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영혼이 꽃으로 피어나다
책읽기.com글쓰기 2025/06/05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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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귀화서, 마지막 꽃을 지킵니다
- 김선미
- 16,200원 (10%↓
900) - 2025-04-07
: 4,085
마리는 사혼화를 볼 수 있다. 사혼화는 죽은 자의 영혼이 깃든 꽃이다. 영혼이 꽃으로 다시 피어난 것이다. 영혼이 깃든 꽃은 죽은 자가 생전에 가장 소중히 여겼던 한 사람만이 찾을 수 있다. 그 사람의 눈에만 꽃에서 빛이 난다.
사혼화는 마지막으로 한 번 더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겠다는 죽은 자의 의지가 담긴 꽃이다.
사혼화는 죽은 자의 꽃이기에 죽은 자와 인연이 깊은 한 사람만이 볼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마리는 다른 사람들의 사혼화도 알아볼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계속 취업에 실패하던 마리는 친구 정혜의 권유로 귀화서에 취직을 한다.
<귀화서>는 어떤 곳인가?
조선 시대부터 600여 년간 명맥을 이어온 유서 깊은 기관이다. 귀화서는 묘지 주변에 핀 사혼화를 꺾어 끓여 마신 미망인이 죽은 남편의 영혼을 만나게 된 일을 계기로 세워졌다.
조선은 죽은 자를 잘 돌봐주면 덕이 후한 곳으로 돌아간다고 여겼기에 영혼을 애도하는 관청을 세워 본격적으로 유족을 돕도록 했다. 그곳이 바로 귀화서이다.
귀화서는 사혼화에 관한 전반적인 일을 처리한다. 전통과 미신이라는 이유로 이제는 마리가 취직한 <귀화서> 한곳이 남아있을 뿐이다. 마리는 이곳에서 사혼화를 찾는 일을 도와준다.
사혼화에서는 별처럼 빛이 나는데, 다른 사람들의 눈에는 그 빛이 보이지 않는다.
의뢰인이 귀화서에서 증류한 사혼수를 마시면 연기처럼 죽은 영혼이 나타난다.
이때, 의뢰인 딱 한마디만 할 수 있다. 영혼은 한 마디만 듣고 한 마디만 대답을 할 수 있다.
죽은 영혼을 만날 수 있는 소재로 '꽃'을 다룬 것이 내가 주저 없이 이 책을 선택한 이유이기도 하다.
책에는 몇 명의 사연이 소개된다. 영혼을 만나면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다들 망설이고 오열하지만 서로의 포옹만으로 모든 것이 전달되고 모든 바램이 전달된다.
영혼이 승천한 후, 남은 사람들은 확신하게 된다. 영혼이 언제까지나 살아남은 자를 말없이 지켜보고 응원하고 있다는 것을. 그동안 먼저 보낸 사람들에 대한 죄책감으로 힘들어하던 사람들도 귀화서에서 죽은 영혼을 만나고 나서는 더 열심히 살게 된다.
마리는 부모님의 화재 사고 현장에서 부모님의 사혼화를 발견하고 증류수로 간직하고 있었다. 부모님의 사혼화는 희귀한 파란색이었다. 전설에 의하면, 파란색의 사혼화는 소원을 들어준다고 했다.
마리는 사혼화를 만지면 죽은 영혼의 기억, 추억, 의지 같은 것들을 들을 수 있는 능력까지도 있었다.
부러운 능력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타인의 사념을 함께 짊어지고 살아야 하는 고통도 있으리라.
귀화서에서 함께 지내고 있는 양하는 부모님의 안 계신다. 선천적인 병을 지니고 태어나 자신이 일찍 죽을 것을 알고 있다. 그 말을 들을 때마다 마리는 마음이 아프고 자신이 꼭 지켜줄 것이라고 약속을 한다.
갑자기 쓰러진 양하는 큰 수술을 받고 오늘을 넘기지 못할 거라는 의사의 진단 결과를 듣는다. 그 순간, 마리는 양하를 살려야만 한다는 생각으로 귀화서로 급히 간다.
그토록 그리워하던 부모님의 사혼수를 받아들이고 부모님의 영혼을 만나게 된 마리는 부모님께 양하를 꼭 살려달라고 부탁한다.
#책과 원고료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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