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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의 나~
  • 괜찮은 어른이 된다는 것
  • 김경집
  • 18,000원 (10%1,000)
  • 2025-10-30
  • : 2,400


나이가 들수록 말을 줄이고 경청하며 겸손하게 행동하는 모습이 스스로의 품격을 높여주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아쉽게도 나이를 먹을수록 아집이나 익숙한 편견에 사로잡혀 자신만을 고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떤 이는 인생이 길다 말하고 어떤 이는 짧은 인생을 토로합니다. 생의 길고 짧음은 자신이 바라보는 세계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자신의 기억과 경험, 이를 통한 사유와 사고가 현재 모습을 결정하며 타인과의 관계를 설정합니다. 생은 배움의 연속이고 삶은 배움을 통해 한 단계씩 앞으로 걸어갑니다. 내가 나임을 바로 보고 세상을 직시하는 한 걸음이 곧 인생의 방향을 결정합니다. 괜찮은 어른이 되는 것, 어쩌면 생의 후반부를 결정할 가장 소중한 성찰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괜찮은 어른이 되기 위해선 지혜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지혜를 갖추기 위해선 고요한 마음으로 사물이나 현상을 관찰하거나 비추어보는 관조의 마음이 필요합니다. 불교에서는 참된 지혜의 힘으로 사물이나 이치를 통찰함을 의미합니다. 관조는 강박에서 벗어나 의도와 목적을 띤 활동을 멈추는 무위와 같은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현대사회는 목적 우선주의를 추구합니다. 이익이나 효율성을 내세우며 희생을 강요하고 타인의 시선에 머물기를 요구합니다. 상업주의와 자본주의사회에서 관조나 무위가 어떤 의미가 있겠냐는 비아냥거림이 있을지 모르지만 스스로의 삶을 반추해보면 대부분 단기적이고 근시안적인 소비패턴에 길들여져 있음을 깨닫게 됩니다. 현대인들에 인내와 끈기는 자기부정으로 연결됩니다. 사소한 것에 얽매여 옹색해지고 자신을 옭아매는 소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면 관조와 무위의 삶이 진정한 지혜를 이끌어 줄 것입니다.

 

생애 패턴 주기가 급격하게 변하고 있습니다. 과거엔 60이면 은퇴하고 임서기를 맞이했지만 불과 몇 년 사이에 70도 그리 많은 나이로 보이지 않습니다. 갑자기 은퇴 이후의 시간이 길어지면서 퍼레니얼 세대란 용어가 탄생합니다. 다년생 식물을 지칭하는 퍼레니얼은 나이와 무관하게 계속해서 피어나는 마음가짐을 가진 사람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퍼레니얼은 새로운 가치관과 삶의 태도를 요구합니다. 중년 이후의 삶의 경계선이 무의미해지고 자신의 의지에 의해 얼마든지 새로운 인생을 구가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나이 들면서 가장 두려운 것은 건강에 대한 염려입니다. 하지만 마음은 여전히 젊은 시절의 호기심을 지니고 있습니다. 호기심, 개방성, 사고의 유연, 실수를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 저자는 퍼레니얼 세대를 준비하는 마음가짐으로 네 가지 마인드 셋을 소개합니다.

 

지혜와 더불어 괜찮은 어른이 되기 위해선 현명하게 관계 맺는 방식도 필요합니다. 리버스 멘토링은 젊은 세대에게 묻기를 부끄러워하지 않는 것입니다. 나이 들었다는 첫 번째 증거가 자신의 말만 되풀이하는 꼰대이미지라고 합니다. 나 때는 말이야 라는 말로 시작하는 어른스러움은 그야말로 치명적입니다. 그들은 자신보다 나이 어린 세대들의 말은 거의 듣지 않습니다. 교감이나 공유가 이루어질리 없습니다. 결국 스스로 나이 들었다는 것을 증명하는 셈입니다. 리버스 멘토링은 디지털시대를 공유할 수 있는 최적의 관계방식입니다. 세상이 바뀌면 바뀐 세상만큼 시대의 주인공들에 배워야합니다. 어른다움은 공감하고 공유하는 모습이 존재해야합니다. 비판적 사고를 허용하고 보다 나은 세상을 위해 미래 세대와의 대화를 아끼지 않아야합니다.

 

나이 듦에 세대차란 말을 많이 듣습니다. 세대차는 자신의 생각만을 고집할 때 더욱 부각됩니다. 2025년 선종하신 프란치스코 교황은 인류의 삶에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몸으로 보여주신 성인입니다. 교황은 이름에 걸맞은 검소하고 정직한 삶을 실천한 분이셨습니다. 바티칸의 부패를 척결하고 교회의 낡은 관습을 허무는데 가장 앞장섰으며 특히 타종교를 위한 기도를 아끼지 않으셨습니다. 세상을 구하라는 종교가 왜 이리 배타적이 되고 있을까요? 종교의 내용이 무엇이든 무엇을 위한 기도이든 예수님은 편견과 차별이 없는 세상을 원하셨습니다. 분리와 분열, 너와 나라는 이분법적이고 배타적인 용어가 난무한다면 누가 종교에 희망을 갖겠습니까? 이는 세상을 직접적으로 대하는 어른의 모습과 다르지 않습니다.

 

나이 듦은 존중 받기를 원합니다. 그런데 아쉽게도 존중받을 만한 어른이 그리 많지 않습니다. 여전히 자기 충족적이고 편견에 휩싸여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습니다. 나이 듦에 가장 먼저 바뀌어야 할 것은 생각의 전환일 것입니다. 나이가 들면 보수가 된다는 말은 더 이상 의미를 찾기 어렵습니다. 가진 것은 많아졌지만 마음은 더욱 왜소해져 진정한 보수의 의미가 퇴색되는 시대에, 저자는 사고의 유연성을 강조합니다. 자유, 평등, 공정, 포용, 배려, 공공선, 정의, 존중과 예의가 진정한 보수가 갖추어야할 품격과 태도입니다. 괜찮은 어른이 된다는 것은 자유로운 사고를 지니고 풍요로운 삶의 품격을 갖추며 젊은 세대와 어울리는 태도를 보여주는 어른을 뜻합니다. 읽는 내내 부끄러움을 감출 수 없었지만 이보다 투명하게 자신을 비춰준 적도 없었습니다. ‘동심은 잃은 것이 아니라 잊은 것이다. 진정한 어른은‘나였던 그 아이’를 찾는 것이다,‘ 어린왕자의 말처럼 나를 찾는 과정이 곧 괜찮은 어른이 되는 길이라 깨닫게 됩니다.

 

 

- 이 리뷰는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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