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팬덤'이라는 것은 특정 인물이나 작품, 팀, 브랜드 등을 좋아하고 지지하는 사람들이 모인 집단이다. 쉽게 팬클럽이라고도 이해할 수 있다. 흔히 팬덤이라고 하면 연예인이나 운동선수와 같은 사람들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만드는 것이 팬덤이라 생각하지만, 요즘은 다양한 방면으로 팬덤이 형성된다. 유명인이라고 하면 그 유명인을 따르고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 팬덤을 이룬다. 정치가들도 마찬가지다. 특정 정치가를 지지하는 팬덤이 생기는 현상을 최근의 일만은 아니다. 팬덤은 같은 대상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만들어가는 공동체와 문화라는 넓은 의미에서 정치에서도 팬덤이 생겨났다. 정치팬덤은 연예인 팬덤과는 달리 수명이 짧다고 할 수 있다. 연예인 팬덤은 오직 연예인만을 바라보며 평생을 갈 수도 있지만, 정치팬덤은 팬질을 하는 대상의 권력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권력이 사라지면 팬덤도 사라지고 팬덤이 원하는 건 권력감정이기 때문이다. 팬덤과 공생 관계인 정치군수업자의 속성은 기회주의자다. 권력 교체에 따라 변신하지 못하고 이전 권력을 계속 옹호하면 고객이 떨어져 생업을 잃게 된다. 호구지책에 초연할지라도 계속 영향력을 행사하는 진영의 주류로 남고 싶다면 빨리 팬덤을 갈아타야 한다. 진영 내 권력이 교체되는 과도기엔 상대 진영 공격에 집중하는 게 안전하다. 증오, 혐오를 부추기는 열변만 잘 토해내면 궤변일수록 팬덤이 더 열광한다.


팬덤정치는 이상한 게임이다. 팬덤정치 비판을 완전히 무시하면서 팬덤 구축에 모든 걸 거는 정치인만 재미를 보는 불공정 게임이다. 모든 정치인은 당당하게 팬덤 만들기에 나서야 하고 보좌진 구성부터 팬던 전문가 위주로 하면서 다양한 재미와 의미로 팬들을 모셔야 한다. 우리는 정치 혐오가 나쁘거나 바람직하지 않은 것처럼 이야기하지만 기성 정치인들에겐 매우 좋은 것이다. 정치 혐오 덕분에 유력한 경쟁자의 수가 크게 줄어들기 때문이다. 정치적 양극화가 극심한 한국 정치판에서 온건 중도파가 되는 것은 좋지 않다고 여겨진다. 온건 중도파를 지지하는 유권자의 수가 가장 많음에도 이들이 현실정치에선 늘 찬밥인 이유는 이념적으로 중도파에 속하는 지식인일지라도 중도를 표방했다간 춥고 배고파진다. 정치팬덤은 일반적인 정치 지지와 다른 점을 가지고 있다. 정치적 지지는 정책이나 이념이 마음에 들어서 지지한다는 의미가 강하지만, 정치 팬덤은 정치인의 정책뿐 아니라 인문 자체에 대한 애정이나 충성심, 동일시가 강하게 나타난다. 긍정적으로 보면 정치 참여를 활성화하고 시민들의 관심을 높이기도 하지만 지나치게 강해지면 비판적 사고가 약해지고, 상대 진영을 적대시하고, 정치인을 무조건적으로 옹호하는 현상이 이어진다. 현재 우리의 정치 모습도 이런 팬덤의 모습이 보인다. 정책을 지지하기보다 특정 정치인을 중심으로 형성된 열성적인 지지 공동체인 팬덤의 힘이 강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