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전체보기

알라딘

서재
장바구니
책을 통해 오늘을 읽고, 내일을 준비한다
  • 다정한 정치를 꿈꿉니다
  • 한주원
  • 15,120원 (10%840)
  • 2023-11-07
  • : 212

입신양명, 스티브 잡스처럼 우주까지는 아니더라도, 대한민국에 왔다갔다는 흔적은 남기자.

나는 이 논제가 마흔살의 평범한 대기업 직장인으로 십수년을 아니 두 아이의 아빠로, 속 안 썩이는 평범한 착한 아들, 사위로 적게는 5년에서 길게는 40년을 살아왔으면서도 여전히 자유롭지 못하다. 그래서 사실 이 글을 쓰고 있는 월요일 새벽 역시 내일 출근이 걱정되고, 마음이 아프다. 내 인생을 여기에 박고 있는 것 같아서 말이다. 

 

나는 사실 내 사고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많은 사람들이 들으면 아~ 하는 경북 시골 촌놈이다. 물론 태어나자마자 광역시 대도시에 자랐고, 대학을 진학하며 서울로 와서 이제는 수도권에서 산 세월이 지방에서 산 세월보다 길지만, 그럼에도 사람들은 그동네 출신이라 그래요. 라고 한다. 

나는 돈 100억 할래? 안동시장 할래 하면 단 0.1초의 망설임도 없이 안동시장을 하고 싶은 사람이다. 그래서 정치는 내 입신양명의 머슬로우의 욕구 이론도 비켜가는 내 최상위 욕구요, 꿈이었다. 작금의 정치 세태를 보면 더욱 그렇다.

예로부터 우리나라는 명예를 가지면 부를 멀리하고, 특히 자식한테 그것을 대물림 하지 않으려고 마음먹으면 아름다운 정치를 할 수 있고, 내 이름을 청사에 남길 수 있지만 지금은 그런 정치인이 한 명도 안 보이는 것 같다. 

 

저자 한주원은 정치 분야에서 일하길 갈망했던 정치외교학 전공에 국회의원 보좌진으로 근무했다. 국회의원실, 상임위원장실, 주요 대표실을 두루 경험하며 시시각각 달라지는 정치적 지형을 목도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희망은 정치에 있다고 믿고 있다고 한다. 


 

세상에 바꾸고 싶은 게 많았던 저자가 꿈을 이루기 위해, 생계를 위해 직업으로 정치를 선택해서 어느덧 삼년을 지내왔다고 한다. 국회는 생각보다는 역동적이었고, 정체되었으며, 복잡했고, 좋은 일이 많았다. 애매모호한 마음은 매번 모양을 바꿔가며 속에 들어앉았다고 한다.

때론 기쁨, 때론 슬픔, 때론 분노, 때론 만족. 처음이라 너무 서툴렀지만, 그래서 빛났던 순간들도 있었다. 국회에서 사계절을 보내며 그 아름다움에 빠지기도 했다. 

 

하루종일 연락 한 번 없고, 화장실도 안 갔냐는 여자친구와의 다툼, 하지만 실제 일과 관련된 전화를 하느라 화장실도 한 번 못갔다고 한다.

사실 선생님이든, 또는 나처럼 기업에서 인사를 하는 사람이든 저자의 말처럼 퇴사하면 하고 싶은 것이 휴대폰 바꾸기와 카카오톡 탈퇴하기라는데 덕지덕지 붙은 카카오톡 추천친구와 얼굴 모를 사람들의 번호를 털어내고 싶다고 한다.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내 사람들만 챙기면서 사는 것은 사실 재벌 회장님이라도 하기 힘들때가 많다. 

우리 사회는 그렇다. 

 

글쓰기를 좋아해서 여러 글(메시지)을 썼던 것은 나도 그랬다. 나 역시 내가 모시는 상위 임원의 글을 대신 쓴 적이 많아서 충분히 이해가 갔다. 

 

요즘 정치판엔 세 가지가 실종되어 있다. 철학, 정도 그리고 사람. 철학이 있는 정치가가 없다. 정치를 하고 싶은 사람만 있지, 정치로 무엇을 하려는 사람이 없다. 정치를 기술로 한다. 아무리 선거가 중하다고는 하지만, 목적을 상실한 수단이 그 자체만으로 의미를 지닐 수는 없다.

정도가 없다. 지켜야 할 선이 없다.  매우 공감했다. 

모두가 알지만 고칠 수 없는 현실이 또한 슬프다. 비단 정치판 뿐이랴! 한국의 모든 사회 시스템이 그런 것 같아 슬프다. 

 

사실 나는 정치를 좋아해서 대학생 정책 자문단 활동도 해봤다. 그래서 국회도 꽤 가봤다. 지금은 약간 이상한 정치인의 대명사처럼 된 사건사고에 많이 올라온 3선 이상의 꽤 중량감 있는 의원실의 정책자문단으로 활동하며, TV에서 보는 유명 정치인을 꽤 많이 봤다. 

국회의원 상임위원회 의원석에도 앉아봤다.  

거기서 같이 활동했던 얼굴만 아는 사람은 나중에 보좌관도 됐다. 그때는 부러웠다. 하고 싶었던 일을 하는구나. 하지만 몇 년 전 안 좋은 사건으로 언론에 보도가 됐다. 

평범한 길을 가는 내가 다행스러웠던 하루였다. 

 

저자는 직접 현장에서 정치 밥을 먹으면서 일해온 보좌진의 경험을 살려 국회의원을 비롯해 국회 안에 있는 대부분의 구성원들이 얼마나 열심히 일하는지 말하고 있다. 물론 그런 곳이 국회뿐이랴. 첫째로 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의 기업은 매년 위기와 싸우면서 많은 업무를 해야하고, 또 한편으로는 한국사회 특유의 하지 않아도 될 문서작업을 수도 없이 하느라, 또 '알아서 기는'문화로 인해 윗사람 의전에 바쁘다.  

공무원, 은행, 하다못해 모든 대한민국의 일터는 바쁘고 전쟁터 같다. 더군다나 요즘은 사람들도 날이 서 있는 사람이 많다. 경제 수준은 그래도 꾸준히 발전하는 것 같은데, 왜 사람들 삶은 날이 갈 수록 팍팍해지는 걸까? 

국회라고 해서 TV에서 보는 것 처럼 늘상 싸우기만 하는 것도 아니고, 때로는 상대당 의원이 의외의 모습을 보이기도 해 깜짝 놀랄 때도 있다고 한다.

또 정말 필요한, 빨리 통과되어야 할 법안이 왜 그렇게 늘 늦게 제정될 수밖에 없고, 정치인들의 메시지가 왜 그렇게 심심하게 또는 공격 받지 않게 나갈 수밖에 없는지에 대해 경험자로서, 내부자로 설명하고 있다. 

 

또 한가지, 내년이면 또 총선이 다가온다. 작금의 정치 실태가 매우 불만족스럽고, 정말 지긋지긋하지만 그럼에도 우리가 정치에 관심을 가져야 할 이유는 너무나 많다. 

이런 책을 통해 정치를 조금이라도 덜 무겁게 접근하고 관심을 가지는 사람이 많았으면 좋겠다. 


 

* 폭스코너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공감하며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 댓글쓰기
  • 좋아요
  • 공유하기
  • 찜하기
로그인 l PC버전 l 전체 메뉴 l 나의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