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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아빠
아기자기  2024/10/20 11:29
  • 아빠, 나의 바다
  • 이경아
  • 14,400원 (10%800)
  • 2024-10-04
  • : 2,585
어릴 적 우리 옆집 아저씨는 뱃사람이었다.
옆집에 가면 커다란 장식장 안에 소라와 배 모형, 알 수 없는 글자가 적힌 술병들, 평소에는 먹어보지 못하는 과자들이 있었다.
엄마는 아빠와 싸울 때면 으레 옆집에 가 계시곤 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아저씨가 오랜 시간 집을 비우는 선원이셔서 가능했던 것 같다.
또 기억을 더듬어 올라가 보면
옆집 아줌마는 아저씨가 오랜시간 육지에 머물 때는 엄마와 잘 놀지 못했다.

이모부도 선원이셨다.
배가 들어오는 날이면 이모는 새벽 생선 경매를 위해 캄캄한 밤에 집을 나섰다.
엄마가 가끔 도와주러 가셨는데 세아릴 수 없이 많은 생선들과 사람들의 활기차고 날랜 모습이 지금도 선명하다.

#아빠,나의바다
제1회 창비그림책상을 수상한 이경아 작가님의 책을 펼치는 순간,
아련히 남아있던 어릴 적 기억속으로 빨려들어가 '작은 나'를 만나는 즐거움을 누렸다.

부산 출신의 이경아 작가는 마도로스였던 아빠의 기억과 추억을 이 그림책에 고스란히 담아냈다.
커다란 가방 속의 빛나는 태양과 바다는 젊은 아빠의 삶, 그 자체리라.
짧게는 몇 개월, 길게는 몇 년을 아빠가 가져다 준 타지의 선물들과 아빠의 사진으로 그리움을 달래었겠지.
젊은 아빠는 학예회나 운동회도 참석하기 힘들었겠지만
작가의 '어린 나'는 아빠가 가져다 준 이야기로 그 시간들을 지나왔을 것이다.

넓게 펼쳐진 영도 앞바다의 풍광은 좁아진 마음을 펼치게 만들고
그와는 대조적으로 두 페이지 가득 곧 태양속으로 빨려들어갈 것만 같은 강렬한 붉은색은 압도적이었다.
작가의 시선을 따라가다보면 나도 모르게 '나의 아빠'를 생각나게 한다.

아빠가 비웠던 부재의 시간이 공허의 시간이 아니라
스스로가 성장하고 채워낸 시간임을
아빠와 마주한 딸의 모습으로 독자는 쉬이 알아낼 수 있다.

📚 그림책 속 배경이 나에게 익숙한 곳이라 반갑지 않을 수가 없었다.
같이 서평쓰는 율이도 너무나 반가워했다.
자기가 사는 곳이 이렇게 그림으로 펼쳐져 있으니 그 느낌이 색달랐나보다.
카페에 부려놓으니 지나가던 손님들도 펼쳐보고 가슴이 트인다며 너무나 멋진 책이라고 칭찬 일색이다.

아빠, 나의 나무🌲
나의 아빠는 나무같다.
가족들의 버팀목이 되어주는 나무.
아낌없이 주는 나무처럼 당신의 젊음을 가족에게 기껍게 내어주고
조용한 노년의 시간을 보내고 계시는 당신께 이 책을 빌어 감사함을 전한다.

#창비
#창비그림책상
#이경아
#바다그림책
#아빠그림책
#100세 그림책

같이 서평쓰는 6학년 율이 @sweet_ray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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