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서재

낮달님의 서재
  • 너로구나! 꽃 아이
  • 정순진
  • 13,500원 (10%750)
  • 2025-07-01
  • : 426
서평 | 『너로구나! 꽃 아이』 — 꽃 숨으로 이어진 생명의 서사

『너로구나! 꽃 아이』는 삶의 시작과 끝, 그리고 그 사이를 연결하는 사랑과 기억을 꽃과 숨이라는 상징을 통해 정교하게 풀어낸 그림책이다. 태몽 속 꽃들 사이에서 눈을 반짝이며 웃던 아기의 탄생, 그리고 그 아기를 처음 품에 안는 할머니의 벅찬 감격은 책의 첫 장부터 따뜻한 기운을 전한다. “우리 꽃 아이”라는 할머니의 말처럼, 주인공은 단순한 생명이 아니라 사랑과 기다림, 축복으로 피어난 존재다.

작품의 중심에는 '꽃 숨'이라는 아름다운 표현이 자리한다. 할머니는 겨울을 이겨낸 꽃들에게 아이에게 숨을 나누어 달라고 기도하고, 아이는 다시 눈 쌓인 겨울날 소나무에게 할머니의 숨을 부탁한다. 이처럼 ‘꽃 숨’은 단순한 자연의 생명력이 아니라, 세대를 이어 주는 감정의 숨결이자 영혼의 교류로 작용한다.

이야기는 어느 날 할머니가 구급차에 실려 시골집을 떠나며 전환점을 맞는다. 이후 아이의 간절한 기도, 봄이 다시 찾아오고 활짝 핀 꽃들 속에서 들리는 “할머니 오셨다!”는 외침은 현실과 상상을 교차시키며 독자에게 깊은 여운을 남긴다. 진짜로 할머니가 살아 돌아온 것인지, 아이의 상상인지 분명하지 않기에 오히려 이 이야기는 더 많은 상상력과 감정을 자극한다.

『너로구나! 꽃 아이』는 어린이 독자에게는 사랑과 상실, 그리고 희망을 자연스럽게 경험하게 하고, 성인 독자에게는 삶과 죽음, 세대 간의 사랑을 되돌아보게 하는 울림 깊은 작품이다. 말보다 마음으로 전해지는 이 책은, 꽃 한 송이와 숨결 하나에도 생명의 고귀함이 담겨 있다는 사실을 조용히 일깨워 준다.

읽고 난 뒤, 한 송이 꽃 앞에서 잠시 멈춰 서고 싶게 만드는, 그야말로 ‘숨 쉬는 동화’다.

  • 댓글쓰기
  • 좋아요
  • 공유하기
  • 찜하기
로그인 l PC버전 l 전체 메뉴 l 나의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