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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er427님의 서재
  • 일생일대의 거래
  • 프레드릭 배크만
  • 11,520원 (10%640)
  • 2019-11-01
  • : 1,130
성공했지만 가족과의 관계에 아쉬움이 남는 남자가 희귀암에 걸린다. 사신이 자신을 데리로 온 줄 알았는데 그 사신은 다섯살 짜리 여자 아이를 데리러 온 것이었다. 병원에 입원한 뒤 냉혈한이었던 그에게 따듯한 감정을 되찾아 주었던 그 여자 아이를 살리기 위해 남자는 자신의 아들을 마지막으로 만난 뒤 자신의 인생을 삭제하는 거래를 한다.

나도 감수성이 풍부했다면 이런 소설에 감명을 받을 수 있었을까. 어차피 시한부 인생인데 내가 대신 죽고 다른 아이를 살릴 수 있다면 당연히 내가 죽는 선택지를 고르겠다. 그걸 대신 죽었다고 할 수 있을까. 게다가 내 인생이 통째로 삭제된다니, 그간의 부끄러웠던 과거 행적을 전부 없던 일로 해주면 덤으로 감사할 일일텐데.
물론 주인공은 자신의 이름을 남기기 위해 가족마저 버리고 업적과 공을 세우는 데 한 평생을 다 바쳤다. 그게 죽을 때가 되니 자신의 아들을 보며 조금 후회스럽기도 하고, 자신의 삶을 통째로 부정하게 되는 계기가 병원에서 만난 다섯살 아이의 암을 보며 느끼는 연민이다. 사소한 사건에도 새로운 동기가 생기기도 하지만, 나는 도저히 이런 스토리에 감흥을 느끼지 못하겠다.

얇은 책 두께 덕에 부담없이 시간을 보낼 수는 있었다.
고향은 절대 벗어날 수 없지만, 그렇다고 집처럼 언제든 돌아갈 수 있는 곳도 아니 라는 느낌 말이다. 이제는 거기가 집이 아니지 않은가. 우리가 화해하려는 대상은 고향이 아니다. 그곳의 길거리와 건물이 아 니다. 당시 우리의 모습이다. 그리고 그때 꾸었던 그 많은 꿈을 이루지 못한 우리 자신을 용서하려는 것일지도 모른다.- P7
네가 그 여자아이만 한 나이였을 때 나더러 무슨 일을 하느냐고 물은 적이 있 었지. 나는 돈을 번다고 대답했다. 너는 그건 누구나 하는 일이라고 얘기했어. 나는 말했다. "아니지, 대부분의 사람 은 그냥 목숨을 연명할 뿐이야. 그들은 자기가 가진 것에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겠지만 그런 건 없어. 물건에는 기 대치에 따라 매겨지는 가격이 있을 뿐이고 나는 그걸 가 지고 사업을 한다. 지구상에서 가치가 있는 건 시간뿐이 야. 1초는 언제든 1초고 거기엔 타협의 여지가 없어."- P35
"겁이 나네요." 나는 실토했지만 그녀는 고개를 저었다.
"너는 접이 나는 게 아니야. 그냥 아쉽고 슬픈 거지. 너 희 인간들에게 슬픔이 공포처럼 느껴진다는 걸 가르쳐주 는 이가 없으니 "- P100
네 엄마는 나보다 똑똑했고 나는 그걸 절대 용서하지 못했다. 네 엄마는 감정 또한 나 보다 풍부했고 그건 약점이었다. 말로 상처를 줄 수 있다 는 뜻이었으니까.- P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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