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에서는 이를 ‘저항‘이라고 말합니다. 저항은 나아질수 있다는 희망이 있을 때도 자꾸 그 치유를 미루는 마음입니다. 저 사람의 말을 따르면 분명 나아질 수 있는데도, 자존심을 내세우거나 의심을 버리지 못하면서 치유의 길을 회피합니다. 심리상담 약속이 있는데 일부러 늦는 사람이 있습니다. 상담을 시작하면 자기 그림자를 진짜로 대면해야 하므로 그고통을 자신도 모르게 피하거나 미루는 것이지요. 상담하면 상처를 얘기해야 하고, 기억을 고백해야 하고, 그렇게 해서 만나는 자신의 그림자가 두려운 것입니다. 지금 싱클레어도 그런
‘저항‘의 상태입니다. 그림자와의 대면, 나의 가장 나약한 모습을 스스로 깨닫게 되는 것이 두려워서 데미안의 도움을 피합니다. 데미안은 진심으로 싱클레어의 아픔을 이해해 줄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싱클레어는 데미안이라는 좋은 친구를 만나고도 그 사람에게 자신의 상처를 드러내지 않습니다.
데미안은 타인의 진심을 읽어내는 재능이 있습니다. 데미안은 사람들이 아무리 ‘에고‘와 ‘페르소나‘로 중무장을 해도,
반드시 그 안에서 ‘셀프‘를 읽어내는 사람입니다. 말을 통해서만 그 사람의 마음을 알 수 있는 건 아니지요. 눈빛이나 몸짓,
심지어 후각, 촉각 등 수많은 자극을 통해서도 그 사람이 무언가를 표현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P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