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세계의 리얼리티란 이런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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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원, 영상번역가, 학원 강사, 헤드헌터 일을 했었던 정아은 작가는 공모전에 출품한지 6년 만에, 2013년 <모던 하트>라는 장편소설로 한겨레문학상을 수상하며 작가로 데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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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상을 수상한 '작가'가 되기만 하면 명성과 수입, 영예를 누리며 살 거라고.. 일정 간격으로 좋은 작품은 뿅뿅뿅 나옴과 동시에 자신이 '간택'한 출판사에 출간하여 상당한 판매 부수를 자랑하는 화려한 작가의 삶이 기다리고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채 한 달도 되지 않아 환상이 깨져버렸다고 고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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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시상식이 끝나고 초고를 보낸 후 숱한 거절 메일들을 받으며 멘붕에 빠졌던 날들과 서평, 에세이, 논픽션, 칼럼, 소설을 쓰면서 진짜 작가의 '핵심 정체성'을 깨달아 가는 쓰는 사람의 여정,,, 작가와 기자, 동료작가, 편집자(가장 중요한⭐️), 혹평러를 포함한 독자와의 관계에 대한 소회들이 진솔하게 담겨있어서 인상깊었는데, 기대했던 작법에 관한 이야기들도 경험을 바탕으로 한 현실적인 조언들이라 더욱 와닿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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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높은 자존감의 사랑법>을 읽고 호감을 느꼈었다면, 이 책을 읽고는 작가님께 스며들었다고 표현하면 맞는 표현일까, 싶을 정도로 퐁당 빠지게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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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를 잘하는 유일하고 치명적인 방법으로 '글쓰기는 양이다!' 많이 써야한다고 강조하고 있는데, 이때 잘 쓰겠다는 욕심일랑 잊어버리고, 무한정 쓰기의 파도에 휩쓸려 문장과 자신을 제외한 세상 모든 것이 '진공 상태'에 들어갔을 때 비로소 나오는 산출물이 '잘 쓴 글'이 된다고 한다. (그런 혁명을 나도 꿈꿀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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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를 막 시작하는 단계에서는 <좋은 생각>이나 <월간 민들레> 같은 잡지에 생활글을 기고하는 것이 글을 계속, '많이' 쓰고 싶게 하는 기폭제 역할을 해주고, <오마이뉴스> 같은 매체에 기사(서평 글 같은)를 보내보는 것을 추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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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언제나 글을 쓰고 싶어하는 인간이었다. 출판이 되든
되지 않든, 베스트셀러가 되든 되지 않든, 사회적 인정을 받든 못 받든, 나는 감각하고 경험한 모든 것을 부지런히 글로 옮기도록 코딩된 그런 생물이었다. p.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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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움이란 결국 나와 타인 간의 간극을 인식하고 소화하는 과정이고, 내 글을 좋아하지 않는 이들은 세상에서 나와 가장 '다른' 사람들이다. p.2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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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상 존재했던 그 어느 시대보다 더 정교하고 치밀해진 자본주의 체제를 살아가는 우리는 어쩌면 모두 '거절'을 핵심 정체성으로 삼으며 살아가고 있을지도 모른다. 어떤 포장을 둘렀느냐의 차이가 있을 뿐,,, p.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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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소설 <잠실동 사람들>, <맨얼굴의 사랑>, <그 남자의 집으로 들어갔다>, <어느 날 몸 밖으로 나간 여자는>, 에세이 <엄마의 독서>, <높은 자존감의 사랑법>, 논픽션 <전두환의 마지막 33년>, 그 밖의 칼럼과 강연으로 활발한 작가생활을 해오고 계시던, 겉으로 보이는 모습 이면에 상처받을까봐 두려워 상담가라는 다른 직업을 꿈꾸고 대학원 원서를 접수하려고 했던 고백들이 특히 인상깊었다. 결국은 그 사건이 무의식 깊은 곳의 외침으로부터 글쓰기를 '운명'으로 받아들이게 되는 각성의 순간이었기에 읽으면서 나도 모르게 울컥했다. 🥹
한 권, 한 권의 책이 나오게 되는 과정, 자신과의 싸움들이 정직하게 담겨 있어서 좋았다. 글쓰기에 관해 배움을 주는 많은 책들이 있지만, 작가의 삶을 있는 그대로 가감없이 드러내며 알려주는 책을 만나기란 쉽지 않는데, 이 책을 읽어보게 된 것은 행운이고, 기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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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단으로 도서를 제공받고,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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