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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owya님의 서재
  • 불량한 자전거 여행 4
  • 김남중
  • 12,420원 (10%↓690)
  • 2024-09-13
  • : 3,361

김남중 작가의 불량한 자전거 여행 시리즈, 드디어 마지막 편이 나왔다. 3권까지 호진이 팬클럽마냥 열심히 응원하며 읽었고, 한번 펼치면 덮지 못할 책이라며 온 동네 영업을 하고 다녔었다. 그런데 이 시리즈의 마지막편이라니!! 하지만 마지막 내용이 뭔가 다음을 예고하는 듯 한 느낌이 드는 건 김남중 작가께서 독자들의 마음속에 호진이가 살아 숨쉬며 어딘가를 여행하고 있기를 바라기 때문인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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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진이는 이제 중학생이 되었고 달라진 환경속에서 자신의 달라진 입지를 확인하며 삶의 씁쓸함을 맛보는 중이다. 혼자서 시작한 전국팔도 자전거 여행 완주로 대단한 아이가 된 자신의 유명세를 즐기던 호진이는 자신의 그런 이력을 알아주는 사람이 없는 중학교 생활이 딱히 흥겹지 않다. 새로운 친구들 사이에서 호진이는 자전거를 좋아한다고는 하지만 자기 자전거도 없는, 자전거 빌려 타는 신호진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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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미가 심해 춘천에서 호진이네 집까지 지하철을 타고 오는 것 조차도 큰 결심을 해야 하는 할머니는 호진이네 가족에게 산티아고 순례길 걷기 여행을 제안하고, 돈때문에 망설이는 딸래미에게 돈걱정은 말라며! 돈은 내가 댈테니 너희는 계획세우고 같이 가주기만 하면 된다고 밀어붙인다. 엄마는 할머니와 여행 보내고, 아빠는 회사 보낸 뒤 혼자 자유로운 게임라이프를 즐기려던 호진이는 할머니의 '아니 너까지~'에 당황하지만, 이 여행을 마치면 네가 원하는 캐나다 여행을 보내주겠다는 할머니의 제안에 마음이 반 쯤 넘어간다. 또 한 달 넘게 800km를 걸어야 한다는 건, 바꿔 말하면 한 달 넘게 학교를 안가도 된다는 뜻이라는 아빠의 관점 전환에 홀랑 넘어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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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집이나 있을 법한 엄마와 할머니와의 오래 묵은 갈등이 수면 위로 드러나며 위기감이 고조되지만 함께 걷는 순례자들과 호진이의 노력, 할머니의 의지와 '여자친구' 멤버들의 도움으로 무사히 순례를 마치게 되고, 세상의 끝까지 밟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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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하고 별볼일 없는 주인공이 성장해 가는 이야기는 아름답고 감동적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실에서 있을 법한 주인공의 모습을 볼 때 나는 그 이야기의 진심을 깨닫게 된다. 그 이야기에 더 귀를 기울이게 된다.

호진이가 중학교에 가서는 자신의 스토리를 모르는 아이들 속에서 그저 그런 아이로 살아가는 모습과,

오로지 사랑하는 할머니를 위한 마음으로만 여행을 떠나는 게 아니라는 점(할머니에 대한 마음+이 여행 보상으로 받을 캐나다 여행!이 유인가였지)이 나에게는 큰 매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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뻔하지 않은 전개와 호진이의 솔직한 속마음이 이 이야기를 계속 듣고 싶게 만든다.

할머니의 부상으로 여행이 중단될 위기에 처했을 때 할머니를 걱정하는 마음에 앞서 '나 이제 캐나다 못가는건가?'하는 마음이 들었던

호진이를 통해 아무리 의젓하게 스스로 많은 것을 해나갈 수 있어도 아이는 아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또 그러한 마음이 나도 모르게 튀어나오는게 못된 아이라서 그런게 아니라고 말해주는 것 같다.

한 번 쯤 그런 물색없는 마음이 자기도 모르게 툭 튀어나와 당황스러웠웠던 아이들에게 그럴 수 있어, 나도 그래, 라고 말하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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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진이의 완벽하지 못한 엄마도 마찬가지.

호진이에게는 너무 좋은 할머니지만 호진이 엄마에게는 자신의 꿈을 좌절시킨 엄마다.

엄마만 아니었음 내가 지금쯤... 하는 마음에 가끔 자신의 엄마를 원망했을거다.

처음엔 엄마와 아들과 함께하는 순례길에 와인에 취해 흥청망청 즐기는 모습이 참 속이 없어 보였다.

아, 왜 저래 정말!!! 하다가 어느 순간 나도 누구 못지 않게 밖에 나가 사람 만나고 시간보내고 술 한 잔 하는걸 좋아하는 사람이면서

다른 사람에게는 '엄마'와 '다 큰 딸'이라는 역할에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구나 싶었다.

오래 전에 털어놓고 다독이지 못했던 엄마와 딸 사이에 생긴 상처는 순례자들에게 베푸는 와인에 취해 터져나왔고,

호진이는 이 때 자신들의 '없음'으로 인해 슬픔이 대를 이어 간다고 느낀다.

할머니가 엄마를 보내주지 못하며 느낀 슬픔을 엄마가 자신을 캐나다에 보내주지 못하는 슬픔으로 느끼고 있다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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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와 자식간의 꺼내어 말하지 못하고 곪은 상처에는 치유가 가능한 유효기한이 있다.

부모와 자식이 함께 세상에 살아있는 동안에만 치유될 수 있다.

만약 이 여행을 떠나지 못했다면 호진이 엄마는 그 상처를 평생 가슴에 품고 살았을 것이다.

할머니는 암과 싸우면서도 목표로 했던 '세상의 끝'까지 갔다.

호진이 엄마는 원하던 삶을 포기해야 했지만 주어진 삶 속에서 나름 행복하게 살고 있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나를 막아선 엄마가 그 당시 어떤 마음이었는지, 또 그것이 얼마나 엄마로서 가슴 아픈 일이었을지 이해할 수 있게 됐으니까.

또 '지지리 고생만 하다 간 불쌍한 우리엄마.' 라는 넋두리 대신 '그래도 우리 엄마, 마지막엔 원하던 산티아고 순례길 완주하고 행복해하셨지.'라고 엄마를 회상할 수 있다면 좀 더 위안이 되지 않을까?

(그리고 이혼위기에 있는 부모를 서로 다시 대면하게 하고 소통하게 해서 가정을 회복시킨 아들 호진이가 이 집 최고의 자산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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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에서 내리면 아무것도 아닌 것 같았던 호진이는 자전거에서 내려서도 걸어야 할 때 도 있는것이 인생임을 깨닫는다. 당나귀(ㅋㅋㅋ)도 버스도 거부하던 할머니를 통해 인생은 결과가 아니라 과정이 중요함을 배운 호진이는 자신과 같은 번민 속에 있는 아이들과 부모님들을 자전거에 태워 길을 알려줘야겠다고 다짐한다. 이러니 5편을 안기다릴 수 있겠냐는 말이다. ㅎㅎㅎ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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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취하여 책을 읽고 마지막 장을 넘기는데 우리반 그림소녀 ㅈㅎ가 1~3권을 몽땅 들고 와서 말한다.

"선생님, 그림이 처음이랑 너무 달라졌어요."

엥 뭔소리야(전혀 몰랐음ㅋ) 했는데 1,2,3,4권 나란히 펼쳐놓고 보니 정말 많이 다르다.

그림작가가 1,2,3권이 각각 다르고, 4권은 3권 그림작가 그대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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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사이에서 갑론을박 취향 다툼이 시작되었다.

평소 은은한 색연필화를 즐겨 그리고 아련한 일러스트를 잘 그리는 ㅈㅎ와 나, 네댓명의 아이들은

1편의 거칠고 메마른 느낌의 그림이 제일 잘 어울린다 하고, 또 몇몇 아이들은 3~4권의 좀 더 촉촉하고ㅋ 맑은 그림이 더 좋다고 한다.

2권 그림을 고른 아이는 없었는데 다 펼쳐 보니 2권만 좀 다른 부분이 있다.

함께 하는 자전거 여행, 또는 걷기 여행이라는 이야기 특성에 맞게 여정과 풍경을 드러내는 펼친 두 쪽을 가득 채운 그림이 1,3, 4권에는 많다.

그런데 2권에는 여백을 둔 한쪽짜리 그림이 대부분이다.

그래서 책 배를 옆으로 눕혀 보면 2권만 온통 하얗다. 두쪽짜리 펼친그림도 여백이 있어서 좀 더 답답한 느낌.

그림체도 네 권 중 가장 단정하다.(그래서 아이들 눈에 들지 않았을 듯)

하지만 이야기가 너무 재미있었기 때문에 나는 2권을 가장 열중해서 읽었다 ㅋㅋㅋ

먹여주고 재워주신, 외로워 보이던 할아버지 이야기가 그 후로 없어서 서운할 정도였는데.

사실 그림체가 달라진것도, 그림작가가 다르기 때문이라는 것도 ㅈㅎ가 말해주지 않았으면 난 아마도 쭉 모르고 살았을 것 같다. 이야기의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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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참 좋아하는 책이다. 초등학생이 집을 나간다니 이미 거기서 흥미 폭발이고 집 나간 아이가 고생고생 개고생하다가 결국 반성하고 엄마아빠 품안에서 눈물흘린다는 결말이 아니라서 더 통쾌하고 재밌다고 한다. 시리즈가 끝난다니 말도 안 돼. 놓아줄 수 없는 이야기인데. 좀 다른 이야기지만 넷플릭스에서 호주드라마 '베스트 탐정단'이 시즌2로 끝났다는 걸 지금도 받아들이기 힘들다. 드라마 배역을 맡았던 배우들이 다 커버린 지금도 아쉽고 또 아쉬운 나는, 불량한 자전거 여행이 호진이가 애아빠가 되도록 계속 책으로 나와줬으면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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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여, 1~4권의 개성 넘치는 김남중 작가님의 소개와 사진도 재미있는 볼거리다 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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