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가 한 마리도 죽지 않던 날"의 후속작. 옮긴이의 말을 보니 "돼지가~" 의 출간후 22년만에 출간됐다고 한다. 대공황이 시작되기 몇 년 전의 음울하고 힘든 시기이지만 서로의 온기를 나누며 정직하고 성실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우리 어르신들의 지난날의 모습과도 살짝 겹쳐진다. 든든한 나무처럼 버텨주던 아버지의 죽음 이후 13살이라는 어리디 어린 나이에 갑자기 성인의 삶을 살아낼 수 밖에 없는 로버트. 아버지와 형들이 묻혀있는 농장을 팔 수 밖에 없는 가난한 처지, 엄마와 이모까지 돌보며 공부해야 할 시기이지만 생존의 갈림길에서 선택해야하는 삶, 너무나 막막하고 비극적인 상황이지만 이웃과 자신을 이해해주는 여자친구의 배려와 지지로 희망을 잃지 않는다. 이 세상 누군가 단 한 사람만이라도 자신을 사랑해주는 사람이 있다면 결코 자살을 선택하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생각난다. 진정한 부란 무엇인가에 대해, 자연에 대해, 생명에 대해 성찰해 볼 수 있는 가슴 따뜻하고 감동적인 이야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