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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경님의 서재
  • 정책홍보, 공약수를 찾아라
  • 최헌수
  • 16,650원 (10%920)
  • 2026-07-03
  • : 170

♥ 인디캣 책곳간 서평단에 당첨되어 작성한 리뷰입니다.


직장 생활은 일보다 사람 때문에 지치고 힘들다. 이 책은 정책을 만드는 사람뿐 아니라, 조직과 사람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소통에 관심 있는 모든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책이다.

저자는 사람도 조직도 내 뜻대로 바뀌지 않는다는 현실을 인정할 때 비로소 관계가 단단해진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 안에서 나를 잃지 않는 법을 담고 있다. 흔들리는 일상에서 자신의 중심을 지켜 내는 것이 결국 오래가는 나를 만드는 길이다.

1. 공약수 홍보​

공약수 홍보란 다양한 정책들을 조직이 왜 존재하는가라는 본질적 가치로 엮어, 하나의 분명한 정체성을 만드는 것이다. 흩어진 정책을 하나의 목적으로 묶어 설득의 방향을 세우는 기준이 공약수다. 개별 정책들이 이 실에 꿰어질 때 비로소 점들이 하나의 일관된 선으로 진화한다.

기업 홍보가 소비자의 욕망을 자극해 지갑을 열게 하는 '이익 중심의 영역'이라면, 협회나 단체의 정책 홍보는 정체성과 공공의 가치로 대중의 신뢰를 쌓는 '공감의 영역'이다.

기업 홍보가 제품이라는 나무를 아름답게 가꾸는 일이라면 정책 홍보는 그 정책이 우리 삶과 어떻게 맞닿아 있는지 숲을 보여주는 작업이다. 숲을 보여줌으로써 나무의 존재를 이해하게 한다.


2. 오너십 홍보

오너십이란 내가 곧 조직이라는 생각으로 조직의 명예를 내 일처럼 아끼는 것이다. 홍보는 화려한 말솜씨나 글쓰기 기술이 아니다. 내 일이라는 자세인 오너십 없이는 알맹이 없는 껍데기에 불과한 게 홍보다.

오너십은 내가 주인공이 되겠다는 게 아니라 내가 끝까지 책임지겠다는 뜻이다. 오너십이 있는 홍보인은 자기가 멋져 보이는 말보다 조직이 안전해지는 말을 먼저 고른다.

요령보다 태도가, 내가 멋져 보이는 말보다 조직이 안전해지는 말을 먼저 고르는 책임감이 중요하다. 내가 내보낸 말의 결과까지 책임지겠다는 자세가 없다면 어떤 전략도 힘을 쓰지 못한다. 한 문장을 내보내기 위해 열 문장을 지우는 신중함, 그것이 주인의식의 진짜 모습이다.

3. 홍보는 소통이다

홍보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을 넘어 소통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저자가 말하는 소통이란 서로 겹치는 영역을 넓혀가는 과정이다. 알맹이 없는 감성이나 결이 거친 이성 사이에서 홍보 담당자는 양쪽 언어를 이어줘야 한다.

특히 "홍보 담당자는 박쥐"라는 표현이 인상 깊었다. 박쥐가 새도 아니고 쥐도 아니듯, 조직의 편도 언론의 편도 아닌, 내부와 외부 사이에서 어느 한쪽에 설 수 없는 사람이란 뜻이다.

그래서 홍보 담당자는 전달자가 아니라 '번역가'가 되어야 한다. 상대를 이기려 하지 않고 맥락을 존중하며 원칙을 지킬 때, 홍보의 언어는 세상을 움직이는 다리가 된다.


4. 자기 홍보

겸손은 미덕이지만 침묵은 존재를 희미하게 만든다. 자기 홍보란 '나는 어떤 사람인지' 스스로 정의하는 일이다. ‘나는 이런 원칙으로 일한다', ‘나는 이런 일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나는 이런 일에서 보람을 느낀다’와 같은 기준을 반복해서 보여줘야 내 이미지가 만들어진다.

특히 홍보는 조직의 정체성과 가치를 외부에 전달하는 일인데, 정작 홍보를 담당하는 사람이 자신이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모른다면 그 메시지에도 힘이 없다. 그래서 자기 홍보는 단순히 나를 잘 포장하기 보다 ‘나는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은가’를 스스로 알고 행동하는 과정이다.

결국 남에게 나를 어떻게 보이게 할 것인가 보다 먼저 필요한 건 내가 나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가, 나는 어떤 사람이고, 어떤 원칙으로 일하고 싶은 사람인가를 먼저 아는 것이다.


5. 30만 준 것

6장의 내용 중 "주는 사람이 생각하는 100이 받는 사람에게는 30이나 될까"라는 내용에 너무 공감했다. 내가 이렇게까지 줬는데, 하며 본전을 따지는 순간 그 마음은 사랑이 아니라 거래가 된다는 것이다.

부모와 자식, 친구, 동료 등 모든 관계에서 내가 더 줬다고 생각하는 순간 마음속에 장부가 생긴다. 이 장부는 나는 100을 줬는데, 상대는 30만 받은 셈이니 이익이 남을 수 없다. 늘 손해만 보다 보니 내 맘속엔 억울함만 남는다.

앞으로 나도 100을 주되, 상대는 30 정도만 받았다고 생각하기로 했다. 오른손이 한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는 말도, 결국 이런 보상심리로 억울해지지 않도록 스스로를 지키는 처방전이 아니었을까? 그럼 뭐든 퍼 주고 그 준 사실마저 잊는 건 어떨까?


이 책은 정책과 조직에 대한 실무서이자 관계 속에서 나를 지키는 법에 대한 책이기도 했다. 조직 안에서 자신의 중심을 지켜내는 법을 담고 있다. 결국 오래가는 나를 만드는 길은, 사람도 조직도 내 뜻대로 되지 않는다는 걸 인정하고, 나를 잃지 않는 것이다.

갈까 말까 할 때는 가라.

줄까 말까 할 때는 줘라.

살까 말까 할 때는 사지 마라.

먹을까 말까 할 때는 먹지 마라.

말할까 말까 할 때는 말하지 마라.

이 짧은 문장 속에 삶의 균형이 담겨 있다. -p.245

나를 잃지 않는다는 건, 대단한 신념을 지키는 일이 아니라 이렇게 작은 갈림길마다 스스로에게 정직한 답을 내리는 습관에서 시작되는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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