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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이라는 제도, 특히 우리나라에서의 결혼에 대해 여전히 고정관념과 두려움이 있는 나에게 영화기자 출신 김수정작가님의 ‘유쾌짠내 신혼 보고서’라는 이 책이 예상치 못한 깨달음 두 개를 던져줬다.
첫 번째는 기혼자가 미혼자에게 “그래도 결혼은 해야지”라는 말로 기분을 상하게 하는 것 못지 않게 미혼자가 기혼자에게 하는 “결혼해봤자....”라는 편견의 말이 기혼자에게도 상처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양측의 이야기 모두 나의 선택이 옳았음을 인정 받고 싶어 의도치 않게 상대방의 삶을 평가하는 오류임을 깨달았다.
두 번째는 위의 옮겨 적은 문구처럼 결혼은 무작정 상대방을 위해 희생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어떤 면에서 상대방과 다르고, 어떤 포인트를 참지 못하는 사람인지 나에 대해 파악하는 과정이라는 사실이다. 이는 비단 결혼 뿐만이 아니라 직장 생활이나 모든 인간 관계에도 해당되는 것 같다. 결국 이렇게 나와 다른 누군가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이해할 수 있는지, 그 범위가 배우자 한 사람만이 아니라 그의 가족까지 확대될 수 있느냐가 결혼 생활이 아닐런지 감히 추측해보는 기회가 되었다.
부모님의 결혼 생활에 대한 내용에도 공감이 되고 와닿는 부분이 많았기에 곧 결혼을 앞두었거나 신혼인 지인들에게 이 책을 자주 선물하게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