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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er427님의 서재
  • [전자책]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
  • 패트릭 브링리
  • 12,200원 (610)
  • 2024-11-25
  • : 14,207
미국인들의 유연성이 부러웠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공간에서 가장 단순한 일을 하며 스스로를 놓아두기로 마음먹는다.- P2
앞으로 나아가기만 하는 세상에서 빠져나가 온종일 오로지 아름답기만 한 세상에서 시간을 보낸다는 속임수 가 과연 가능한 것일까?- P47
나는 「평론 한 마디」라는 색션에 들어가는 한 단락짜리 서평을 쓰는 데도 스스로가 아닌 목소리를 사용하고, 내 것이 아닌 권위를 주장하고, 정말 그렇게 느끼고 있는지 확신할 수 없는 의견들을 피력하면서 시간을 보냈 다.- P62
한편 사무실에서 처리하는 업무도 지명이 넓지 않았다. 아이러니하게도 이건 미술관 경비원들이 즐기는 좁은 지평과는 완전히 다른 것이었다. 동료들과 나는 일주일, 40시간 내내 할 일이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현대사회 의 사무실 관습에 따라 그저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관습에 따라 책상에서 책을 펼 수도, 머리를 식히는 산책 을 할 수도 없었다. 나는 모두가 그러듯 인터넷을 뒤적이고 책을 읽지 않는 법을 배우면서 시간을 허비했다.- P62
경비원인 나는 유물 반환 문제에 특별한 전문 지식은 없지만, 우리 중 누구도 석방해야 할 강력한 이유가 있는 것들을 붙들고 있는 감옥의 교도관이 되고 싶어 하지 않는다고 단언할 수는 있다.- P78
그때는 사람 자체에 대한 관심이 폭발하던 시기였어요. 사람이 어떻게 생겼는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무엇을 이를 수 있는지, 그들의 삶과 꿈은 무엇으로 구성되는지. 그 이전에는 인간이란 지구에서 짧은 생을 보낸 후에 내세로 나아가는 죄 많고 타락한 생명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이런 건 상당히 새로운 견해였어요- P92
보통 스물다섯 살 난 청년이 이 일을 오래 할 것이라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좀 나이든 신참은 이 일의 장점을 깨닫고 오래 버틸 확률이 더 높다.- P109
이제 이런 순간들은 예전만큼 자주 오지 않고 그 사실을 인정하며 슬퍼진다. 위대한 그림은 경외감, 사랑 그리 고 고통 같은 잠들어 있던 감정들을 불러일으키고, 그것은 메자닌의 골동품들에 대한 호기심과는 다르다.- P157
내가 자랑스러웠던 이유는 아마도 인간이 수많은 단점에도 불구하고 이성적으로 상상할 수 있는 것보다 더 나 은 것을 만들어내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 그것도 돼 자주 그렇게 할 수 있다는 사실 때문인 듯하다.- P167
당신은 지금 세상의 축소판에 들어서고 있습니다. 메소포타미아의 비옥한 개펄에서 파리의 센강 서쪽 리브고 쉬의 카페에 이르는 드넓은 땅과 그 너머 수많은 곳에서 인류는 정말이지 놀라운 성취를 이루어냈습니다. 먼 저 그 광대함 속에서 길을 잃어보십시오. 인색하고 못난 생각은 문밖에 두고 아름다움을 모아둔 저장고 속을 자유롭게 떠다니는 작고 하찮은 먼지 조각이 된 것 같은 느낌을 즐기십시오.- P197
많은 경우 예술은 우리가 세상이 그대로 멈춰 섰으면 하는 순간에서 비롯한다. 너무도 아름답거나, 진실되거 나, 장엄하거나, 슬픈 나머지 삶을 계속하면서는 그냥 받아들일 수 없는 그런 순간 말이다. 예술가들은 그 덧 없는 순간들을 기록해서 시간이 멈춘 것처럼 보이도록 한다. 그들은 우리로 하여금 어떤 것들은 덧없이 흘러 가버리지 않고 세대를 거듭하도록 계속 아름답고, 진실되고, 장엄하고, 슬프고, 기쁜 것으로 남아 있을 수 있 다고 믿게 해준다. 그리고 이곳 메트에 유화물감으로 그려지고, 대리석에 새겨지고, 퀼트로 바느질된 그 증거 물들이 있다.- P1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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