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는 이 책을 비지니스 실용서라고 생각하고 펼쳤다. 일종의 자기계발서인데 인문심리학이자, 철학서같기도 하다. 저자인 김영휴 대표님이 2001년 당시 창업을 결심한 순간부터 기업체를 이끄는 순간까지도 따라다녔던 '여자'라는 꼬리표와 눈총을 겪고 이겨낸 이야기를 답변에 섞어 죽 이야기한다. 여성 ceo로서 많은 강연을 하신 분답게 책은 인터뷰 문답형식으로 되어있어서 흥미롭고 읽기에 쉬운게 장점이다. 하지만 쉽게 읽힌다고 해서 가벼운 대화만 이어지진 않는다. 가벼운 질문에 깊이있게 대답하여 사업자이자 리더로서의 저자의 태도와 신념을 읽고 배울 수 있다.
내용에 있어서는, 전반적으로 대학강의같아서 조언을 듣는 식이라 이해는 쉬웠지만 사업이나 창업에 대한 구체적인 이야기가 나오진 않는다. 그런 내용을 바라고 이 책을 집어든 사람은 조금 실망할지도 모르겠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사업가로서의 행동지침이나 비지니스 강령이 나오는 실용서적이 아니기 때문이다. 창업이라는 두려운 길을 택한 여성 스스로 내면에서 동기를 찾고 해법을 떠올릴 수 있도록 도와주는 심리계발서에 가깝다. 이 책을 읽다보면 역시 ceo는 기본적으로 장사꾼, 비즈니스 피플이라기 보다는 이상과 목표를 설정할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발전적이고 꿈이 있어야 리더가 도리 수 있다.
특히 사업 아이템을 선택한 이야기를 하면서 자신의 외형적 변화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인간의 슬픔을 이야기 하시는 부분이 있었는데 이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이 이야기는 나중에 김영휴 대표님이 원래 꿈꾸던 본인의 모습과 전업주부가 된 뒤 인식하게 된 자신의 모습에서 괴리를 느껴 힘들어한 이야기와 만난다. 원래의 자신이 꿈꾸던 자신의 모습으로 돌아가려는 노력을 창업이라는 행동으로 해결한 김영휴 대표의 결심과 능력이 빛을 발하는 부분이다.
저자는 철학과를 졸업했는데 많은 부분에서 본인의 전공을 살려 사색적이게 해결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누구나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개념들을 쉬운 언어로 바꿔 설명해주는 내용이 많았다. 일을 할 때 맞닥뜨리게 되는 미숙함, 감정의 컨트롤, 두려움 등을 하나하나 잘게 잘라 잘 분석해서 입에 떠먹여 주는 식으로, 특히 여성 창업자가 연습부족으로 힘들어 하는 부분을 해결해주려고 고심한 부분이 눈에 띤다. 매우 놀라운 점은 이 책의 거의 모든 질문이 저자의 한가지 답변으로 수렴된다는 것이다. 자신을 정면으로 성찰하고 내 안에서 해결법을 찾는다는 것.
철학과답게 자아성찰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며, 자기 자신을 들여다보는 시간이 부족하고 회피하려고 하는 요즘 시류에 정면으로 반박하는 힐링서사를 꾸려나간다. 몇 안되는 좋은 인생선배의 인생 지침서라고 생각하며, 사회인으로서의 여성을 위한 교과서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