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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나님의 서재
  • 모멸감
  • 김찬호
  • 15,300원 (10%850)
  • 2014-03-19
  • : 6,309

고학력 실업자를 위해 마련한 일자리가 종사자들의 자존감을 깎는 경우도 있다. 행정 문서 보관함의 서류 정리를 맡았던 나의 후배는 관청이 억지로 만든 일을 한다고 느꼈다. 돈 몇 푼 받기 위해 무의미한 일을 하루 종일 하고 있자니 자괴감이 들었다고 한다. 자원봉사 점수를 따러 곳곳에 파견되는 청소년들도 비슷한 경험을 한다. 준비가 제대로 이뤄진 것이 아니다 보니 하나 마나 한 일을 시키게 되고, 누구도 그 노고에 고마움을 느끼지 못한다. 아이들은 꿰다 놓은 보릿자루처럼 시간만 때우게 되는데, 그런 푸대접 속에서 스스로를 비하하기 쉽다.
공공일자리든 자원봉사든 참여하는 사람들이 환대받을 수 있어야 한다. 공무원들은 자신이 수립하고 운영하는 프로그램에서 참가자들이 무엇을 어떻게 느낄지 충분하게 상상해야 한다. 좋은 취지로 기획된 정책이 혜택을 주기는커녕 열등감을 심어줄 수 있다. 그렇듯 의도하지 않은 결과가 생기지 않도록 사람들의 마음을 헤아리는 감수성이 필요하다.- P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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