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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afragrance님의 서재
  • 낯선 편지
  • 이머전 클락
  • 16,920원 (10%940)
  • 2025-11-28
  • : 1,490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표지랑 제목 보고 최근에 읽은 리즈 무어의 <숲의 신> 같은 스릴러일 줄 알았다. 하지만 이 책은 스릴러랑은 거리가 좀 멀다. 그보다는 개인의 성장이랑 가족 간에 오가는 사랑과 상처를 섬세하게 보여주는 드라마다.

작가 이머전 클락의 소설 중 첫 번째로 국내 번역된 책이다. 이 작가 자신의 나라에선 꽤 유명한 사람인데 왜 이제야 이 책이 소개된건지… 그래도 뭐 아예 안 하는 것보다 늦게라도?

이야기 속 주인공은 아버지가 깔끔하게 정리해둔 물건들을 보면서 아버지가 알츠하이머 때문에 모든 걸 잊어가기 전의 모습을 엿본다. 아버지가 살아왔던 발자취들이 박스들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어릴 적에 "작은 손에 걸릴 게 많다"면서 아버지가 못 가게 했던 다락방이 있었는데 , 나중에 주인공이 그 다락방을 몰래 들어가 보는 장면이 나오고, 거기서 잊고 싶던 비밀들이 담긴 낡은 금속 상자를 발견하는 순간을 묘사하는 부분은 정말, 작가의 필력과 번역가의 능력을 칭찬하면서 읽었다. 길에서 만난 낯선 할머니가 주인공의 상처를 보고 "아직도 아프냐"고 묻는 장면. 대부분은 상처가 '어떻게 생겼냐'에만 관심 가지는데, 그 할머니는 '아직도 아프냐'고 물어봐서 주인공이 감동하는 부분 등. 뭔가 되게 따뜻하고 위로되는 느낌이 있는 장면이 많은 소설이었다. 할머니가 딸 때문에 퍼즐 책 붙들고 끙끙대는 모습은 또 좀 웃기고. 내가 좋아하는 부분을 다 챙긴 소설이다.

가족안에서 받은 상처는 그것이 새겨지는 시기가 어린시절이기에 어쩔 수 없이 인생에 큰 영향을 주게 된다. 이 소설은 그 상처를 어떻게 드러내고, 더 중요한 부분인, 그를 가지고 무엇을 할 것인지를 엄마와 딸이라는 두 주인공의 시점에서 번갈아 살펴본다. 세밀한 필체가 굉장히 매력적인 소설이다. 초반에 몰입이 조금 힘들지만, 내가 좋아하는 이다혜작가의 말처럼, 100페이지만 애쓰다 보면(사실 이 책은 100페이지까지 독자를 힘들게 하지 않는다, 적어도 몰입감 부분에서는) 빠져들어 읽게 된다. 추운 겨울, 다소 냉소적이 된 나를 조금 따뜻하게 해 준 소설이었다. 완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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