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조국사 지눌의 생애와 사상을 앎과 삶의 간극 줄이기라는 차원에서 해석한 책이다. 저자는 순례하는 마음으로 지눌이 출가하고 수행한 유적지를 답사하고 그의 생애를 우리들의 삶에 비추어서 조명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책속의 지눌이 아니라 우리들 삶속에서 살아있는 지눌을 만나는 느낌을 받게 된다.
어렵게만 느껴졌던 그의 돈오점수 사상도 우리들의 일상적인 삶과 비교를 해서 풀었기 때문에 관념적이 아니라 실제적으로 다가왔다. 저자에 의하면 돈오, 혹은 견성, 깨달음은 자신의 실상(마음이 곧 부처이며, 망념이 공하다는 것)에 대해서 생생하게 아는 것이다. 그러나 안다고 해서 살아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아는 것과 사는 것이 하나되기 위해서는, 즉 아는대로 살아지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실천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볼 때 지눌의 돈오점수는 앎과 삶의 간극 줄이기라는 것이 저자의 시각이다.
이 책에서 인상적인 부분은 저자 역시 앎과 삶의 간극 속에서 끊임없이 고민하고 성찰한다는 점이다. 다음의 구절은 이러한 문제의식을 잘 보여준다.
"앎과 삶, 그 간극을 줄이기 위해 오늘도 난 산책을 한다."
저자에게 있어서 산책은 단순한 발걸음이 아니라, 앎과 삶의 간극을 줄이기 위한 몸부림이다. 안다는 것과 산다는 것에 대한 진지한 성찰이 담긴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