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뇌가 인류의 전부다. 뇌의 기능을 이해하고 신경학적 분류가 시작하면서 인류는 새로운 세상을 꿈꾸고 있다. AI의 폭발적인 성장이 뇌 과학의 발전과 맥을 같이하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뇌는 알고리즘에 따라 움직이지 않는다. 예측하기 어려운 변수는 물론 다양한 상황에 대해 특별한 메커니즘을 가지고 있다. 특히 최근에 밝혀진 뇌가소성은 뇌가 후천적 환경에 의해 얼마든지 바뀔 수 있음을 증명한다. 또한 뇌는 사용할수록 보다 나은 판단을 가능케 한다. 뇌는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할 때 더욱 큰 이미지를 만들며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을 쉽게 풀어나간다. 뇌는 도구와 언어를 사용해 인간을 지구의 정상에 올려놓았고 이제 인간을 뛰어넘을 새로운 종의 탄생을 주도하고 있다.
인류는 어떻게 뇌를 이해하고 있었을까? 뇌에 대한 기록은 BC 2700년경 이집트 피라미드 시대까지 올라간다. 파피루스엔 임호텝이라는 인물이 실행한 것으로 추정되는 두개골구조와 뇌표면, 경막, 뇌척수액등과 두개골 외상 증례가 마흔여덟 가지나 기록되어있다고 한다. 당시 뇌에 대한 추론과 관심은 상상을 뛰어넘는다. 하지만 뇌에 대한 고대인들의 관심은 천공술을 통해 더욱 많이 알려져 있다. BC 6000년경의 천공된 두개골의 발견으로부터 19세기까지, 천공술은 인간의 뇌를 직접 알 수 있는 최고의 수단이었다. 목적은 불분명하지만 천공술이 외상치료에 쓰였을 것이라 추측한다. 절단면이 반듯하고 매끈해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신의 국가, 그리스는 어떠했을까? 기원전 6~4세기, 그리스는 철학, 문학, 의학등 모든 분야에서 최고의 황금기를 누리고 있었다. 탈레스로부터 아리스토텔레스까지 뛰어난 사상가들이 탄생하며 종교를 벗어난 자연과 인간에 대한 본원적인 질문이 시작되었다. 알크마이온은 직접 해부를 진행하며 유스타키오관을 발견한 신경계에 첫 발을 내딛은 인물이다. 그는 사물을 이해하는 과정이 뇌를 통해 이루어진다는 사실을 최초로 지적했고 감각기관과 뇌의 연결성을 주장했다. 그리고 BC 5C,철학과 정치의 확장과 함께 환자의 직접선택권이 가능하게 되었다. 의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히포크라테스는 질병이 신들의 행위와 관련 없는 자연현상임을 강조하며 뇌가 마음의 기원임을 적시한다. 그는 사체액설을 통해 질병의 원인을 파악했으며 뇌 질병에 대한 놀라운 이론들을 제시했다.
신체를 이해하는 데 가장 빠른 길은 해부하는 것이다. 해부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헤로필로스는 수백구의 시신 해부를 통해 실제적 실험과 경험적 치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뇌가 인간 지성의 기원임을 지적했고 운동신경과 감각신경이 뇌에서 기원하며 혈액 움직임을 관찰하며 해부 연구에 큰 업적을 세운다. 인간의 영혼을 지배하는 중심은 어디일까? 헤게모니는 패권을 상징하지만 원래는 제어할 수 있는 중심을 의미한다. 심장은 스스로 뛰고 피를 담고 있는 반면 구불구불한 뇌는 심장의 열을 바깥으로 내보내는 라디에이터 같은 것이다. 위대한 사상가 아리스토텔레스의 뇌 이론이다. 인간의 지성이 뇌에 있는가, 심장에 있는가, 오랫동안 인간을 괴롭혀온 대립구도는 14세기까지 이어졌다.
흔히 중세를 암흑의 시대라 말한다. 종교에 대한 패악이 세상을 물들이고 전쟁이 끊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의학 연구도 그리스의 히포크라테스와 갈렌을 벗어나지 못했고 수도원이 의료기관의 중심으로 부각되었다. 드디어 1500년의 간극을 깨고 새로운 시대가 열린다. 르네상스 시대엔 수많은 천재들이 등장한다. 예술의 발달과 함께 등장한 해부도는 다빈치로부터 베렌가리오등을 통해 의학적 해석에 많은 영향을 주었다. 인류는 더욱 자세히 신체가 작동하는 방식을 알게 되었고 질병에 대한 치료도 다양하게 확산되었다. 17세기, 종교적 사상과 형이상학이 여전히 세상을 지배하던 시절, 데카르트는 실재에 대한 의문을 제시한다. 그는 입자와 물질이 자연의 지배적인 법칙임을 주장하며 의식의 존재에 침착했다. 끝없는 숙고와 질문이 반복되었고 마침내‘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는 유명한 명제가 탄생한다. 데카르트 철학은 뉴턴을 통해 실체적 물리학 세계를 연결한다. 의식은 자기인식이다. 사물을 이해하고 상대와의 교감을 통해 자신을 인지한다. 그런데 의식은 신비의 영역이다. 데카르트는 개체에 대한 본원적인 질문과 몸과 마음의 이원론을 통해 인간 정신의 실체를 성찰한 최초의 인물이다.
이제 누구도 뇌의 기능을 의심하지 않는다. 덕분에 뇌의 신비를 밝히려는 연구가 빠르게 진행 중이다. 수천조개의 신경세포와 신경망, 뇌를 단지 생체적 의미로만 이해하기엔 너무도 많은 파라미터가 존재한다. 뇌는 알수록 어렵고 예측이 불가능하다. 본 책엔 인간두뇌에 대한 해박한 지식이 소개되어 있다. 천공술로부터 의식의 비밀까지, 저자의 뇌에 대한 여정은 현재를 중심으로 미래를 향하고 있다. 고대로부터 계속된 인간 영혼에 대한 출처, 뇌의 작동 방식을 알아내기 위한 기나긴 여정, 그리고 뇌의 이해와 새로운 해석, 그 기나긴 여정이 인간이란 무엇인가란 질문에 큰 울림을 전달한다. 뇌는 생체학적 의미 이상을 가진다. 우린 뇌 없이 순간을 인식할 수 없으며 인간이란 유기체의 정적, 동적 조건을 이해할 수 없다. 의식과 무의식, 영혼에 대한 끝없는 논쟁은 뇌가 지닌 특별한 매력이다. 인류의 미래 역시 뇌의 결정과 판단에 달려있음을 의심할 수 없다. 뇌에 대한 거대한 서사는 많은 시사점을 안겨준다. 우리는 누구인가? 그 장대한 여정에 담긴 비밀을 소개한다.
- 이 리뷰는 김영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