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디캣 책곳간 서평단에 당첨되어 작성한 리뷰입니다.
뉴스를 왜 알아야 할까? 전 세계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사건들은 우리 일상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아직도 계속되고 있는 러우 전쟁으로 갑자기 기름값이 비싸지더니, 택시비 기본요금부터 시작해서 이제는 지하철 요금까지 다 올랐다. 전쟁이 나기 전에 남편이 러시아 주재원 확정되어 나도 열심히 러시아어를 공부한 적이 있다. 하지만 전부 없었던 일이 됐다. 그래도 고맙단 말이 스파씨바(спасибо)인 것은 아직도 기억난다.
전편은 동아시아 뉴스 11가지가 실려 있었다. 아시아 대륙의 동쪽 끝에 위치한 지역을 동아시아라고 한다. 우리나라와 북한, 중국과 몽골과 대만 그리고 일본이다. 그래서 2편은 동남아가 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역시 나의 단순한 생각이었다. 동남아 뉴스는 그 영향력이나 중요성이 전 세계적으로 미치지 않아서 지역 뉴스로 분류된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동남아와 아프리카 뉴스까지 10개의 뉴스를 다룬다. 그래서 글로벌 편인가 보다. 먼저 핵심 이슈를 요약해서 알려주고, 각 나라의 국기를 본 딴 귀여운 캐릭터로 쉽게 이슈를 기억할 수 있게 해 준다. 비하인드 히스토리에서는 10가지 이슈의 역사적 배경을 더 깊이 있게 알려준다. 그래서 뉴스를 알아야 한다. 이 배경을 읽으니 현재 상황이 이해가 됐다.
현재 상황을 이해하니, 나도 스위스처럼 중립국의 입장을 취할 수도 있고 아니면 내가 좋아하는 나라 편이 될 수도 있음을 알았다. 우리나라가 빨강 파랑 싸움을 계속하고 있는 것도 뉴스를 보다가 내가 좋아하는 편이 생긴데 불과하다. 야구에서 LG가 이기든 롯데가 이기든 뭐 그리 속상한 일이냔 말이다. 하지만 이게 일본과의 경기가 되면? 빨강 파랑 싸움의 본질은 이런 것이었을까?
이 책을 읽으면서 동아시아 편에서 처음 배웠던 단어들도 다시 복습하는 계기가 되었다. 어? 이 단어 내가 들어 본 건데?라고 생각하면 모르는 것이라니 기축통화부터 다시 공부했다. 나는 이 책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룬 4가지 토픽에 대한 내용을 살펴보고 나머지 부분은 간략하게 언급하기로 하겠다.
1. 튀르키예 : 중립외교
러우 전쟁에서 튀르키예는 중재자 역할을 했다. 러시아와는 무역과 관광을 확대하고 경제적 협력을 하고 있고, 우크라이나에게는 주권을 지지한다면서 우크라이나에 공격용 드론 같은 무기를 공급하기도 했다. 하지만 적절한 외교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모두에게 신뢰를 얻었다.
2024년 튀르기예는 에티오피아와 소말리아의 분쟁을 중재하여 아프리카 지역까지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저자가 넌지시 말하는 튀르키예의 외교 정책은 한국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지 않은가?
2. 일본 : 아시아 판 나토
우리나라는 일본과 사이가 별로다. 일제강점기도 있었고, 독도와 위안부 문제까지 있었다. 그런데 일본이 아시아판 나토를 구상하고 있다고 한다. 호주, 인도, 필리핀 등과 안보 협력을 강화해서 중국의 군사적 부상과 북한의 위협에 대응하자는 것이다. 하지만 여기에는 일본이 단순히 미국의 동맹국에 머물지 않고 아시아에서 안보 협력을 주도하겠다는 의도가 깔려 있다.
이때 뉴스 리터러시(뉴스를 비판적으로 이해하고 평가하는 능력)가 필요해지는 것 같다. 가짜 뉴스는 물론이고, AI까지 믿을 수 없는 정보를 알려주기도 하는 정보 홍수 시대에 무엇을 믿고 어떻게 판단할 것인가? 사람도 쉽게 안 바뀌듯 나라도 그렇지 않을까? 일본은 과연 아시아판 나토를 실현할 수 있을까?
3. 중국 : 대만 무력통일
미국은 어쩌다가 중국과도 대만과도 사이가 안 좋아져서 이런 걱정을 하게 하나 모르겠다. 뉴스툰을 읽으면 이 상황이 한 번에 이해가 확 돼 버린다. 대만은 고급 반도체를 도맡아 생산하고 있는데, 중국이 무력으로 대만을 뺏어버리면 중국의 위력은 더 막강해질 것이다. 미국은 중국이 대만을 무력 침공하는 것을 어떤 식으로 막을까?
4. 중동 : 네옴시티
극동, 중동이라는 말은 유럽을 중심으로 한 표현이다. 유럽에서 먼 동쪽 나라에는 한국, 중국, 일본이 있다. 그래서 극동이라고 하고, 가까운 곳은 근동이라고 불렀다. 그 중간쯤에 있는 사우디아라비아 주변국들을 중동이라고 한다. 이란, 이라크, 이스라엘, 아랍에미리트, 쿠웨이트, 카타르 같은 나라들을 말한다.
중동 산유국들은 석유로만 먹고살 수 없다고 판단하고, 첨단 IT 기술과 친환경 에너지를 활용한 초대형 미래 도시 네옴시티를 건설한다는 것이다. 네옴(NEOM)은 새로움의 그리스어 네오(Neo)와 미래를 뜻하는 아랍어 무스타크발(Mustaqbal)의 'M'을 합쳐 만든 단어로, 새로운 미래라는 뜻이다. 왕년에 중동 경험이 많은 우리나라에게 제2의 코리안 드림 시대가 오는 건 아닐까? 1970년대부터 이어져 온 코리안 드림은 지금 진행 중이다.
5장은 왜 핵 전쟁을 막기 위해 핵을 준비해야 하는지, 6장은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 대한 배경을 읽으면서 이해하다 보면, 결국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의 갈등은 단순한 시아파와 수니파의 종교적 대립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여기에는 중동과의 이익 다툼과 미국, 러시아, 중국 등의 국제정치적 이해관계가 포함된 문제임을 알 수 있다.
요즘 나는 서평을 쓸 때 모르는 단어 뜻을 AI에게 물어본다. 왜냐하면 그 어원이나 유래까지도 검색해서 바로바로 알려주니 너무 편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도 처음 들어보는 AI들이 너무 많아서 무엇을 써야 할지 AI에게 물어야 하는 상황이다. 국제적으로는 AI에 대한 어떤 것들이 뉴스가 되고 있을까? 7장 AI의 무서운 성장에서 확인해 보자.
8장에서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끝나지 않는 분쟁에 대하여 심도 있게 알아본다. 이 두 나라는 왜 이렇게 전쟁을 끊임없이 반복하고 있는 것일까?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교에서 믿는 신은 이름만 다르고 모두 같다. 국제사회에서도 이스라엘의 점령을 불법으로 보고 지속 적으로 철수를 요구하고 있다.
9장에서는 동남아의 저출산 문제를 다룬다. 한국은 출산율이 급격히 낮아진 상황에서도 선진국 진입에 성공했다. 세계적으로 유래를 찾기 힘들 정도의 빠른 경제성장 속도와 높은 교육열 때문이었다고 한다. 불과 40여 년 만에 저소득 국가에서 고소득 국가로 도약한 데에는 첨단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덕분이다. 과연 중소득 국가로 성장한 동남아 국가들은 출산율이 지속적으로 감소해도 우리나라처럼 고소득 국가로 도약할 수 있을까?
나는 이런 여러 가지 문제를 해결해 줄 히든카드로서 아프리카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10장은 인구의 3분의 2가 30세 미만이고 60세 이상 인구 비율이 단 3%에 불과한 젊고 팔팔한 대륙 아프리카의 무한한 가능성에 대한 이야기다.
이 책을 읽고 나는 아시아판 나토를 우리나라가 주도할 수는 없을까? 하는 것과 우리나라 취업난을 중동에서 해결할 수도 있다는 것? 그러면 우리나라가 OECD 국가 중 65세 이상 노인 인구의 소득 빈곤율이 OECD 평균 3배라는 압도적인 1위에, 75세 이상의 빈곤율은 50%를 넘었다는 현실을 그대로 인정하고 노인 빈곤율 문제를 중동에서 찾는 건 어떨까? 너무 초등학생적 발상일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