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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통해 오늘을 읽고, 내일을 준비한다
  • 대통령의 요리사
  • 천상현
  • 15,300원 (10%850)
  • 2023-12-06
  • : 502

맛집 탐방을 좋아한다. 어디 여행을 가도 맛집을 먼저 찾는 편이고, 그 지역에서 꼭 먹어야 할 음식 등을 알아보는 편이다. 미각도 나쁜편은 아니라서 내가 추천한 식당을 데이트 코스로 삼은 친구도 있었고, 가족이 올라오면 데리고 간 친구도 있었다. 

나 역시 가난한 대학생 시절에는 아끼고 아껴서 가끔 맛집을 찾아다녔고, 직장인이 되고 나서는 전보다 금전적으로는 여유가 있지만 또 시간이 없어서 오히려 맛집을 많이 못 가는 것 같다. 

대통령의 요리사가 해주는 그 맛은 어떨까, 문득 궁금했다. 잘 차려진 한 상으로 보기만 해도 행복할까? 매일 코스요리처럼 먹다가 뚱뚱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가 하는 음식점도 꼭 한 번 가보리라. 

 

저자는 토목공학을 전공한 공학도였다. 전공에 흥미를 붙이지 못하고, 이 일, 저 일을 전전하다 호텔신라 중식당에서 일하게 된다. 4년 정도 지났을 무렵 유난히 중식을 좋아한 김대중 대통령시기 청와대로 들어갈 요리팀에 선정된다.

저자는 그런 김대중 대통령, 주방에 불쑥 들어와 "맛있게 잘 먹었다"고 인사를 건네던 노무현 대통령, 행사장에서 성악곡을 부른 요리사에게 술 한 잔 권한 이명박 대통령, 주방에 들어와 요리사와 함께 음식을 만든 김윤옥 요사, 노무현 대통령 퇴임 후 봉하마을로 요리사를 포함한 직원 30여 명을 초대한 권양숙여사, 임기를 채우지 못한 채 청와대를 떠나는 날, 직원들에게 일일이 감사의 인사를 건넨 박근혜 대통령, 점심은 늘 관저식당이 아닌 집무실이 위치한 여민관에서 한 문재인 대통령까지 5명의 대통령과 20년의 세월을 청와대에서 보냈다. 



 

이 책의 장점은 대통령들의 매스컴에 잘 소개되지 않은 에피소드를 통해 대통령의 일상적인 면모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소소한 이야기로 그 시절 그 시기, 대통령은 이랬는데 나는 어땠을까 하는 추억을 떠올려보게 된다. 

 

저자는 호텔신라의 도리라는 중식당에서 주방기구를 닦다가 면판에서 면을 뽑는 일을 하게 된다. 면판 기계에 손이 빨려 들어가 손가락을 다치기도 하지만 다시 복귀해서 요리를 배운다.

전표와 불판에서 요리를 제대로 배우고 있던 차에 청와대 요리사로 들어가게 된다. 

 

김대중 대통령은 대식가였는데 한식을 많이 남기고 했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부터 좋아하던 중식을 늘리게 됐고 저자는 처음으로 양장피와 계란탕을 올렸고 말끔히 비운 그릇을 받게 된다. 그렇게 김대중 대통령과의 중식 인연이 시작됐고 불도장을 보양식으로 즐긴 김대중 대통령에게 이후 퇴임하고도 대접하게 된다. 

김대중 대통령은 연세에 비해 대식가였는데, 음식의 스펙트럼은 그리 넓지 않았다고 한다. 

흑산도 홍어, 세발낙지, 쏘가리 매운탕 등을 좋아했다고 한다. 

나주배나 완도돌김이 예전보다 맛이 못하다는 말, 사실 어른들의 단골 어투이기는 한데 대통령에게 공수되는 식재료인데 당연히 최상품이겠지만, 예전 못 살 때, 먹을 것이 귀하던 떄 또는 특정 기억이 담긴 그 맛이 아니었기 때문이었으리라. 

 

청와대 요리사 천상현은 명장의 타이틀을 달고 20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무려 다섯 대통령의 삼시세끼를 하루도 빠짐없이 진행했다. 때로는 고단하고 힘들기도 했지만 동시에 뿌듯하고 자랑스러웠던 시간이었다고 한다. 그랬을 것이다. 

나도 만약 같은 입장이었어도 그랬을 것 같다. 일은 힘들고, 또 긴장상태일지 모르지만 대한민국 대통령을 가까이서 모실 수 있는 것, 그것은 행운이자 특권이었을 것이다.

여기서 주로 소개되는 대통령의 식사라고 해서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그런 엄청난 음식은 아니다. 산해진미에 비싼 재료들이 많은 것 같지만, 실제로는 검증된 제철 재료를 공수해 입맛에 맞게 내놓을 뿐이라고 한다.

 

또한 대통령을 모시다보니 그 동선과 비상사태, 늘 따뜻한 식사를 대접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분명 있었을 것이고, 사람이란 갑자기 먹고 싶은 것도 있고 부부끼리 저녁에 한 잔 할 수도 있기에 늘 5분 대기조 같은 그런 생활이 조금은 힘들었다고 한다.

갑자기 음식을 찾으면 가족들이랑 에버랜드로 향하다가 돌아온 적도 있었다고 한다. 

지금은 비번을 잘 지켜주고 하겠지만, 20여년 전만 해도 그런 문화가 아니었기에 당연히 올라가서 대통령 식사를 대접했으리라. 

 

인생의 3명 스승으로 신라호텔의 요리사 두명과 아버지를 꼽는 것도 조금은 뻔한 것 같지만 나 역시 연로하신 아버지가 계신 것을 생각하며 울컥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식당에도 불쑥 가보고 그동안 청와대 행정,총무직원들과 대통령이 다니는 길을 분리했던 권위를 없애고 청와대를 사람이 사는 곳으로 변화시켰다고 한다. 탈권위의 노무현 대통령의 모습이 떠오른다. 

 

더 많은 일화를 서평에서 적고 싶지만 책을 판매하는데 오히려 도움이 안 될 것 같아 이쯤에서 마무리하고자 한다. 

 

저자 천상현은 타고난 요리 감각과 성실함으로 1998년부터 2018년 청와대를 떠날 때까지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 문재인에 이르는 다섯 대통령의 일상 식사를 책임지며 음식을 준비했다. 

긴 세월 모든 대통령을 오로지 마음을 다해 모셨던 성실함과 노력이 있기에 아직도 ‘최연소’, ‘최장수’, ‘최고의’ 청와대 요리사라는 명장 타이틀을 유지하고 있다고 한다. 

명장이 중간중간 알려주는 요리도 좋다. 명장의 레시피를 참조하여 만들어서 가족들을 꼭 먹여보리라. 

좋은 기회를 주신 쌤앤파커스에도 감사드린다.


맛집 탐방을 좋아한다. 어디 여행을 가도 맛집을 먼저 찾는 편이고, 그 지역에서 꼭 먹어야 할 음식 등을 알아보는 편이다. 미각도 나쁜편은 아니라서 내가 추천한 식당을 데이트 코스로 삼은 친구도 있었고, 가족이 올라오면 데리고 간 친구도 있었다. 나 역시 가난한 대학생 시절에는 아끼고 아껴서 가끔 맛집을 찾아다녔고, 직장인이 되고 나서는 전보다 금전적으로는 여유가 있지만 또 시간이 없어서 오히려 맛집을 많이 못 가는 것 같다. 대통령의 요리사가 해주는 그 맛은 어떨까, 문득 궁금했다. 잘 차려진 한 상으로 보기만 해도 행복할까? 매일 코스요리처럼 먹다가 뚱뚱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가 하는 음식점도 꼭 한 번 가보리라. 저자는 토목공학을 전공한 공학도였다. 전공에 흥미를 붙이지 못하고, 이 일, 저 일을 전전하다 호텔신라 중식당에서 일하게 된다. 4년 정도 지났을 무렵 유난히 중식을 좋아한 김대중 대통령시기 청와대로 들어갈 요리팀에 선정된다. 저자는 그런 김대중 대통령, 주방에 불쑥 들어와 "맛있게 잘 먹었다"고 인사를 건네던 노무현 대통령, 행사장에서 성악곡을 부른 요리사에게 술 한 잔 권한 이명박 대통령, 주방에 들어와 요리사와 함께 음식을 만든 김윤옥 요사, 노무현 대통령 퇴임 후 봉하마을로 요리사를 포함한 직원 30여 명을 초대한 권양숙여사, 임기를 채우지 못한 채 청와대를 떠나는 날, 직원들에게 일일이 감사의 인사를 건넨 박근혜 대통령, 점심은 늘 관저식당이 아닌 집무실이 위치한 여민관에서 한 문재인 대통령까지 5명의 대통령과 20년의 세월을 청와대에서 보냈다. 이 책의 장점은 대통령들의 매스컴에 잘 소개되지 않은 에피소드를 통해 대통령의 일상적인 면모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소소한 이야기로 그 시절 그 시기, 대통령은 이랬는데 나는 어땠을까 하는 추억을 떠올려보게 된다. 저자는 청와대 들어가서 한달여 만에 처음으로 양장피와 계란탕을 올렸고 말끔히 비운 그릇을 받게 된다. 그렇게 김대중 대통령과의 중식 인연이 시작됐고 불도장을 보양식으로 즐긴 김대중 대통령에게 이후 퇴임하고도 대접하게 된다. 김대중 대통령은 연세에 비해 대식가였는데, 음식의 스펙트럼은 그리 넓지 않았다고 한다. 흑산도 홍어, 세발낙지, 쏘가리 매운탕 등을 좋아했다고 한다. 나주배나 완도돌김이 예전보다 맛이 못하다는 말, 사실 어른들의 단골 어투이기는 한데 대통령에게 공수되는 식재료인데 당연히 최상품이겠지만, 예전 못 살 때, 먹을 것이 귀하던 떄 또는 특정 기억이 담긴 그 맛이 아니었기 때문이었으리라. 청와대 요리사 천상현은 명장의 타이틀을 달고 20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무려 다섯 대통령의 삼시세끼를 하루도 빠짐없이 진행했다. 때로는 고단하고 힘들기도 했지만 동시에 뿌듯하고 자랑스러웠던 시간이었다고 한다. 그랬을 것이다. 나도 만약 같은 입장이었어도 그랬을 것 같다. 일은 힘들고, 또 긴장상태일지 모르지만 대한민국 대통령을 가까이서 모실 수 있는 것, 그것은 행운이자 특권이었을 것이다. 여기서 주로 소개되는 대통령의 식사라고 해서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그런 엄청난 음식은 아니다. 산해진미에 비싼 재료들이 많은 것 같지만, 실제로는 검증된 제철 재료를 공수해 입맛에 맞게 내놓을 뿐이라고 한다. 또한 대통령을 모시다보니 그 동선과 비상사태, 늘 따뜻한 식사를 대접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분명 있었을 것이고, 사람이란 갑자기 먹고 싶은 것도 있기에 늘 5분 대기조 같은 그런 생활이 조금은 힘들었다고 한다. 갑자기 음식을 찾으면 가족들이랑 에버랜드로 향하다가 돌아온 적도 있었다고 한다. 지금은 비번을 잘 지켜주고 하겠지만, 20여년 전만 해도 그런 문화가 아니었기에 당연히 올라가서 대통령 식사를 대접했으리라. 인생의 3명 스승으로 신라호텔의 요리사 두명과 아버지를 꼽는 것도 조금은 뻔한 것 같지만 나 역시 연로하신 아버지가 계신 것을 생각하며 울컥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식당에도 불쑥 가보고 그동안 청와대 행정,총무직원들과 대통령이 다니는 길을 분리했던 권위를 없애고 청와대를 사람이 사는 곳으로 변화시켰다고 한다. 탈권위의 노무현 대통령의 모습이 떠오른다. 더 많은 일화를 서평에 적고 싶지만 책을 판매하는데 오히려 도움이 안 될 것 같아 이쯤에서 마무리하고자 한다. 명장이 중간중간 알려주는 요리도 좋다. 명장의 레시피를 참조하여 만들어서 가족들을 꼭 먹여보리라.

#대통령의요리사 #에세이추천 #청와대 #요리사의길 #도서리뷰


* 쌤앤파커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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