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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성파파님의 서재

 

경제적 배경도 다르고 별로 친하지 않은 사십대 후반의 두 아빠(대치동 아빠, 그냥 아빠)가 맥주집에서 만났다. 어차피 코드가 맞지 않는 두 사람인지라 그들의 대화는 맥주집 사장과 친해 공짜 술을 좋아하는 풍납동 아빠가 사회를 보면서 진행됐다. 주제는 서로 공감이 가능한 아이들 교육문제를 둘러싼 이야기부터 먼저 나누기로 했다. 오늘의 주제는 최근 뜨거운 감자인 역사교과서 국정화의 문제점이다.


* 약칭 (풍납동 아빠 : 사, 대치동 아빠 : 대, 그냥 아빠 : 그, 호프집 사장님 : 호)

 

저번 모임에 많은 관심을 보였던 오십대 호프집 사장님도 맥주잔을 들고 대화에 동참하는 것으로 서로가 합의하였고, 그 대가는 공짜 맥주 석 잔이었다. 오늘 안주는 골뱅이무침과 먹태다.

 

사 : 오늘 두 번째 만남이죠? 반갑네요. 며칠 동안 잘 지내셨나요? 저번에는 처음이라 서로가 낯설기도 조심스러워서 대화가 불편했을 수도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우리 아빠들에게 자녀교육이라는 주제는 자신의 가치관에 관계없이 대화할 수 있는 이야기꺼리입니다. 저번에도 말씀드렸지만 우리가 꺼내기 어려운 주제에 관하여 문제점을 공감할 수 있다면 우리 아이들의 교육에 좀 더 바람직한 결과가 있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우리에게 있어 역사란 무엇인가?


 

사 : 특히 오늘은 교육부에서 한국사교과서를 국정화하기로 확정한 날입니다. 역사교과서의 국정화는 어떤 문제점이 있을까요? 저 개인적으로는 추진하는 분들이 역사를 모르지는 않을 테고, 다른 특별한 의도가 있을 것 같은데요. 역사는 무엇인가에 대한 여러분들의 생각은 어떠십니까?

 

 

대 : 역사를 다양한 시각으로 보지 않고 하나의 시각으로 재단하겠다는 것은 야만적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역사란 사실과 해석의 결합체인데, 하나의 사실에 대하여 단지 하나의 해석만 가능하게 한다면 그 해석의 주체에 따라서 사실 자체를 왜곡할 수 있는 여지를 주게 되죠. 저는 고향을 떠나서 정치적으로는 현재 여당 쪽의 정치성향을 가지고 있습니다. 투표도 그렇게 했구요. 물론 지금은 그 선택을 뼈저리게 후회하지만요(씁쓸하게 웃는다). 현 정부와 여당 측에서 역사를 이런 식으로 재구성하려고 하는 것은 있을 수도 있어서도 안 되는 상황입니다. 충분히 다른 의도가 있다고 봅니다.

 

그 : 역사를 역사학자가 아닌 정치가 좌지우지 한다는 것은 야만을 뛰어넘은 폭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과거도 유리한 기억만으로 구성하고자 하는 것이 사람의 본성입니다. 하물며 균형 잡힌 시각이라는 이유로 국가가 직접 역사를 쓰겠다고 하는 것은 민주사회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특히 대통령의 지침에 의해 이념적 편향을 가진 기관이 이러한 일을 도맡아 추진하는 것은 웃기는 일입니다.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빌미로 한 역사 왜곡의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역사는 사실의 기록이어야 하고, 단지 승자의 시각으로만 기록되어져서는 안 됩니다. 예를 들어 조선의 역사도 조선왕조실록만으로 완성될 수 없고 다양한 야사와 당대의 기록물의 종합된 결과물이죠.

 

사 : 우문이지만 역사는 객관적인가, 주관적인가 하는 질문을 다시 한 번 떠올려봅니다. 역사는 존재했던 과거의 사실과 그 사실을 바라보는 역사가의 시선입니다. 때문에 역사는 객관적 사실과 역사가의 주관적 인식이 종합된 결과물이죠. 역사란 무엇인가를 저술했던 E. H. Carr가 역사를 사실과 역사가의 상호작용이라고 했던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결국에 역사라는 것은 역사적 사실과 그 사실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각에 관한 것입니다.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다는 것이죠. 단지 사실만 기록하고 그 사실에 관한 하나의 시선만 존재한다고 말하는 것은 독선이자 독재입니다. 역사를 바라보는 바람직한 시각은 아닌 거죠. 현 정부가 추진하는 역사교과서의 국정화문제는 바로 이 맥락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 사실에 대해서 어떠한 견해를 받아들이느냐는 개인의 문제입니다. 이러한 개인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표현하고 서로를 건전하게 비판할 수 있는 사회시스템이 우리가 생각하는 민주주의죠.

 

호 : 아따 나는 바쁘게 살다봉께. 역사가 머시고 정치는 머시고간에 관심이 없었는디. 오늘 보니께 선생님들은 참 말씀도 잘하시네. 가방끈 짧은 내가 봐도 국사교과서를 국가가 마음대로 만들어서 애덜 가르치는 것은 문제가 있제. 아야 아그들 느그들은 생각하지 말고 우리가 갈쳐준대로 외우고 시험이나 봐. 머 이런 거 아닐랑가 모르것네. 헤헤헤....우리 새끼들도 자기 스스로 생각허고 얘기할 수 있어야 좋은 사회가 아닌가? 고것이 풍납동 아빠가 말씀허는 민주주의가 맞것제?

 

사 : 우리 사장님 식견이 대단하신데요. 술만 드시고 돈만 많이 버시는 줄 알았더니만 사회를 바라보는 눈이 예리한신대요...

 

대 : 사장님, 멋지신데요. 사실 경제가 힘들고 사는 게 힘들어지면 사람들은 이념이니 정치니 교육정책이니 하는 것들은 먼 나라의 얘기처럼 들리잖아요. 조금 힘들어도 우리 문제니까 너나할 것 없이 관심을 갖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그 : 맞습니다. 주변에서 벌어지는 소소한 얘깃거리나 거창하게 얘기할 수 있는 문제들도 결국은 나랑 연결되어 있죠. 문제가 있음에도 무시하고 무관심하게 지나쳐버리면 뒤통수 맞는 것은 시간문제입니다.

 

 

바람직한 역사기록은 무엇인가? 올바른 역사기록은 가능한가? 올바르고 균형 잡힌 역사교과서가 가능한가?


 

 

사 : 여러분들의 말씀에 의하면 역사는 사실과 역사연구자의 해석이라고 생각됩니다. 다양한 해석과 견해가 가능하겠지만 결국에는 다수의 사람들이 공감하는 소위 통설적 견해를 바탕으로 역사는 기록될 것입니다. 그렇다면 바람직한 역사기록은 무엇일까요? 현 정부가 추진하는 올바르고 균형 잡힌 역사교과서가 가능할까요?

 

그 : 바람직한 역사기록이란 것은 역사란 무엇인가라는 개념적 정의에서 나온다고 봅니다. 바람직하다는 뜻은 결국 바랄만한 가치의 문제이고 판단의 문제입니다. 바람직한 역사기록은 다양한 견해 속에서 따르고 수긍할만한 가치가 있다는 의미로 볼 수 있습니다. 저 개인적으로 바람직한 역사는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 그 사실을 바라봄에 있어 그럴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공감하는 것이라고 봅니다. 현 정부가 추진하는 균형 잡힌 역사가 가능한가의 문제는 바람직한 역사기술이 가능한가와는 차원이 다른 문제입니다. 균형을 잡는다는 것은 중립적이고 객관적인 것과는 다릅니다. 결국 시소가 추구하는 무게중심을 잡는 물리적 논리에서 나오는 정의라고 할 수 있죠. 다시 말해서 균형을 잡는다는 것은 무게중심을 맞추기 위해서 손을 보겠다는 의도가 담겨있는 것입니다. 내가 원하는 무게중심. 특히 대통령이 원하는 균형. 이게 핵심이 아닐까요?

 

대 : 그냥 아빠님 말씀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다수가 동의하지 않고 외면하는 역사적 해석을 기록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물론 다수가 옳지 않고 소수가 옳은 견해를 가질 수도 있습니다. 가치판단의 문제에 있어 옳고 그름의 문제와 다름과 차이의 구분에 관한 문제는 단순하면서도 어렵습니다. 문제는 역사적 사실의 진실성 여부와 그 사실을 바라보는 시각의 차이에 따른 해석은 서로 다르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6.25 한국전쟁과 대한민국 정부수립연도에 대한 논쟁 같은 경우 진실 여부와 관계없이 시각 차이에 따라 전혀 다른 해석을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올바른 역사기록이 가능한가의 문제는 먼저 올바른 것이 무엇인가 하는 것부터 생각해봐야 합니다. 올바르다는 것은 말이나 생각이 이치나 규범에서 벗어나지 않고 옳고 바르다는 뜻입니다. 그렇다면, 올바른 역사기록이란 것은 역사적 해석과 기술이 이치나 규범에서 벗어나지 않아야 하는데, 그러한 이치나 규범이 존재할 수 있는가가 문제가 됩니다. 과연 역사라는 그 자체를 이건 옳고 저건 그르다는 식으로 말할 수 있는 규범이 존재할 수 있을까요? 현 정부의 역사교과서 국정화 논의의 핵심은 이러한 규범이나 이치를 자신들이 만들 수 있다고 하는 오만에서 나오지 않았을까요? 존재하지도 않은 용의 머리와 여의주를 보았다고 하는 것과 무엇이 다를까요? 제가 너무 과장했나요? 허허허.

 

호 : 저는 쪼금 어렵기는 한디, 쉽게 얘기하자면 많은 사람들이 이해하고 고개를 끄덕일 수 있으면 일단 바람직한 것이라고 볼 수 있것네요. 지금 거시기(바람직) 한 것도 나중에 바뀔 수도 있지 않나요? 글고, 머가 옳고 틀리고하는 문제는 누군가 이것이 정답이여 하는 식으로 답을 정해놔야 될 것 아니여. 그라닝께, 지금 정부는 그런 자때를 즈그들이 정해서 역사책을 새로 만들겠다는 것 아닌가요. 결론적으로는 올바른 교과서를 만들수는 없다는 얘기 아닌가요?

 

사 : 사장님은 짧게 말씀하시지만 한마디 한마디가 정곡을 찌르시는데요. 평소 신문도 많이 보시고 하시죠?

호 : 그러지라. 가게 문열기 전이나 손님 없을 때에는 신문허고 TV 달고 살제. 헤헤헤. 뉴스는 외우다시피 한당께.

 

사 : 제 생각도 그냥아빠님이나 대치동아빠님과 동일합니다. 역사를 올바르게 인식하고 기록하자는 것은 일종의 형용의 모순입니다. 일종의 말장난에 불과합니다. 올바르다는 것이 만약 도덕적 의미라면 규범적 기준을 정할 수가 있겠죠. 하지만 다양한 해석과 견해가 가능한 분야에서 무엇이 올바른가 하는 것은 기준을 정해서는 안되는 것이죠. 균형 잡힌 역사교과서를 만든다는 것이 현재까지의 역사교과서가 치우쳐 있다는 것인데 무엇이 치우친 것인지에 대해서도 정부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균형을 잡으려면 시소와 같은 무게중심을 갖는 기준점이 있어야 하는데, 그 기준점을 어느 한 개인이나 집단이 정한다는 것인데 그게 가능한 일입니까? 오히려 균형을 잡으려면 물리적 시도를 하지 말고 현재의 다수 견해에 대해 나름대로의 소수견해를 피력하고 서로가 논쟁이 될 수 있게 하는 게 최선이 아닐까 싶은데요? 소수견해가 언제든지 다수견해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민주화된 사회의 장점이죠. 특히 역사적 견해나 평가도 연구자나 시대적 상황에 따라서 달리 볼 수 있기 때문에 특정한 의견으로 국정화를 시도하지 말고 그냥 의견제시만 하라는 거죠. 일단 여기까지 정리하고 다음으로 넘어가시죠?

 

때마침 술집에 손님이 뜸해 사장님이 옥수수 튀밥과 땅콩을 서비스로 내왔고, 맥주 넉 잔이 새로이 모습을 나타냈다. 사장님은 카운터를 부인에게 맡기고 아예 여유롭게 자리를 잡았다. 여느 논객처럼 비장한 모습이다.^^

 

 

대통령과 정부는 국민통합과 국민경제가 어려움을 이유로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주장하고 있다.


 

사 : 현재 대통령은 미국을 방문 중입니다. 방문 전에 이례적으로 수석비서관 회의를 개최하여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대한 당부를 하였다고 합니다. 이 문제가 그렇게 중요한 문제인지 모르겠지만, 어찌되었건 대통령이 주무장관인 교육부장관에게는 어떤 식으로든지 지침을 내려 주었겠죠? 대통령이 국민통합과 국민경제를 이유로 역사교과서 국정화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하는데 여러분들의 생각은 어떠십니까?

 

대 : 제가 찍은 우리 대통령님은 유난히 유체이탈화법을 많이 사용하셔서 그 의도를 모르겠습니다. 서로 구색이 맞지 않는 것들을 그럴듯하게 말로 표현하는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역사교과서 국정화와 국민통합이 무슨 관계가 있는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그렇게 말하는 당사자도 모르기는 마찬가지일겁니다. 하하하.

 

그 : 또 국민경제가 어려운 것과 역사교과서 국정화 문제는 무슨 관계인지 영 어색합니다. 무슨 관계를 맺었는지 좀 속 시원하게 말해줬으면 하는데, 이것도 해석이 필요한 건 아닌가요? 아마도 현재의 역사교과서가 한쪽에 치우친 감이 있어서 이것을 바로잡아서 기존의 불균형에 분노한 이들에게 평화를 주자 이거 아닐까요? 그래서 통합이 이루진다면 좋을 텐데. 현재 대한민국이 국론이 분열되어 있나요? 아무튼 이해하기 힘든 이유입니다.

호 : 유체이탈화법이란 것이 아몰랑 그거 아닝게비여! 무식한 생각에 말이 앞뒤가 맞을라면 뜻이 통해야할 것 아니여. 근디 국사교과서를 국가에서 만들믄 그동안 갈라진 놈들이 갑자기 국민대통합이 이루어져서 서로 얼싸안을 수 있고, 가뜩이나 안 좋은 경제상황이 느닷없이 좋아진다는 얘긴가! 그 문제라믄 나는 무조건 찬성해야제. 장사가 잘된다는디!!

 

사 : 국내 일간지 어느 지면에서도 여기에 대한 해석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것을 보면 국민통합과 역사교과서 국정화의 상관성이 규명하기 어려운 것은 분명합니다. 말하기 좋아하는 분들이라 느낌만 오면 이런저런 말씀들을 많이들 풀어놨을 텐데, 우리 대통령만 생각하는 특별한 관계가 있는지 이번 방미 기간 중에 그 해답을 가져올 수 있을까 모르겠습니다. 생각 없이 들어보면 좋은 말씀이 나열되어 있어서 모양새는 괜찮기는 합니다. 이것 또한 일종의 형용의 모순 아닐까요? 한잔하시죠?

 

 

 

바람직한 역사교육은 어떻게 이루어져야 하는가? 무엇을 가르치고 무엇을 배워야 하는가?


 

사 : 역사교과서의 국정화는 역사 자체의 문제이기도 하거니와 역사교육의 문제입니다. 역사교육은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뿐만 아니라 우리의 아이들을 포함한 후세대들에게 중요한 문제입니다. 그렇다면 역사교육은 어떻게 이루어지는 것이 바람직하고, 무엇을 가르치고 무엇을 배워야 할까요?

 

대 : 역사는 자기의 뿌리를 아는 것에 그치지 않습니다. 역사라는 것이 현재와 과거의 부단한 대화라면 먼 과거세대와 우리, 그리고 우리와 미래세대를 연결시켜주는 중요한 고리입니다. 문제는 이 고리를 특정 세대가 자기만의 독특한 시각으로 잘못 편집하게 되면 후세대에서는 이러한 사실도 진실로 받아들이게 됩니다. 일본의 현세대가 반세기 이전의 자신 선조들의 침략사를 반성 없이 받아들이는 것도 왜곡된 역사인식의 한 예로 볼 수 있습니다.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구한말이나 해방 전후에 있었던 역사왜곡은 지금도 시정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물론 반성도 없구요. 그런 측면에서 역사교육은 오픈된 공간에서 제대로 평가가 이루어진 결과물이 역사가 되어 후세대들에게 전달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 : 역사교과서 국정화의 치명적인 문제점이 여기에 있습니다. 편향성을 가진 입장에서 국정화가 이루어진다면 그 시각은 단편적일 수밖에 없고 종국에는 역사왜곡이 이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또한 국정화 문제는 편향시정이라는 이유로 또 다른 편향을 낳고 있습니다. 만약 다른 시각을 가진 정권이 집권하게 되면 국정교과서는 그때마다 표지는 물론 주요내용이 바뀔 수 있습니다. 이게 과연 정상일까요? 우리 아이들에게 이런 역사교과서로 교육을 하고 시험을 보게 하는 것이 과연 정당할까요? 저는 아니라고 봅니다. 하나의 역사적 사실도 다양한 해석에 의해 다양한 견해가 존재할 수 있다는 그 민주성을 우리 아이들에게 가르쳐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호 : 크. 갑자기 술맛나네요! 그냥 아빠님 논리도 장난이 아니네요! 저는 개인적으로 남들이 다 손가락질 하는 사람을 찬양하는 역사만 안 맹글어졌으면 좋것는디. 히히히.

 

사 : 역사는 우리가 공유해야할 경험과 지혜의 보고입니다. 우리의 현재를 있게 하고 미래를 존재하게 하는 질문의 창고이기도 하구요. 때문에 특정 이념이나 가치로 함부로 다뤄져서는 안 됩니다. 오픈된 공간에서 제대로 된 논의 없이 이루어진 특정 지침에 의한 역사교과서는 독재의 다른 이름이 아닐까 합니다. 더욱이 이런 교과서를 국정화까지 한다니 한심하기 이를 데 없죠! 국민들에게 대통령이 정한 역사교과서의 답의 이미 정해져 있고 너희들은 그냥 대답만 하면 돼(소위 답·장·너)라고 말하면 안 되는 거죠. 국민을 계몽적 지도적 시각으로 바라보는 것은 교만한 전체주의적 사고입니다. 서로 다르더라도 상대방의 이야기 듣기를 부정하는 반민주적 발상이기도 하교요. 우리 국민은 개조의 대상이 아닌데, 현 정부는 국민을 위한다는 미명하에 자꾸 국민들을 가르치고 의식을 일방적으로 바꾸려하는 것이 보여 안타깝습니다. 현재의 사실뿐만 아니라 역사적 사실에 대해서도 다양한 해석과 의견이 자유롭게 개진될 수 있는 것은 민주주의의 생명입니다. 역사적 사실에 대해 현재의 다수견해가 언제든지 소수견해로 변경될 수 있다는 것은 우리가 바라는 민주주의적 역사관입니다. 이러한 사실을 우리 아이들이 학교에서 깨달을 수 있게 하는 것이 바람직한 역사교육이 아닐까요? 역사적 사실 하나하나보다는 거짓 없는 평가, 열려진 공간에서의 자유로운 논쟁이 가능하다는 것을 아이들이 배울 수 있게 하는 것이 참된 역사교육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늘은 일단 여기까지 말씀을 나누기로 하겠습니다.

 

각자 가방을 들고 씁쓸한 마음을 달래기 위해 쓰디쓴 소주를 마시고자 닭꼬치를 팔고 있는 다른 집으로 자리를 옮겼다. 물론 호프집 사장님은 본인 말에 의하면 사모님과 알바생에게 자리를 맡기고 왔다고 하지만, 사실은 도망에 불과하다는 것을 우리는 안다. 이것 또한 왜곡되어서는 안 되는 것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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