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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의 나~
  • 무엇이 우리를 인간답게 하는가
  • 앤드루 콥슨
  • 20,700원 (10%1,150)
  • 2025-11-20
  • : 1,170


미시세계를 다루는 양자역학은 철학적 고찰을 동반한다. 고전물리학이 세상을 이렇다 라는 식으로 해석한다면 양자역학은 현실세계는 실제로 존재하는 가로 질문을 바꿀 수 있을 것이다. 인류는 보다 구체적이고 설명 가능한 사실을 추구하길 원하지만 양자엔 이분법적인 논리가 적용되지 않는다. 양자세계는 예측조차 쉽지 않다. 또한 양자는 객관적이지 않고 주관적이다. 관찰자에 의해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양자가 철학을 떠올릴 수 있는 이유는 삶의 불확실성과 닮았기 때문이다, 객관적인 사실이라 불리는 것들이 사물의 본원적인 진실을 말하지 않는다. 양자를 인본주의와 비교하는 것은 무리일 수 있다. 하지만 양자에 빠져들수록 실존에 대한 강한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 관찰하는 행위만으로 전자의 행동이 달라진다면 존재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내가 실제로 존재하는 것일까?

 

짐 알칼릴리는 양자물리학 교수이자 과학 커뮤니케이터다. 그는 양자역학을 연구하는 일이 현실 그 자체의 의미에 대해 더욱 깊은 사유를 가질 수 있다고 말한다. 그전에 먼저 과학이 인류에 끼친 영향력을 평가하면서 불확실성을 인정한다는 것은 새로운 증거를 편견 없이 받아들이고 새로운 관점을 받아들일 수 있다는 장점을 제시한다. 과학은 지역과 문화를 초월하며 인류문명에 큰 역할을 수행해왔다. 그는 과학이 주는 영감을 설명하며 과학에 대한 이해를 강조한다. 블랙홀은 알지 못하더라도 과학적 지식이 세상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선 조금이라도 관심을 가지라는 의미다. 과학자들은 우리의 시야를 열어주는 휴머니스트들이다. 보다 인간답게 사는 것, 과학이 주는 가장 강력한 메시지일 것이다. 현실에 대한 이해와 과학적 지식을 스토리텔링으로 풀어가는 것, 인류에 주어진 가장 큰 선물이 아닐까?

 

본 책은 나는 이렇게 믿는다란 팟캐스트에 출연한 31인의 지성인과의 대담집이다. 저자는 국제 인본주의 및 윤리 연합과 영국 인본주의 협회(Humanists UK) 회장으로 재직 중인 앤드루 콥슨이다. 인본주의는 극히 최근의 학문이다. 지금이야 개인의 자유와 독립성에 절대적 지위를 부여하지만 불과 100년 전만 하더라도 인간이란 존재에 대한 평가와 판단은 극히 소수의 선택이었다. 본 책은 진실과 지식에 대한 사랑, 인간을 향한 존중과 관심, 그리고 여전히 어려운 문제인 자유와 평등, 정의와 같은 사회적 가치를 중심으로 진보적이고 역동적인 대담을 펼쳐나간다. 이들의 공통점은 절대적 가치에 대한 신념의 재해석이다. 신념은 언제나 도전받을 수 있고 끊임없는 질문을 통해 수정되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수세기의 인류문명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잘못된 믿음을 통한 약물경험이 자신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게 되었던 수전 블랙모어는 어렸을 적 일을 떠올릴 때마다 누구에게나 다가오는 믿음의 실체가 어떤 방식으로 인생에 영향을 끼칠 것인지를 인지하라고 말한다. 그녀는 현대과학 덕분에 수많은 난관을 극복하고 초심리학을 중심으로 한 믿음과 신념의 실체를 깨달았다. 특히 인간으로서 역할의 중요성과 타인과의 관계설정이 삶에 미치는 영향력을 배우면서 인본주의에 특별한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그녀는 약물중독으로 고통을 받고 있는 이들을 위해 의학적으로 입증된 대마초와 환각제의 합법화 문제를 정책적으로 부각시키길 원하고 있다. 사회가 더 많은 통제권을 가질수록 남용을 막고 올바른 사용법을 공유할 수 있을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라는 책을 통해 알려진 스티븐 핑커는 인지 심리학자이자 언어학자로 언어와 인간정신에 관한 다수의 서적을 집필해왔다. 그는 본 대담을 통해 인류가 이룩해놓은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선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는 놀랍게도 인간본성에 대해 다소 비관적이다. 하지만 통제력과 공감력과 같은 우리안의 선한 천사를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진보적이고 보다 나은 인본주의적 목표를 달성할 것이라고 설명한다.

 

인간 존재의 의미는 무엇일까? 우리의 사고와 사유는 어떤 방식을 통해 정체성을 형성하고 집단체제를 이루어왔는가? 각 시대마다 강조되는 삶의 태도와 자세는 세상을 어떻게 변화시켜왔는가? 안타깝게도 인간을 정의하는 질문은 수천 년의 시간이 무색할 정도로 거의 진척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무능한 것일까, 그대로의 삶을 유지하고 싶은 것일까? 하지만 조그만 틈이 댐을 무너뜨릴 수 있듯이 인류는 작은 성찰을 통해 뜻하지 않는 변화를 이루어왔다. 사유의 폭발이 시작된 것이다. AI시대, 인간에 대한 본원적인 질문이 요구되고 있다. 우린 어떤 필요성에 의해 존재가치를 만들어야 하는가? 아니면 인간 자체의 중요성을 강조해야하는가? 무엇보다 우리를 인간답게 만드는 것은 무엇인가? 본 책은 31인 지성인과의 대화를 통해 그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인본주의 시야를 넓혀줄 휴머니즘과의 대담, 그들이 선택한 삶의 통찰을 공유해본다.

 

 

- 이 리뷰는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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