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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onie님의 서재
  • 왜왜왜 동아리
  • 진형민
  • 12,420원 (10%690)
  • 2024-10-18
  • : 5,868
진형민 작가의 신작이 나왔다. 좋아하는 작가의 책이기에 가제본 서평단에 신청을 했고 책이 내 손에 들어왔다. 기후위기 라는 무거운 주제를 어떻게 풀어냈으려나? 책은 록희의 아빠가 어떻게 시장이 될 수 있었는지로 시작된다. 그리고 록희의 학교 이야기를 통해 점점 록희와 수찬이 기주, 진모 왜왜왜 동아리 맴버들과 친해지게 된다.

처음 록희가 동아리를 만든 이유는 그냥 혼자 놀기 위해서였다. 동아리 이름도 동아리 시간에 혼자 놀면 왜 안 돼? 그런 규칙을 왜 전부 선생님이 정해? 우리한테 물어보지도 않고 왜 마음대로 정하냐고! 투덜대다가 문득 떠오른 이름이었다. '왜? 왜? 왜? 하다가 동아리 시간 끝날 때까지만 혼자 대충 파헤치면 된다고 생각해, 궁굼한 것을 끝까지 파헤친다고 포스터를 만들었을 뿐이다.
동아리에 산불로 타버린 마을에 살던 기주가 강아지 다정이를 찾기 위해 들어왔고, 그렇게 시작된 동아리는 진모의 누나 진경이의 머릿속을 파헤치면서 그 어떤 동아리보다 적극적인 활동을 하며 아이들이 살아나갈 미래를 위해 긴 안목으로 위기에 빠진 지구를 구하기 위해 애쓴다. 그 기나긴 싸움은 무책임한 어른들을 대표하는 시장이 된 록희 아빠와 왜왜왜 동아리를 만든 록희의 대결로 이어진다. 그 과정이 억지스럽지 않고, 자연스런 공감을 일으킨다. 마지막 아이들이 재판장으로 가는 장면에서는 나도 동아리 아이들과 함께 눈물이 나려고 했다.
이런 아이들을 칭찬하는 선생님도, 꾸중하는 선생님도 없었던 역시나 어른들은 이것저것 따지는 게 많아서 용감해지기가 어려웠다는 설명은 어른인 나를 부끄럽게 만들었다. 당장 석탄 발전소를 멈춘다고 지구 온난화를 막을 수 없다는 록희아빠의 변명은 기후위기에 대해 안일한 우리의 말들이기도 하다. 나 하나 바뀐다고 세상이 바뀔 수 없다고 생각하며 더 이상 미루지 말자는 경고이기도 했다.

"내일 날씨는 그렇게 궁금해하면서 10년 뒤 날씨에 대해서는 아무도 걱정하지 않아요. 10년 금방인데, 자기들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하나 봐요. 진짜 웃기지 않아요?" 기주의 이야기는 방송에서 한마디도 나오지 않고 시청자들이 불편해하지 않을 장면만을 편집해 보여주었다고 한다. 우리는 지금껏 편집된 반쪽 짜리 진실로 세상을 바라보다 온전한 4계절을 더이상 누리지 못할 처지에 몰렸다. 봄 가을은 해가 갈수록 짧아지고 있고 이런 청명한 가을 하늘을 며칠이나 누릴 수 있을지 모두 걱정이다.

책은 실제 있었던 2023년 8월 14일 청소년 16명이 주 정부를 상대로 '깨끗한 환경에서 살 권리를 침해했다'라며 낸 소송에서 승리한 판결문인 세상을 뒤집은 승리 영상을 보면서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아이들의 승리를 기뻐하며 재판가는 길을 어린이날 축제 분위기로 승화시키고 기주가 찾던 강아지 다정이를 찾는 것으로 마무리 되면서, 인류가 함께 연대해 우리 지구 플래닛 아쿠아를 파랗게 지켜낼 것임을 암시한다.

몬태나주 청소년들이 주정부기후소송을 승리로 이끌었던 것처럼 실제 미래를 살아가야 하는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내고 행동할 수 있는 디딤돌 역할을 할 수 있을 것 같은 <왜왜왜 동아리>를 부디 많은 아이들과 청소년 어른들이 읽고~ 지금껏 봄 가을을 담보로 자행하던 짓을 우리 모두 멈출 수 있게 되길 바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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