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목한 가정을 갖고 싶다는 가난한 청소년들의 소망은 정상가족 프레임 밖에 있었던 자신의 처지에 대한 반응이다. 이들은 정상가족을 지키지 못했어도 부모님에게 잘 해드리고 싶다는 마음을 표현한다. 이것은 그 프레임 밖에 있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경험했고, 이러한 고통 속에서도 자신을 버리지 않고 지켜준 존재에 대해 고마움을 느끼기 때문이다. 영성이 부모님께 더 잘해드리지 못해 죄송한 마음을 갖는 것도, 부모님이 힘들게 정상가족을 지켜서 주류질서로 돌아온 데 대한 감상인 셈이다. 그 마음은 아름답지만, 반대 편에서 멍들고 있을 많은 청소년들을 생각한다면 우리는 ‘정상가족’보다 다양한 가족 형태에 대해 더 얘기하고 관심을 모아야 한다.- P66