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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링노트님의 서재
  • 내가 하려는 말은
  • 낸시 풀다
  • 9,000원 (10%500)
  • 2025-09-25
  • : 420
사계절 출판사의 '독고독락' 시리즈 이번 신간에는 두 편의 이야기가 실려있어요. 첫 번째 단편 <움직임>은 춤과 숫자, 기억력에 재능이 있는 반면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있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지고 있는 한나의 이야기예요.

'시간적 자폐'라는 말처럼 말을 하려면 마음속에서 단어들을 모아 내뱉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지요. 그런 한나가 거리에서 거대한 파리지옥 꽃을 보며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 봐요.

남들과 다른 점을 '정상화'하기 위해 고쳐주고 싶은 부모와 자신이 아닌 '무엇'이 되라는 어떤 노력도 강요하지 않고 한나를 편안하게 대해주는 성당의 신부님과 오빠를 보며 정체성과 나다움, 인간의 본질, 소통의 방법에 대해 깊이 탐구할 수 있었어요.

인간은 고정된 존재가 아닌, 날마다 변화하고 진화되는 존재라는 것을 알고 있는 한나가 감각적으로 훨씬 풍부하게 세상을 느끼고 살아가고 있다고 저는 느꼈어요. 단지 그것을 밖으로 드러내는 것에 어려움이 있을 뿐이었지요. 그래서 더욱 한나를 응원하고 위로와 용기를 얻게 된 건지도 모르겠네요.

두 번째 단편 <다시, 기억>에서도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는 남편 엘리엇의 곁에서 그의 마음과 존재 자체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아내 그레이스를 통해 잔잔한 감동을 느꼈어요.
기억을 상실하고, 회복해 나가는 두 인물을 통해 나답게 살아가는 것은 무엇인지, 내면의 목소리에 좀 더 귀 기울여 봐야겠다고 생각했네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서 직접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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