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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x4의 세계
- 조우리
- 12,420원 (10%↓
690) - 2025-03-14
: 15,047
제목이 뭘 의미하는 걸까? 정말 궁금했던 4x4의 세계를 북클럽 첫 책으로 받아 기뻤다.
산뜻한 노랑 표지와 노인경 작가의 귀여운 표지그림, 얇은 책에 신나게 펼쳐든 책에는
깊고 진하고 묵직한 이야기가 담겨있었다.
타겟이 꼭 어린이만은 아닌 이야기라는 생각도 든다.
이 책이 마음에 든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이미 명작의 반열에 오른 다른 책이 등장하고 굉장히 중요한 소재로 쓰인다.
2. 신파적인 요소가 없다.
3. 삶을 바라보는 다른 시각을 제시한다.
4. 제목이 엄청난 호기심과 기대감을 준다.
1.클로디아의 비밀
- 코닉스버그의 이 멋진 책은 숱한 이야기 속에 등장하지만 4곱하기4의 세계에서는 메인 소재이다. 병원에 갇힌 ‘호’에게 클로디아 남매의 모험은 언젠가 뉴욕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 꼭 가보고야 말겠다 다짐하며 내일을 꿈꾸게 한다. 이 책을 매개로 ‘새롬’이를 만나게 되고, 둘의 관계는 이 책에 붙인 포스트잇에 채워나간 16칸짜리 빙고가 한장한장 쌓여가며 가까워진다. 얼굴도 모르는 친구에게 나를 알리기 위해 한칸씩 채워가며 스스로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도 갖게 되고.
2.신파는 없다.
-‘호’는 자신의 삶을 그리 비관적으로 바라보지 않는다. 맞벌이로 바쁜(아마도 아이 병원비 때문에 더욱 그만둘 수 없을) 부모님 대신 할아버지의 돌봄을 받고 있지만, 할아버지는 어린 나이에 큰 불행을 맞이한 손주를 그저 딱하고 짠하게만 바라보지 않는다. 신규때 참 별로였던 학년 부장님께 딱 하나 배운게 있다면, ‘다친 아이 앞에서 호들갑 떨지 말라’인데, 이유는 담임선생님이 아이의 다친 모습에 어쩔 줄 몰라하며 호들갑을 떨면 아이가 더욱 겁먹고 불안해한다는 것이다. 여섯살때 마비가 온 아이를 몇년째 별 차도 없는 병수발을 들었다면... 이제 눈물은 다 말라버렸을까? 시간이 갈 수록 더 조바심 나고 힘들어지지 않을까? 그런데 이 집 어른들은 그런 조바심을 아이 앞에서 내비치지 않는다. 호의 ‘삶을 바라보는 낙관성과 반듯함’은 길어진 아이의 병에도 지친 기색 없이 그저 살아가는 한 방법인 양 하루하루 자기 몫을 살아가는 어른들의 모습에서 보고 배우게 된 것이 아닐까 싶었다. 어느 장면에선가 맞벌이로 힘든 엄마아빠의 이야기가 튀어나올까봐, 부모의 부재로 슬퍼 우는 아이의 모습을 마주할까봐, 친구의 죽음을 겪게 될까봐 노심초사하며 책을 읽었지만 끝까지 그런 모습은 없다. 오히려 아이들 병실에 두고 가야하는 엄마가 아이를 안고 울지만 사실 호의 눈물은 엄마가 떠나서가 아니었다. 동상이몽! 어른들의 생각보다 아이들은 단단하고 나름의 삶을 살아간다.
3.삶을 바라보는 다른 시각
-어느날 갑자기 하반신이 마비된 사람이 갖는 희망은 뭘까? 다시 두 다리로 서는 것, 스스로 기본적인 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것. 그런데 그렇게 오래 꿈꿔온 희망이 찾아올 가능성이 정말 낮다면, 티끌같은 희망을 붙들고 평생을 살아가야 할까 ‘다른 종류의 희망’을 꿈꾸어야 할까? 책 속 ’고온유 선생님‘은 호에게 다시 걷는 것 보다 중요한 것은 ‘다시 살아가는 것’이고 넌 지금 그걸 해내고 있다고 말한다. 늘 언젠가 걸을 수 있을 거라고 희망을 버리지 말라며 격려하는 다른 어른들 보다 기적이 찾아오지 않아도 남은 너의 삶은 가치있으며 그걸 살아내야 한다고 말해주는 고온유 선생님에게서 편안함을 느낀다. 완전하지 않아도 살아갈 수 있고 그 삶도 행복할 수 있지!
교실에서 만나는 몇몇 아이들은 희망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환경에 처해있기도 하다. 그런 아이들에게 이 책은 무작정 희망을 잃지 않고 살았더니 끝내 기적같은 일이 찾아왔다는 스토리보다 더 큰 위로가 될 것이다.
4.제목 <4x4의 세계>
-어릴때 질리도록 했던 빙고, 어른이 되어서는 제일 만만한 교실 놀이가 빙고다. 사실 빙고판은 생각도 하지 못했다. 대체 뭐지? 어떤 세계야? 판타지인가? 하는 수많은 물음표와 함께 책을 펼쳤다. 병실 천장에 펼쳐진 좁은 세계가 호와 새롬이 사이에 오고가는 빙고판이 되면서 서로를 성장하게 만드는 넓은 세계가 될 줄이야. 제목 작명 센스가 가히 천재적이다.
어릴 적, 친구들과 빙고게임을 하면서 25칸을 채우려면 한참을 고민해야 했다. 호와 새롬이도 서로 주고받는 빙고칸을 채우기 위해 스스로에게 수많은 질문을 던져야 했다. 결국 빙고는 호와 새롬이를 연결해주는 매개이기도 하고 호가 자기 자신을 더 깊이 알아가게 만드는 계기가 된다. 이 과정을 보면서 관계맺기의 시작은 자기 자신과 좋은 관계를 맺는 것에서 시작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희망의 재정의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난 이 열여섯칸의 빙고와 삶을 보는 관점, 책을 통한 위로와 우정을 아이들 마음에 닿게 할 수 있을지 내내 생각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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