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강효미 작가의 <다판다 편의점 1>은 제목부터 표지까지 어린이 책 특유의 밝고 유쾌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하지만 단순한 어린이 책이라고만 하기엔, 이 작품은 읽는 이에게 따뜻한 위로와 웃음을 전하는 작지만 깊은 이야기를 담고 있다.
다판다 편의점의 사장님은 커다란 몸집만큼이나 느릿하고 게으른 판다 ‘두둥’이다. 이 편의점은 ‘사장님 마음대로’ 운영되기 때문에 손님이 없어 망하기 일보직전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장난꾸러기 아이 ‘만재’가 등장하며 상황이 바뀌기 시작한다. ‘사장님 마음대로 골라주세요’라는 만재의 말에 감응한 두둥은 특별한 사탕을 권한다. 바로 ‘체인지 사탕’—먹으면 목소리가 변하는 신기한 간식이다. 만재와 두둥은 이 사탕을 통해 서로를 이해하고, 조금씩 변해 간다.
이야기는 아주 단순하지만, 그 안에 담긴 감정은 결코 가볍지 않다. 장난과 호기심, 두려움과 용기, 그리고 변화에 대한 희망이 유쾌한 설정과 함께 어우러지며 마음을 따뜻하게 데워준다.
이 책의 작가 강효미는 엉뚱한 상상력과 유쾌한 유머로 사랑받는 동화 작가다. <똥볶이 할멈>, <챗걸>, <흔한남매 안 흔한 일기> 등 어린이들이 쉽게 빠져들 수 있는 작품들을 다수 집필했으며, 글 속에서 보여주는 생생한 캐릭터와 기발한 설정이 특징이다.
<다판다 편의점>을 읽으며 가장 먼저 떠오른 작품은 백희나 작가의 <알사탕>이었다. 신비한 간식 하나로 이야기가 시작된다는 점, 그리고 그 간식이 인물의 감정과 관계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자연스럽게 겹쳐졌기 때문이다. ‘체인지 사탕’이라는 설정은 단지 재미를 주는 것을 넘어, 말로는 표현하기 어려운 감정과 이해를 다르게 경험해 볼 수 있게 해 준다.
이 책은 ‘글 반 그림 반’의 구성으로 되어 있어 금방 읽을 수 있지만, 밤코 작가의 따뜻하고 몽글몽글한 일러스트 덕분에 자꾸만 앞 장면을 다시 넘겨 보게 된다. 장면 하나하나에 숨은 표정과 제스처, 배경의 디테일이 이야기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 주고 있다.
무엇보다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은 ‘어른도 재밌게 읽을 수 있다’는 점이다. 어린이를 위한 이야기지만, 유머와 상상력, 그리고 따뜻함이 어른의 마음까지 사로잡는다. ‘사장님 마음대로’ 열리고 닫히는 편의점이 현실에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상상하면서 읽게 된다.
<다판다 편의점 1>은 아이들에게는 상상의 즐거움을, 어른들에게는 잊고 지낸 따뜻한 감정을 선물하는 작품이다. 가볍게 읽으면서도 마음이 포근해지는 책, 이런 편의점이 진짜 우리 동네 어귀에 하나쯤 있었으면 좋겠다. 추천하고 싶은 동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