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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onie님의 서재
  • 이웃집 빙허각
  • 채은하
  • 12,420원 (10%690)
  • 2024-11-22
  • : 6,875
"제 아버지 말씀으로는, 여인이 글을 배우면 자기를 낮추는 덕을 모르게 된다고 하던데요. 여인은 그저 음식을 하고, 옷을 짓는 일만 알면 족하다고요."
"그뿐이냐. 부인이 하는 일은 안방 밖을 나가면 안 되고, 남다른 재주를 가졌다고 해도 남들이 보고 듣게 하기보다는 속에 품어 감춰야 한다고 하지." (67쪽)

시대가 요구하는 미덕을 그대로 따라서야 어찌 진보할 수 있을까? 자기를 낮춘다는 덕이 어찌 유독 여자들에게만 요구되었을까? 여자들을 집안에서 종부리듯 한 것을 두고 미덕이라 말 할 수는 없지만 말이다. 무릇, 당연히, 마땅히 그래야만 하는 건 없다. 사회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교육받은 할아버지들 보다 본인만의 노하우와 삶의 지혜를 갖춘 학교 못 다닌 할머니들이 더욱 대단해 보이는 건 왜일까?
만두를 빚고 염색을 하는 손재주가 더딘 덕주는 언문으로 생각을 정리하며 글을 간결하게 쓰는 재주가 있었으니.. 아버지의 바람대로 살림을 하는 법은 아니지만 다행히 손에 묻은 먹물덕분에 이웃짓 빙허각 이씨 눈에 띤다. 덕주는 재미난 이야기속 여장군처럼 남장이 아닌 여자로써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어떻게 살아야 할지 알아가게 된다. 빙허각은 <규합총서: 한글로 쓴 생활백과사전>을 지은 이씨가 12살에 직접 지은 호로 기댈 빙에, 허공 허, 집 각으로 허공에 기댄다, 즉 아무 데도 기대지 않는다 는 뜻을 지닌다.
조선에 이런 멋진 여성실학자가 있었다는 걸 <이웃집 빙허각>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다. 한글의 역할과 사실에 토대를 두어 진실을 탐구하는 실사구시의 정신이 여성실학자를 통해 잘 구현되고 덕주와 윤보를 통해 성평등에 대한 생각까지 아우른 역사동화이다. 초등5학년~중학생들에게 읽기를 권하고 싶다.

** 서평단 이벤트에 당첨되어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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