산을 다시 펴니
"그 우산 펴면! 음......
세상에서 제일 싫어하는 것으로 변한다!"
말이 씨가 된다더니! 그 말이 정말 실제가 될 줄이야.
변하고 말았어요.
바로 닭강정으로!
근데 닭강정으로 변해보니 평소 안보이던 모습이 보이고, 안들리던 목소리가 들리게 됩니다.
매일 정인이를 놀리던 준찬이의 진심도
하루종일 이런 손님 저런 손님 다정하게 맞는 엄마의 고단함도
단짝 친구들의 오해 섞인 말도!
이제 닭강정은 아니 정인이는 다시 분식집 둘째로 돌아가고 싶은데
우산의 저주를 풀려면 한 번 더 펼쳐야만 합니다.
그런데 닭강정으로 변한 내가 어떻게 우산을 펼까요?
닭강정, 정인이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요? 누군가의 입속으로? 어딘가 팔리게 될까요?
바삭하고 고소한 냄새로 끌리는 이야기, 해든분식. 그 속에 다양한 닭강정 맛 만큼이나 다양하게 변하는- 서운했다 감동했다 속상했다 유쾌했다 마음의 이야기.
뭔가 입이 궁금한 날, 맛있는 간식 꺼내먹으면서 아니 분식 먹으면서 함께 읽고 싶은 동화입니다.
초승달 문고 시리즈는 흔히 저학년 동화라고 알고 있지만 사춘기 고학년 언니도 종종 낄낄 거리며 넘겨보는 사랑스러운 이야기로 가득한데요. 동화 읽은 어른들에게도 뭉클한 감동을 주는 이야기도 가득하고 말이죠. 이번 해든 분식도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습니다.
꽁꽁꽁 시리즈로 우리 아이들에게 사랑받는 윤정주 작가님의 그림이 더해져 그 사랑스러움이 배가 된 동화. 이 가을 함께 읽고 우리 마음살 두둑하게 찌워봐요.
#해든분식 #동지아_글#윤정주_그림#문학동네 #문학동네초승달문학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