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제 양자의 시대다. 인공지능과 더불어 가장 핫한 분야로 떠오르고 있다. 그런데 양자란 용어는 사용한지가 100년을 훌쩍 넘긴다. 막스 플랑크의 양자론을 시작으로 아인슈타인, 닐스보어, 하이젠베르크, 슈뢰딩거와 같은 천재과학자들이 양자이론에 매달렸지만 고전물리학을 넘어서기 어려웠다. 물론 양자역학을 이용한 과학발전은 꾸준히 이루어져 왔다. 하지만 양자역학이 부각된 것은 극히 최근의 현상이다. 양자역학이 다시 떠오른 가장 큰 이유는 AI와 더불어 미래에 대한 기대 때문일 것이다. AI는 마치 인류의 미래와 희망을 포장하고 있는 것 같다. 덕분에 잊혔던 영자역학도 양자컴퓨터와 함께 화려한 부활을 꿈꾸고 있다. 양자는 인류에 어떤 문명을 안겨줄 것인가? 또한 과학기술은 인류문명을 어디로 이끌어 갈 것인가? 어느 것도 확신할 수 없지만 지금과는 다른 세상이 펼쳐질 것이 사실엔 누구도 이견이 없을 것이다.
양자역학은 자연현상을 이해하는 고전물리학을 벗어난 학문이다. 뉴턴의 물리학이 눈에 보이는 거시세계를 이해하고 다룬다면 양자역학은 원자나 아원자와 같은 미시시계를 다루고 있다. 저자는 양자역학을 고전 물리학과 같은 사회문화의 일부로 평가하는데 인간의 진화와 역사와의 관계, 무엇보다 인류의 성장과 깊은 연관을 맺고 있다고 말한다. 인류는 자연과학을 통해 혁신을 이루었고 고전 물리학을 절대적 진리로 받아들여 왔다. 그런데 양자역학의 등장과 함께 모든 것이 입자이면서 동시에 파동이기도 한 이중성이 나타난 것이다. 입자와 파동의 구분이 애매해졌다. 상자속의 고양이에 대한 슈뢰딩거의 역설은 측정을 하기 전엔 시스템이 어떤 허용상태에 있는 지 분명하게 확인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법이 없다는 양자 중첩현상을 나타낸다.
최소한의 양자역학은 20세가 초반에 탄생한 양자역학의 탄생과 기원에 대한 이야기, 우주 물질을 이해하는 과정에 어떻게 양자역학이 필요하게 되었고 과학 기술이 인류의 미래를 어디로 데려갈 것인지 양자역학의 과거를 돌아보며 자연과학의 역사를 다루고 있다. 그 첫 출발이 16세기, 네델란드의 다빈치라 불렸던 시몬 스테빈이다. 저자는 스테빈을 본 책의 주인공이라 평가한다.2000년 동안 갇혀있던 아리스토텔레스의 믿음을 단 한 번의 실험으로 깨버렸기 때문이다. 스테빈의 실험은 평범했을지 몰라도 기존의 생각을 뒤집고 관찰을 통해 새로운 사실을 증명한 과거와의 단절을 의미했다. 본 책의 일관된 주제는 기존의 이론을 무너뜨리는 것이다. 중세 자연과학자들은 저마다 자신이 목격한 사실을 증명하기 위해 목숨을 걸어야 했다. 그리고 스테빈 이후 350년 흐른 뒤 하이젠베르크와 슈뢰딩거는 세상을 뒤흔들어놓을 새로운 이론을 내놓았다.
본 책의 가장 큰 특징은 자연과학의 역사서 같다는 것이다. 어려운 수학적 공식을 배제하고 양자역학의 이해를 돕기 위해 과학자들이 선택한 이론을 쉽게 풀어간다. 특히 당시 과학자들의 입장과 배경, 부족한 과학기구를 통해 어떤 방식으로 발견을 이루어 왔는지, 그야말로 고개가 숙여진다. 우린 그들에 엄청난 빚을 지고 있다. 인간이 자연을 설명하기 위해 수학을 발명한 것이 아니라, 수학이 바로 자연의 언어다. 수학 덕분에 결과가 객관적이고 불변하며 언제 어디서나 동일한 결과를 도출한다. 또한 과거도 미래의 예측도 수학적으로 계산할 수 있다. 갈릴레이는 물리학을 수학으로 변환했다. 그리고 그의 강력한 이론 뒤에 아이작 뉴턴이 등장한다.
에미 뇌토는 대칭에 관한 위대한 업적을 남긴 인물이다. 대칭은 물리학에서 가장 중요한 개념이다. 자연법칙이 오직 하나 따르는 법칙이 대칭이다. 대칭이 깨지면 물질의 다양성으로 인해 질서와 구조가 생긴다. 부분보다 전체 합이 크다는 창발현상이 일어나는 것이다. 리처드 파인만은 양자세계를 완벽하게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라 단언했다. 양자역학을 이해하기 어려운 이유는 우리의 뇌가 현실적 구조를 벗어나기 어려워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주엔 우리가 알 수 없는 무한한 일들이 일어난다. 지구를 우주 안의 경계선이라 말할 수는 없다. 지구의 모든 것은 우주의 일부로 우주에 관한 모든 법칙의 적용을 받는다. 단지 보이지 않고 알지 못한다고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양자 또한 이해하기 보단 받아들이는 편이 훨씬 효과적이다. 만유인력을 발견한 뉴턴도 당시엔 그 이유를 설명하지 못했다. 아인슈타인이 상대성이론을 통해 만유인력을 증명하기까지 무려 300년이란 시간이 걸렸다. 양자 역시 언젠가는 이론으로 증명될 것이다. 중요한 것은 양자로 펼쳐질 세상의 변화다. 알 수 없다는 두려움과 기대는 언제나 인류성장의 원동력이 되었다. 최소한의 양자역학은 양자이론을 배우기에 무척 적합하다. 저자의 탁월한 해석과 양자이야기는 곁에 두어도 부족함이 없기 때문이다. 양지이론에 대한 놀라운 책을 소개한다.
- 이 리뷰는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