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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엔클라임님의 서재
  • 강남 좌파
  • 강준만
  • 14,400원 (10%800)
  • 2011-07-22
  • : 1,846
오마이뉴스와 데일리서프의 열렬한 독자인 평자가 제주에 내려와 6개월을 소요하며 한 것이라곤 그저 걷기였다. 요즘 제주올레가 유행이지 않은가;;; 신문도 TV도 보진 않지만 그래도 블로그질은 한다. 올레 걸으며 사진찍은 걸 올리고 소통놀이를 하는 것이다. 최근엔 서평놀이에도 재미를 붙였다. <강남좌파>를 선택한 건 반년가까이 정치에 대한 궁금증을 덮고 살아선지 정치인에 대한 인물평이 궁금해지더라는 것이다. 인물평론하면 강준만 아닌가. 저자는 <강남좌파>를 통해 평소 그다운 어법으로 그저 손쉽게 책을 한 권 또 만들어냈다. 어차피 좀 있으면 대선게임이 시작될 것이고;;; 
 
신간 <강남좌파>의 표지를 장식하고 있는 건 정치인들이다. 오세훈, 박근혜, 손학규, 문재인, 유시민, 노무현, 조국의 얼굴이 들어 있다. 이 정치인들을 한데 묶어주는 이념적 코드는 과연 있기나 한 걸까? 다소 막무가내 같지만 저자는 표지에 등장한 정치인 들 뿐만 아니라 '모든 정치인은 강남좌파'라고 규정지어 버린다. 강준만의 한국정치를 들여다보는 프리즘에 문제가 있는 것일까? 왜 단 한 색깔일까;;; 물론 저자는 강남좌파를 다시 소분류해 놓고 있긴 하다. 강남좌파의 성격에 따라 구분하면 경제적, 문화적, 연고적 강남좌파란 조어가 나오고 주체의 위상을 기준으로 나누면 공적, 중간적, 사적(일반시민) 강남좌파 구분이 가능하다. 그리고 실천의 의미로 나누면  이타적, 합리적, 기회주의적 강남좌파로 구분된다고 한다. 이게 무슨 말 장난인가;; 이런 식의 분류라면 대한민국 국민절반 이상이 다 강남좌파다. 평자도 한 때는 강남에서 직장 다녔고 강남에서 살면서 스스로를 강남좌파 운운하고 다닌 적은 있다. 이렇게 뭉뚱그려서 모두를 한 통속으로 만들어야만 하는 또 다른 의도가 있는 지는 잘 모르겠다. 게다가 '강남좌파'라는 프레임을 '엘리트주의' 문제로 결론짓는다.  '강남좌파의 원조는 노무현'이라는 글을 필두로 시작해 정통 엘리트가 아닌 '천민엘리트'들이 득세하는 꼴을 저자는 못마땅해 한다. 세상을 바꿀 의지는 전혀 없으면서도 바꿔야 한다고 외쳐대는 것이 곧 좌파적 비젼이고 그것이 좌파적 한계라고 규정 짓는 저자도 스스로를 강남좌파라고 인정할까? 

정치인들을 증오하게 만드는 건 현실감감이 결여된 정치인 스스로 자초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개는 잘못된 언론 프레임에 의해서일 경우가 더 많다. 강준만에 의하면 그 현실감각이란 결국 소통과 화합능력이라는 거다. 이 능력이 출중하면 언론 프레임에 의한 부당한 공격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까?  저자는 맺는말에서 특정 이념과 노선 그리고 당파성을 앞세우는 정치인들에 의해 언로가 지배당하는 현실에서 존경받는 정치인이 나올 가능성은 극히 작지만 그래도 희망을 버리지는 말자고 귀결 짓는다.

고래로 한국사회는 사건 중심이 아니라 인물중심의 문화적 관념론에 갇혀 있다는 저자의 주장엔 동의한다. 그러나 서서히 변하고 있다. 노무현보다 더 훌륭하고 이명박보다 더 나은(?) 지도자가 나타나길 기대하는 건 넌센스라는 걸 사람들이 알아채기 시작했다는 말이다. 작금의 정치 지도자들에게 과거의 유산을 승계하라느니 극복하라느니 '넌 이게 문제고, 넌 저게 문제야'라고  백날 떠들어 봐야 쇠 귀에 경 읽기다. 그래서 강준만은 외롭다. 그는 경 읽는 팔자이기 때문이다. 그보고 경 읽기를 그만두라는 비아냥은 아니다. 그저 그가 외로운 자리를 택했다는 의미다. 

땅덩어리가 작은 나라여서일까? 많지도 않은 인물에 서로를 죽이지 못해 안달하는 제로섬게임에 환멸을 느끼는 사람들도 외로움을 느끼기는 마찬가지다. 절차적 민주주의는 완성되었을지 모르나 아직도 우리는 민주적 사고 시스템이 부재한 사회에 살고 있다. 이걸 구축하는게 어느 초인이, 아니 어느 미륵이 나타나서 하루아침에 뚝딱하고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일까? 그렇다면 도대체 그 빌어먹을 미륵을 언제까지 기다려야 한단 말인가? 새벽이 오기 직전이 가장 어두운 법이다. 미륵이 오건 말건 아침은 만들어 먹어야 하고 세상은 굴러가야 하기에 역사의 새벽잠을 깨워야 한다. 독자들을 그 인식에 도달하게 한다면 그래도 이 책은 세상에 나온 보람이 있을 것이다. 그것이 저자의 의도이건 아니건간에;;; 그리고 미륵이 미륵을 낳는다는 '엘리트주의'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 이야기나 어서 들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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