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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onie님의 서재
  • 나의 완벽한 무인도
  • 박해수
  • 15,300원 (10%850)
  • 2025-07-25
  • : 2,098
#서평단 #협찬

관식이가 선장이 되고도 애순이는 부정탈까 배에 오르기를 머뭇거렸지만, 영일호의 선장은 현주언니다. 그런 현주언니를 바다에서 처음 만나 지안은 항구에서 섭국을 먹고 영일호 선원이 되어 가자미 회덮밥을 먹는다. 어린전복에게는 미역을 잘라주고, 섬에 와서 처음 교감한 문어에게는 슬그머니 성게를 나누어 준다.

바다에 무작정 오기 전, 6년간의 회사생활을 통해 지안의 마음은 허물어졌고 숨쉬기도 사람들과 이야기 나누기도 힘들어졌다. 그렇게 위축되었던 지안이 현주언니의 도움을 받아 홀로 섬생활을 하며 쇼스타코비치 왈츠 2번을 듣고 박완서 단편집을 읽는다. 잡초를 뽑고 텃밭을 가꾼다. 전복장아찌, 송어훈제, 무청비빔밥에 만족한다. 바닷물에 배어들어 감정들을 마주하고 암흑 속 바다 속에서 '무섭다'의 반대말이 '여유롭다'임을 깨친다. 처서가 지나 볕을 쬐고 차가워진 물에 놀라 재채기를 하다 뜨거운 차를 마시고 뜨개쟁이가 되어보려 한다. 호된 감기를 앓고 묽은 쌀 죽과 간장에 절인 무를 먹으며 흡족한다. 매일 뜨는 해를 감상하고 걷기를 일 삼는다. 호흡을 고르고 겨울나기 준비를 한다. 통발에 넣어 바닷물에 배추를 절이다 도루묵까지 덤으로 얻어 석쇠구이를 해 먹는다.

자기 손으로 직접 먹거리를 기르고 자연에서 얻어 요리를 하며 지안은 자긍심을 회복한다. 짓이겨져 너덜거리던 마음이 다시 탄탄해진다. 그렇게 삶을 일구고, 물과 바람과 해와 땅에서 불편함끝에 자유가 나를 일으킨다고. 그곳이 꼭 무인도일 필요는 없다고. 여유로움을 갖는다면 두렵지 않다고. 자연의 일부인 나를 스스로 대접할 수 있다면 여기 이곳에서도 나를 회복할 수 있다고 속닥인다. 내 곁의 바람과 빗물과 해와 땅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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