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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보드레
  • 에이징 솔로
  • 김희경
  • 15,120원 (10%840)
  • 2023-03-22
  • : 3,730

❝이상한 정상가족 저자 김희경이 던지는 다음 화두!

1인 가구 시대, 4050 비혼 여성의 나이 듦을 탐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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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혼으로 사는 사람도, 결혼한 사람도 모두 읽어보아야 할 책, 『에이징 솔로』


  솔로는 혼자 살지 않는다. 김희경 작가의 이 말을 듣자마자 지금껏 살아오며 품어왔던 '홀로'에 대한 생각이 정리되는 기분이었다. 가족을 이루고 살아가는 사람조차도 홀로되는 순간이 존재한다. 함께 살면서도 어느 순간 홀로됨을 느끼고, 어느 순간, 혹은 언젠가 사람은 혼자로 남을 수밖에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것은 '함께 살아가는', '사회를 구성하며 살아가는' 인간이라는 동물 특성상 반드시 하게 될 수밖에 없는 생각이다. 평소 함께 살아가고 있는 만큼, 어딘가에 구성되어 있다고 느끼는 만큼 '혼자라고 느끼는 순간'은 이따금 지독하게 외로워진다. 그래서 인간은 혼자되기를 두려워하곤 한다. 나만 해도 아주 어릴 적에는 무엇이든 같이할 사람이 있길 바랐다. 지금 가족을 이루고 살아가고 있으니 미래에도 그럴 것이라고, 막연하게 생각했던 적이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김희경 작가가 말했듯 '솔로는 혼자 살지 않는다'. 솔로라고 해서, 혹은 혼자 거주한다 해서 그것이 인간으로서의 삶에서 내가 고립됨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에이징 솔로』에 등장하는 많은 솔로들이 친구와, 이웃과 어울려 산다. 그들은 솔로지만 함께할 사람이 분명 존재한다. 그러니 사회적 통념 속에 구조화된 가족이라는 이름에 얽매이지 않아도 괜찮다. 이 책은 홀로와 어울림이 반대의 개념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려 준다. '솔로'지만 '함께'사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주며 어떤 방식으로 '함께' 살아가도 괜찮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저도 그렇고 혼자 사는 주변 친구들을 봐도 신념이 강한 비혼주의자는 없어요. 결혼을 일부러 하지 않은 건 아니지만 사람을 만날 때 실질적인 계산을 하게 되더라고요. 둘이 함께 사는 삶을 선택하면 내 인생이 더 나아지나 따져보게 되는데, 그럴 가능성이 작다고 생각하면 선택하지 않았어요. 회사 다니면서 공부를 병행하는 제 인생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결혼이 우선순위에서 밀려난 거죠. 스스로 안전하다고 느낄 만큼 자본을 축적하는 게 제 인생의 선결 요건이에요." _44쪽


  나도 성인이 되고 나서는 계속 이렇게 생각해왔다. 결혼이라는 제도적 굴레에 얽매이기보다는 먼저 나의 꿈을 이루고, 나 자신이 오래 편안히 살아갈 수 있는 경제적 기반을 다지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따금 들려오는, '결혼해서 가정을 꾸리고 아이를 낳는 것이 사회에 보탬이 된다, 그래서 꼭 결혼하여 가정을 이루어야만 한다'고 말하는 어른들의 말씀이 지독히도 싫었다.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은 다양하며, 그것은 개인의 성향이나 가치관, 그리고 각자가 보유한 능력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그러므로 누구에게도 '무엇이 괜찮다'고 단정지을 수 있는 권리는 없다.


  '싱글리즘'이라는 단어가 있다. 사회심리학자 벨라 드파울루가 처음 사용한 말인데, 사전적 정의는 "결혼이 비혼보다 이상적이라고 생각하고 비혼자에게 편견을 갖는 것"을 뜻한다. / 벨라 드파울루는 결혼한 부부에게 우위를 두고 혼자 사는 사람을 낮추어 보는 싱글리즘이 단지 태도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사회의 법률, 제도 등 모든 구조에 스며들어 있어서 일상에서 차별을 겪어본 적이 없다고 말하는 싱글들도 피해 갈 수 없다"라고 지적했다. _271쪽


  이미 알고 있는 것이라 자부하지만 평소에는 쉽게 인식하고 떠올리지 못하는 것이 있다. 수없이 경험했지만 그것이 이미 일상 속에 침투하여 자각하지 못하는 사실이 존재한다. 내게 '싱글리즘'이 그런 존재였다. 수많은 상황에서 사회는 우리에게 '가족'을 요구한다. 사회는 아직도, 법적으로 가족을 이루고 아이를 낳아 키우는 것이 사회적 표준이고, 이 표준을 따라야만 행복에 도달할 수 있다는 구시대적 관념에 얽매여 돌아간다. 하지만 그렇다면, 세상의 '솔로'들은 행복하지 않고, 괜찮지 않은 것인가? 그렇지 않다. 

  병원에서 싱글에게 보호자로서 법적 가족의 동행을 요구한다면? 건강보험이 커플보다 싱글에게 더 비싸다면? 결혼한 사람만 배우자나 가족을 돌보기 위해 일터에서 휴가를 쓸 수 있고, 싱글은 가까운 친구나 형제자매를 돌보기 위한 휴가를 쓸 수 없다면? _271~272쪽

  제도 속에는 싱글리즘에 기반한 차별이 여전히 만연하다. 그러니 사회도 변화할 필요가 있다. 비혼도 괜찮다는 것을 아는 우리가 모이고 움직이며 사회를 바꾸어나갈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두가, 솔로든 커플이든 우리가 어떤 방식으로 누구와 '함께'하든 '괜찮다'고 여길 수 있도록. 모두가 이 세계에서 마음을 놓을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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୨୧ 동아시아 서포터즈 7기 활동을 위해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았습니다. 리뷰는 개인의 주관적 시각에서 쓰였습니다. ୨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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