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 세상이다.
집에 있는 여중생(아직 입학을 하지 않았으니, 단지 초등학교 졸업생)을
납치해 세 차례나 성폭행을 하고 네 번째 시도 중 반항이 거세자 목을 졸라 살해했단다.
이것이 요즘 보지 않으려 해도 보게 되는 '김길태 사건'의 내용이다.
이 뉴스를 보면서 나는 이 책 <너 아니면 나>를 떠올렸다.
성폭행 뒤에 살아난 사람은 말 그대로 '생존자'다.
사고 뒤에, 마치 구차한 목숨을 구하려고 반항도 하지 않고 그런 '욕'을
스스로 받아들인 양, 죄의식 속에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저자는 말한다.
"당신은 살해의 위험 속에서 살아난 아주 대단한 사람이라고!"
많은 성폭력 피해자들이, 아니 모든 성폭력 피해자가 아주 위협적인 폭행을
함께 당했다라는 것은 짐작만으로도 알 수 있는 일이다.
얼마나 위험한 순간이었는가?
인간은 정말 위험한 순간에 처하면 그 두려움을 잊게 하는 호르몬이 분비된다고 한다.
그래서 일단 위험에, 폭행에 처해지면 빠져나오기는 쉽지 않은 것이다.
그러니 우리는 생존자들의 용기에 박수를 보내지 않을 수 없다.
지금도 일 초, 일 초에 몇 건의 성폭력이 발생하고 있는지 모른다.
나는 어니더라도, 내 친구일 수도 있다.
이 불편한 사실을 계속되는 뉴스 앞에서 그만 외면하려 하지는 말아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