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인은 불안과 함께 살아간다. 불안의 역설이 풍요다. 과거 어느 때보다 풍족한 삶을 살지만 상대적 갈망에 휩싸여있다. 희망이란 단어는 현재를 부정한다. 미래는 걱정과 불안에 갇혀있다. 미래와 함께 가장 현실적인 불안이 건강이다. 굶지도 아프지도 않은데 지나칠 정도로 건강에 집착한다. 건강하다는 의미와 범위가 어디까지인지, 실질적 답변이 궁금하다. 덕분에 언론과 미디어는 실시간으로 건강식품 광고를 쏟아 붓는다. 유튜브는 물론 sns도 건강관련 정보가 빠지지 않는다. 그런데 정보가 많아질수록 불안이 가중된다. 병원과 약국은 이미 건강 염려증환자로 가득하다. 의사가 직업 1순위인 이유가 불안과 어떤 관계가 있는 것은 아닐까? 3분 내외의 진료는 환자에게 특별한 메시지를 남긴다. 다행이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했다는 안도감이다. 몸은 정신의 지배를 받는다. 건강은 문제가 아니다. 아프다는 것은 극히 일상적이며 자연스러운 과정이다. 두려움을 일으키는 짧은 광고와 후기, 안심을 채워줄 소비, 막연한 불안의 덧셈이 마음을 더욱 혼란스럽게 한다.
어느 순간 우리는 건강을 더하기 프로젝트로 이해하기 시작했다. 영양을 더하고, 근육을 더하고, 검사 항목을 더하고, 수치를 더한다. 부족한 것보다 넘치는 것이 낫다는 과유불급은 과잉을 경계하라는 의미다. 건강이 프로젝트로 바뀌면서 계획하고 실천해야할 의무가 되었다. 그런데 이런 계획엔 모순이 가득하다. 목적이 분명하지 않다. 칼로리는 넘치는데 오히려 피곤하고 무기력이 몸을 지배한다. 검사항목을 늘렸지만 질병 발생확률은 줄어들지 않았다. 과할수록 불안해진다는 역설은 건강관련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그런데 왜 덧셈 회로를 멈추기 어려운 것일까? 단순히 개인의지로 이해해야할까? 주변에 초고열량 음식이 많아질수록 몸은 건강 솔루션을 활성화한다. 매순간 마주치는 건강관련식품들의 유혹은 몸의 이상을 알리는 신호와 같다. 하지만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는 구조적 모순이라면?
모든 경보는 뇌를 통해 이루어진다. 특히 도파민은 보상이 올지도 모른다는 예감에 경보를 울린다. 또한 스트레스가 높아질수록 우리의 판단은 더 단기적이고 충동적으로 좁아진다. 보상에 대한 기대와 불안이 결합하면 덧셈이 이루어진다. 뭔가를 더한다는 생각은 순간적 안정감을 가져다준다. 덧셈은 심리적 위안일 뿐이다. 불안을 급히 덮으려는 마음의 위로다. 만병통치약처럼 광고하는 건강기능식품의 유혹에 넘어가지 않을 사람은 거의 없다. 광고는 반복적으로 건강을 자극하며 알약 하나면 모든 것이 해결될 것이란 믿음을 심어준다. 결국 과잉건강에 대한 신호가 불안과 기대를 동시에 접속시키며 덧셈에 집착하는 것이다. 뭐라도 해야 하지 않나, 이런 생각은 뇌의 원시구조와 관련이 있다. 수십만 년, 수렵생활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한 채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전혀 다른 환경에서 설계된 몸이 낯선 환경에서 비명을 지르고 있다.
건강을 위한다는 착각은 1부에서 불안의 증후와 뇌의 편집증적 낙관주의를 다룬다. 뇌는 가벼운 두통이나 가슴이 두근거리면 심각한 병이 있을 것이란 최악의 시나리오를 상상한다. 미세한 변화에 반응하는 뇌의 메커니즘이다. 해결책은 의외로 단순하다. 검사나 주사, 영양제를 맞으면 심리적 안정을 되찾게 된다. 위험신호 앞에선 예민하나 해결 가능성에선 맹목적 희망을 거는 모순이 반복된다. 또한 뇌는 쉽게 떠오르는 생각에 빈도와 위험을 가늠하는 가용성 휴리스틱에 약하다. 광고는 가용성 휴리스틱을 가장 효율적으로 활용한다. 자극적이고 강한 문구를 중심으로 병의 대표적 증상을 강하게 드러낸다. 불안과 두려움을 심어주기에 최적화된 화면구성과 플롯, 호스트의 언어를 벗어나기 쉽지않다. 상상의 질병이 알고리즘에 종속되어 불안을 증폭시키고 결국 필요하지 않은 덧셈을 추가하게 된다.
덧셈은 필요하지 않은 소비뿐만이 아니라 건강관리에도 치명적인 손실을 가져온다. 건강을 위한다는 착각은 더하기를 멈추지 않을 때 시작된다. 저자는 불편함, 불안을 마주하는 덜어내기를 강조한다. 덜어내기는 금욕이나 무소유가 아닌 생존의 덧셈을 지키기 위한 전략이다. 건강을 대하는 기준을 바꾸는 것이다. 진정 나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의사와 약사의 처방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공부, 막연한 불안의 실체를 대면하는 것이다. 불필요한 처방을 자제하고 건강기능식품의 실체를 공부하고 건강앱과 실시간 쏟아지는 SNS의 무분별한 광고에 침묵하는 것이다. 덜어낸다는 것은 정말 중요한 것은 남겨두고 필요하지 않은 것을 배제해 몸과 마음의 치유에 자신을 허락하는 것이다. 불안 징후는 곳곳에 펼쳐져있다. 그런데 불안을 누가 조장하고 있는가? 인간은 유기적인 존재다. 몸과 마음도 마찬가지다. 불안을 상품화하는 시대다. 건강은 더하는 것이 아니라 불필요하는 것을 덜어내는 일이다.
- 이 리뷰는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