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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의 나~
  • 지구인에게, 별로부터
  • 우주먼지(지웅배)
  • 20,700원 (10%1,150)
  • 2026-04-22
  • : 260


누군가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불러준 사람의 별이 되었다. 고대 인류는 별을 보며 희망을 꿈꾸지 않았을까? 별은 그 광대함과 웅장함만으로도 시선을 압도한다. 끝없이 펼쳐진 무한의 공간은 인간의 이성이 닿을 수 없는 상상의 세계이기 때문이다. 인간은 영원과 무한을 동경해왔다. 신앙의 주축인 영생과 윤회사상도 영원한 삶에 구속되어있다. 별은 생애동안 변하지 않고 묵묵히 자신의 자리를 지켜왔다. 이름이 붙여진 별은 불러준 이를 기억한다. 인간은 별을 바라보며 삶의 번잡함과 생의 고달픔을 잊고자 했을 것이다. 또한 탄생과 죽음의 경계선을 이해하고자했다. 별을 보며 탄생의 기쁨을 누렸고 별의 움직임을 통해 죽음을 해석했다. 별은 인간이란 존재에 뚜렷한 족적을 남겼다. 이토록 장엄하고 신비한 별의 세계는 인류에게 또 다른 메시지를 전달한다. 별의 서사는 광활하고 웅장하다. 별을 만난다는 것은 삶의 본질을 깨닫는 과정이다. 왜 인간은 이토록 강렬한 감정을 별에 투영해 왔을까?

 

시리우스는 북반구 밤하늘에서 가장 밝게 빛나는 별 중 하나다. 18C, 칸트는 시리우스 가 우주의 중심일 것이라 생각했다. 가장 밝게 빛나던 별이었기 때문이다. 시리우스는 고대인들에 강한 영감을 주었다. 이집트 11왕조 시대, 테베의 하늘에서 오리온이 모습을 드러내면 사냥개가 등장한다. 여름이 깊어질수록 사냥개는 태양을 앞지르기 시작하고 태양과 동시에 지평선 위로 모습을 드러낸 순간 나일강이 차오른다. 시리우스의 이동은 나일강의 부활을 의미했다. 또한 시리우스와 함께 새로운 해가 시작되었고 거침없는 왕조의 찬란한 문명이 태동하게 되었다. 19C, 독일 천문학자 베셀은 시리우스의 연주시차를 직접 관측했다. 시리우스는 고정된 별이 아니었다. 천천히 위치를 바꾸며 광대한 우주를 부유하고 있었다. 천문학의 발전으로 시리우스에겐 동반성, 시리우스B가 곁에 붙어있다는 것이 확인되었다. 시리우슨 B는 매우 높은 밀도로 압축되어있고 표면온도가 2만5천도에 달하는 백색왜성으로 크기가 너무 작아서 밝기가 시리우스A보다 훨씬 어둡게 보였다. 시리우스는 원자의 세계를 지배하는 양자역학의 비밀을 알려주었다. 또한 엄청난 밝기만큼 인류의 영원한 상상의 세계였다. 시리우스는 지금도 미래를 알려주는 위대한 별이다.

 

민간신화나 토속신앙엔 점성술이 심심치 않게 등장한다. 떨어지는 유성을 보고 불운을 감지하거나 별의 밝기나 이동을 예측해 신의 계시를 예측했다. 천문을 이용한 점성술은 왕권강화에도 상당한 효과를 발휘했을 것이다. 별에 대한 상상은 존재의 미약함을 대변한다. 하지만 깜깜한 바다를 가로지르는 바다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오랜 기간 서양문화권에서 카노푸스는 배와 항해의 별이었다. 아르고호의 전설 속에 자리 잡은 카노푸스는 배의 키와도 같은 역할을 수행했다. 어둠이 깊어질수록 선원들은 카노푸스에 의지했고 카노푸스는 바다를 항해하는 이들에게 등대와 같았다. 그리스 신화는 수많은 별자리를 통해 상상의 영웅을 불러들였다.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기 위한 인간의 욕망이 가장 깊게 세긴 별이 카노푸스가 아닐까? 카노푸스는 현재, 50년 전 지구를 떠난 보이저1호와 2호의 우주 여정의 이정표 역할을 하고 있다. 탐사선의 길잡이가 되기 위해선 밝기가 일정해야하고 별의 위치가 안정적이어야 한다. 카노푸스는 헬륨 핵융합이 안정적으로 진행되면서 큰 변광없이 일정한 밝기를 유지하고 있다. 우주에 다가갈수록 인간은 자신이 처한 위치와 생의 의미를 깨닫게 된다. 지구가 얼마나 작고 소중하며 그 안에서 아웅다웅 살아가는 인간이 얼마나 미미한 존재인지를 인식하게 된다. 우주는 마치 거대한 공허와 같다. 하지만 광대한 넓이와 알 수 없는 깊이만큼 비밀로 가득하다.

 

영화 토탈리콜은 화성을 배경으로 한 SF영화다. 붉은 암석과 모래로 뒤덮인 대지를 탈출하려는 주인공의 잔상이 꽤 인상적이었다. 화성은 그 후로도 수많은 소설과 영화의 주제로 등장했다. 화성은 발을 닿기 전 전쟁과 파괴의 상징으로 알려져 왔다. 지금이야 붉게 녹슨 표면이 태양빛에 반사한 결과라는 것을 알지만 고대인들은 화성을 가장 호전적인 별로 상상했다. 그리고 서사는 화성에 필적할만한 별을 등장시킨다. 안티 아레스라 불렸던 안타레스다. 안타레스는 우리은하 중심부 전갈자리에서 가장 밝게 빛나는 별이다. 둘의 이야기는 전설만큼 흥미롭다. 안타까운 건 안타레스의 크기다. 워낙 멀리 떨어져있어 점으로 보이지만 안타레스는 태양지름의 680배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별이다. 화성은 돌멩이에 불과하다. 안타레스와 화성은 우주에 대한 인간의 이해를 한정한다. 이제 인간은 별의 수를 알 수 있을 만큼 발전했다. 또한 별의 밝기와 크기를 해석할 수 있다. 신화와 함께 지구의 대지를 뜨겁게 달구어온 수많은 별들, 그들은 그 찬란한 이름만큼 친숙하다. 별은 더 이상 낭만적이지도 이상적이지도 않다. 시간과 공간이 왜곡되고 알 수 없는 차원이 펼쳐진 곳이다. 우주의 신비는 별의 탄생과 함께 시작되었고 별의 죽음은 새로운 탄생의 신화가 될 것이다. 영겁의 시간동안 인류 곁을 지켜온 별도 언젠간 운명을 맞이할 것이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 별은 여전히 뜨겁고 황홀하게 우리를 비추고 있다. 짧은 생애에 별을 이해한다는 것은 삶의 목적을 이해하는 일이다. 12개 별을 통해 만난 인간과 별의 조우, 그 오래된 세계를 추억해본다.

 

 

 

 

- 이 리뷰는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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