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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원일님의 서재

그러나 내 눈이 더 많이 머무는 것은 기분 좋은 소리로 타들어가는 나뭇잎이나 연기보다, 신기해하는 빛으로 불꽃을 열심히 지켜보는 아이의 얼굴이다. 아주 훗날 어른이 된 그 애에게 어느 순간, 세상에 홀로 남겨진 듯한 쓸쓸함이 찾아올 때 문득 엄마와 함께 마른 잎을 태우던 저녁의 연기, 타버린 재 속에 숨어 있던 불씨의 추억이 떠올라 그에게 따스한 위안으로 작용하기를, 그를 낳은 부모들 또한 조그만 일에 행복해하고 괴로워하기도 하면서 삶의 순간들을 살아갔음을 깨닫게 되고 그 앎이 그의 생에 대한 용기와 사랑, 부드러움을 일깨울지도 모른다는 희미한 기대로 아이를 바라보는 것이다.- P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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